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욕 후 가장 중요한 마무리는 바로 뽀송뽀송하게 털을 말려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집사의 작은 실수가 고양이에게 잊지 못할 '헤어스타일'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여기, 드라이기 바람에 졸지에 '패셔니스타'가 되어버린 고양이의 사연이 있습니다.
목욕을 마친 고양이의 젖은 털을 말려주던 주인.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무슨 생각에서였을까요? 주인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드라이기를 고양이의 머리 위로 향하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부드럽고 차분했던 고양이의 머리털이 마법에라도 걸린 듯 하늘을 향해 솟구치며 완벽한 '사자머리'가 탄생했습니다.
주인공이 된 고양이 자신도 이 상황이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귀는 축 내리고 동그란 눈만 더욱 커다랗게 뜬 채, '집사야, 내 머리에 무슨 짓을 한 거냐옹?'이라고 묻는 듯했습니다. 그 어처구니없고 귀여운 모습에 주인은 그만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죠.
고양이는 이따금 몸을 흔들어 엉망이 된 머리를 정리해보려 했지만, 그럴수록 털은 더욱 제멋대로 뻗쳐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주인이 미안한 마음에 머리를 다시 정리해주려 하자, 심기가 불편해졌는지 손길을 피하며 온몸으로 거부했습니다. 결국 고양이는 한동안 이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한 채 온 집안을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주인은 고양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웃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실패한 반려동물 미용 경험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예상치 못한 작은 사건들이 평범한 일상에 얼마나 큰 즐거움을 더해주는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