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에서 즐기는 지속가능한 여행
NAGANO
나가노현 중부에 자리한 도쿄 근교 최대의 여름 휴양지, 가루이자와로 향했다. 가루이자와는 도쿄에서 1시간 정도 거리로 가까우면서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도시. 존 레넌과 오노 요코가 일본에서 가장 사랑했던 휴양지이기도 하다. 19세기부터 도쿄에 머물던 외국인과 부유층이 푹푹 찌는 도심에서 벗어나 이곳에 별장을 지었다. 덕분에 지금도 왕실 소유의 별장을 비롯해 곳곳에 이국적인 별장이 들어서 있다.
해발 950~1,200m의 높은 지대에 위치한 가루이자와는 울창한 숲과 폭포가 많고, 7~8월에는 짙은 안개가 끼어 더욱 시원하다. 메이지 시대, 서양인 선교사를 통해 유명해진 만큼 당시 일본에 사는 외국인에게 인기를 얻어 서양식 호텔과 레스토랑 등도 생겨났다.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는데, 특히 구 가루이자와 긴자 거리에는 일식이나 프렌치 레스토랑, 네팔·이란 레스토랑 등 글로벌한 맛집이 즐비하다.
가루이자와에는 로컬과 지속가능성에 가치를 둔 호시노 리조트의 본거지가 있다. 오늘의 목적지 또한 이곳이다. 온천, 숙박, 쇼핑, 레스토랑, 산책을 자연 속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호시노 에리어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소박한 공간과 다르게, 100여 년간 일본 리조트의 지속가능성을 상징하는 ‘호시노 하이드로 파워 플랜트’도 놓칠 수 없었다. 독학으로 자가발전을 시도한 끝에 1929년 일본 최초로 자가용 소수력발전소를 완공했다는 3대 대표 호시노 요시마사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이서 듣고 싶었다. 휴식과 안온의 도시 가루이자와에서 100여 년간 지속가능성을 고민한 브랜드의 흔적을 좇았다.
가루이자와 호시노 에리어 하루니레 테라스
호시노야 브랜드에서 만든 야외 상점가다. 아홉 동의 건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얼기설기 들어섰다. 유가와강과 주변 느릅나무 100그루가 어우러진 경치를 그대로 살린 구조다. 테라스를 따라 있는 나무 덱은 느릅나무 뿌리를 밟지 않기 위해 설계됐고, 뿌리가 두꺼워지면 덱을 자르며 관리한다. 이곳엔 총 16개의 상업시설이 들어섰는데 모두 ‘가루이자와의 일상’이라는 테마에 맞춰 큐레이션했다.
지역의 농장 운영자가 직영하는 식재료 숍 코코펠리에선 제철 과일이나 채소로 만든 유기농 잼과 스무디가 인기다. 하베스트 나가이 팜에는 아사마산의 나가이 농장에서 당일 가져온 우유로 만든 젤라토와 유제품을 맛볼 수 있다. 가루이자와에 본거지를 둔 커피 전문점 마루야마 커피에선 하루니레 테라스에서만 마실 수 있는 스페셜 블렌딩 커피를 판매한다. 호시노야에 숙박하지 않아도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어 언제나 사람이 많지만, 북적거리지 않아 좋은 곳이다. 10월엔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110가지의 내추럴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이벤트도 열릴 예정이다.
주소 2145-5 Nagakura, Karuizawa, Kitasaku District, Nagano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호시노 리조트는 1914년, 가루이자와에서 ‘호시노 온천 료칸’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개업 당시 전기나 자금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자가발전을 연구·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의 호시노가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큐레이션을 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 100년 가까이 자체 에너지를 생산해낸 결과 지금은 리조트 전력의 30%를 수력발전으로 충당한다. 부지 내에는 골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이 역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조경과 건축을 지향해온 증거. 그 결과 호시노야 가루이자와는 ‘계곡의 마을에 머무는 것’을 콘셉트로 한 경관을 완성한다. 숲에 녹아들듯이 자리한 객실은 일본 가옥의 전통을 살려 ‘물결의 방’ ‘산길의 방’ ‘정원 골목의 방’ 3가지 타입으로 총 77실이 있다. 객실 안 천장에 설치된 통풍구로 들고 나는 바람 덕에 여름을 시원하게 나고, 겨울에는 온천관과 지열로 난방을 대신한다. 지역 식재료를 이용하는 손민식당도 호시노야 가루이자와의 헤리티지를 이어온 레스토랑이다.
주소 Hoshino, Karuizawa, Kitasaku District, Nag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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