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욕받이 목표”...임지연, ‘나쁜X 박연진’이 될 결심[인터뷰①]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3. 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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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절실...타고난 배우 아니기에” 눈물
“연진이 뛰어넘을 캐릭터 또 만나고파”
배우 임지연이 절실했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I넷플릭스
“어머, 나 미쳤나봐...제가 왜 이러죠?”

‘더 글로리’ 신드롬의 일등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최악의 빌런’ 박연진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박연진의 탄생에는 (연기에) 절실하고도 절실했던, 배우 임지연(32)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대단했다”는 연기 칭찬에 왈칵 눈물이 터져버린, 실제 모습은 작품 속 살벌함과는 거리가 먼 사랑스러운 그녀였다.

17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화제작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로 전 세계에 ‘연진아!’ 신드롬을 일으킨 임지연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작품이 잘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연진이가 되자마자 전 국민의 미움을 받겠다는 각오와 목표로 임했다. 그런데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어 얼떨떨하다. 연진이를 비롯해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사랑받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진심으로 행복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많은 분들이 SNS에서도, 어딜 가도 ‘연진아’라고 해주셔서 놀랍고 행복해요. 이렇게까지 ‘연진아’가 많이 회자될 줄은 몰랐어요. 동은이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말 끝마다 ‘연진아’가 많았고, 시청자는 물론 엄마도 제게 그렇게 불러요. 주변에선 진지하게 개명하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연진이가 빨리 잊혀질까봐 걱정돼요. 오래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된 파트1과 지난 10일 공개된 파트2 모두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임지연은 학창 시절 문동은(송혜교 분)에게 지옥을 선사했던 학교폭력 가해무리의 대장, 최고 빌런 박연진 역을 맡아 가히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배우 임지연이 ‘더 글로리’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음했다. 사진I넷플릭스
임지연은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했다. 처음에는 아무 감정 없는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의 느낌으로 모노톤으로 연기할까도 고민했지만 결국엔 나만 할 수 있는, 임지연만의 연진으로 만들고자 했다”면서 “어떤 레퍼런스나 유명한 작품의 빌런을 참고하거나 따라하지 않았다. 내 목소리, 표정, 어떤 습관들을 극대화시켜 캐릭터를 다 내것으로 만들자고 했다. 어떤 명분을 주지 않고, 그냥 다 ‘모르는 애’로 설정했다. 자신의 잘못도, 상대방의 아픔도, 악행이라는 것도, 다 그냥 모르는 애로 무대뽀로 밀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중요한 역할이라 그런지 내내 힘들더라. 연진이가 제대로 해야 동은이에 대한 공감이 제대로 생기고 연결될 테니 그 압박감이,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컸다. 송혜교 언니를 비롯한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잘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작품이 공개 된 뒤 ‘너 정말 일진이었지?’라는 말 정말 많이 들었다. 중, 고등학교 친구들한테 연락을 많이 받았다. 전혀 아니었는데, 나는 순수했는데”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아직도 작품을 보면 아쉬운 게 더 많이 보인다. ‘왜 저것 밖에 안나왔을까’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호평 일색, 반응이 대단한데 너무 겸손한 게 아니냐”라고 물으니, 그는 “난 항상 절실했다. 지금까지 모든 작품을 연진이처럼 연기했다. 이제야 그 진심이 닿은 것 같다”며 울컥했다.

“스스로 ‘타고난 배우가 아니니 더 노력해야 해’라고 생각해왔어요. 항상 절실했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알아주는 가족들이, 지인들이, 많은 분들께 고마워요. 저만큼, 아니 저보다 더 기뻐해주고 울어줬으니까요. 앞으로도 이 마음으로, 변하지 않고 연기하고 싶어요.”

임지연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애써 웃음 지으며 감정을 누르는 모습이 보는 이마저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는 “데뷔 때는 많이 부족했다. 준비된 것에 비해 너무 큰 관심을 받았고, 무섭고 떨렸다. 다른 작품을 통해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한 작품 한 작품 치열했고, 그렇게 쌓아가며 배워갔다. 늘 절실했다”고 고백했다.

“더 오래 연진이가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너무 빨리 잊혀지면 서운할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연진이를 뛰어넘을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도록 더 치열하게 준비할게요. 초심을 잃지 않고 한 걸음 더 성장하겠습니다. (지금의 사랑에) 그렇게 보답할게요.”(인터뷰②에 계속)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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