삶의 새로운 모멘텀이 된 상주 주택 ‘상상재尙商齋’

조회 2,2052024. 11. 3.
이번 호에 소개할 집은 곶감과 자전거로 유명한 경북 상주시의 서문동에 위치한 상가주택이다. 건축주 부부는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직전 빈 땅이던 이곳 부지의 사용을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상가를 건축할지 아니면 상가와 주택을 겸용한 건물을 지을지 쉽게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덜컥 코로나 사태가 시작됐다. 설상가상으로 갑작스럽게 부모님 두 분이 돌아가시면서 건축 계획은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상실감과 우울을 견디고 극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계절과 해가 바뀌면서 심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건축주 부부는 집을 짓는 데서 삶의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로 결정했다.

이형우 기자 | 자료 위드제이건축

HOUSE NOTE

DATA
위치 경북 상주시 서문동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가축사육제한구역, 상대보호구역
용도 단독주택, 제2종 근린생활시설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05.00㎡(122.7평)
건축면적 121.52㎡(36.8평)
연면적 278.23㎡(84.3평)
1층 116.76㎡(35.4평)
2층 100.63㎡(30.5평)
3층 60.84㎡(18.4평)
건폐율 30.01%
용적률 68.70%
설계기간 2023년 6월 ~ 8월
시공기간 2023년 9월 ~ 2024년 4월

설계 및 시공 위드제이건축 031-224-0704, www.withjhouse.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롱브릭 세락믹 타일
데크 - 석재타일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마이너스몰딩, SMC 천장재
내벽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 포세린타일
계단재 고무나무원목
단열재 지붕 - 경질우렌탄보드 145t
외벽 - 준불연비드법보호판 140t
도어 현관 - 성우스타케이트
중문 - 슬라이딩도어(영림)
방문 - 슬림도어(영림)
창호 독일식 시스템창호(살라만더)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기구 PET제작가구
난방기구 LPG 가스보일러
삶의 변화와 도약을 위한 새로운 결심이 서자 건축주 부부는 건물 구상 계획에 착수했다. 밤낮으로 다양한 주택 자료를 검색했고, 때론 여기저기 상가주택을 직접 찾아가 디자인과 레이아웃을 살펴보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막연했던 구상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전에 계획했던 수익형 구조의 상가는 1층에 갖추고, 나머지 공간을 ‘가족의 행복한 울타리’로 만드는 그림이 그려졌다. 하지만 집을 짓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 특히 자녀들이었다.
“우리 집은 남편과 초등학생 아이 3명이 있는 5인 가족입니다. 애들이 어릴 때는 아파트 생활이 무척 편하고 좋았지만 점차 아이들이 크면서 독립 공간을 원해 각자 방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의 라이프에 꼭 필요한 요소와 의견을 반영해 지금의 집을 짓게 됐습니다.”
사춘기 자녀 위해 층 나누기로 독립 공간 부여
건축주는 예전 아파트에서 살면서 단독주택의 테라스 공간이 너무나 갖고 싶었다고 한다. 여름에는 작은 풀장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기고, 날이 좋으면 바비큐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가족만의 테라스 공간을 꿈꿔 왔다는 것이다. 이에 처음 생각한 큰 틀을 가지고 세부적인 구도를 고민하던 중 한참 사춘기의 아이들과 독립된 공간을 위해 층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2층은 거실과 부부 안방, 주방을 배치하고 3층에 아이들 방 3개를 계획했다. 특히, ‘ㄴ’자 형태의 2층은 테라스를 중심으로 복도와 안방, 거실을 나눌 수 있게 계획했다.
“우리 가족은 주말에 야외로 캠핑을 자주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집을 지은 이후에는 테라스 공간이 아이들에게 때론 놀이공간이 되기도 하고, 우리 부부에게는 쉼을 주는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캠핑 장비를 챙겨 밖에 나가지 않아도 온 계절을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여러모로 마음에 와닿는 곳입니다.”
1층 출입문을 통해 계단을 오르면 집 안으로 들어가는 2층 현관과 마주한다.
테라스와 함께 건축주가 지금도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점은 아이들과 층을 나누어 생활하도록 계획했다는 것이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과 감정이 곪아서 서로 힘들어하고 눈에 보이면 하지 않아도 될 잔소리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것이 늘 스트레스였는데, 알고 보니 아이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집을 짓고 나서 독립 공간이 명확히 나눠지고부터는 아이들과 마찰도 많이 줄었고, 거실과 식사 시간에 함께 모여 얘기하고 웃는 행복한 시간들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집 이야기를 하며 더욱 짙어지는 건축주의 미소에서 진심으로 만족감이 느껴진다.
건축주 부부의 프라이빗한 공간인 안방. 천장과 벽, 바닥의 컬러를 화이트와 연한 베이지로 매치해 편안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편의성과 모던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 욕실
거실과 주방 공간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든 작은 화장실
2층은 테라스를 중심으로 복도와 안방, 거실이 위치해 있다. 테라스를 향해 낸 큰 창으로 유입된 빛이 복도에 밝은 분위기를 퍼뜨리고 있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가져온 시너지
사전에 많은 준비가 있다 보니 건축업체와도 잘 통했다. 집을 계획하면서 지역의 설계사무소와 상담을 했는데 전문성과 설계 능력에 아쉬움을 느끼던 차에 마침 상주에 상가주택을 지었던 위드제이건축의 블로그 사례가 눈에 들어와 인연이 닿게 됐다. 특히 건축주는 업체 대표가 직접 상주까지 찾아와 차별화된 설계를 제안한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한다.
2차 미팅 역시 상주에서 진행했는데 엇경사지붕과 더불어 가벽과 중정(안뜰) 구조를 모티브 삼아 제시한 가설계안이 건축주 부부가 생각했던 디자인 및 평면 방향과 부합해 이를 바탕으로 설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중간중간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움도 있었지만, 업체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바라던 모든 요소를 갖춘 집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겐 놀이공간이 되기도 하고, 부부에겐 쉼을 제공하는 테라스. 작은 풀장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기고, 날 좋으면 바비큐 파티를 여는 가족만의 공간이다.
계획은 오래 걸렸지만 공사는 순탄하게 진행됐다. 건축주 의견을 반영해 몇 번의 수정 및 보완을 거친 뒤 바로 공사가 시작됐다. 특히 건축업체는 실내 개방감을 위한 높은 층고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단열 및 창호에 신경을 써 건축주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켰다.
은은한 간접조명이 아늑함을 더하는 거실. 경사지붕을 이용한 높은 층고가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테라스를 중심으로 거실과 구분되는 주방은 건축주가 건축업체와 여러 번의 의견 조율을 거칠 정도로 정성을 기울인 공간이다. 깔끔한 디자인과 높은 천장고가 돋보인다.
아쉬움 줄이려면 꼼꼼한 공간 활용 계획 필요
건축주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예비 건축주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먼저, 주부로서 주방에 대한 팁을 제공했다. 집을 새로 짓게 될 때 주방은 주부에겐 빠질 수 없는 중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파트에 살았을 때 가족 인원에 비해 답답했던 조리대에 불만이 많았죠. 그래서 집을 지을 때 몇 번의 수정을 통해 보조주방 겸 다용도실 공간을 계획했습니다. 의견이 잘 반영돼 크고 쾌적한 공간에서 요리할 수 있게 돼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늘 깔끔한 주방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쉬움도 전한다. 가족들만의 집만 계획하고 한정된 공간에 손님을 배려하지 못해 거실과 주방 사이 자투리 공간에 화장실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잘 나와 다행이지만 미리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공간 확보를 더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틈 사이 작은 화장실이지만 그래도 초대한 손님들에게는 다소나마 배려된 공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쉽지만 그렇게라도 위안을 삼고 있죠.(웃음)”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계단. 계단참 위 천장에 설치한 매달린 무드등이 디자인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층은 아이들만의 독립 공간이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자녀들과의 감정소비를 줄이고자 의도한 것이다. 독립 공간이 명확해지면서 오히려 마찰이 줄고 함께 모여 얘기하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ㄴ자 형태가 뚜렷한 주택 외관
측면에서 본 주택 외관
위에서 바라본 주택 전경
건축주는 계획부터 건축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중, 건축은 계획 후 일사천리로 진행돼 1년만 소요됐다고 한다. 사전 준비 덕분이리라.
“평생 살게 될 행복한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계획하던 수많은 날들이 때론 기쁘기도 했지만 어렵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의견 충돌로 싸우기도 하고 무르고 싶던 날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들이 함께했기 때문에 지금의 만족스러운 행복한 가족의 울타리가 탄생한 것 같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롱브릭 세락믹 타일로 외벽을 마감한 주택 외관. 모던한 외관과 함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단열과 창호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 건축주의 만족도가 높은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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