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억 혈세 보조받고 84억 ‘사심 충전’…전기차충전소 설치업체·임원 재판행

한기호 2026. 6. 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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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소 설치업체와 대표이사·CFO 기소돼
CFO는 시중은행장 출신…횡령에 보조금법 위반
환경公 ‘무공해차 전환 브랜드 사업’ 244억 보조
회사 대출 변제에 65억, 납세·경조사비 등 19억
본래 충전기 구입, 설치공사 용역비 사용만 가능
보조금 마구잡이 신청…국무조정실에 덜미잡혀
檢 “보조금을 눈먼 돈처럼…재정범죄 엄정대응”
전기자동차 충전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기차 충전소 설치 정부 보조금을 80억원대 사적 유용한 업체와 그 대표, 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태협)은 29일 서울 금천구 소재 전기차 충전소 설치업체 법인과 대표이사 A씨(54), 재무 담당임원(CFO) B씨(62)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B씨는 한 시중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2023년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무공해차 전환 브랜드 사업’ 명목으로 244억원 상당 보조금을 받아 84억원 가량을 임의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그해 7~9월까지 총 2번에 걸쳐 회사 대출금 65억을 갚는 데 보조금을 썼다. 또 같은해 7~11월 총 1333차례에 걸쳐 대출이자 지급, 세금·과태료·보험료 납부와 경조사비 등 지원 대상 사용처가 아닌 곳에 19억원을 지출했다.

공단의 해당 사업 보조금은 전기차 충전기 구입이나 설치공사 용역비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자기부담금)을 먼저 집행한 뒤 보조금을 지원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사는 지방자치단체의 허가 여부나 전기 인입(引入·한전 전력망에서 건축물이나 부지까지 전선을 끌어와 연결하는 작업)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충전소 설치 보조금을 마구잡이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의 수사의뢰를 받고 해당 업체 수사에 착수했으며, 반년간 66개 계좌 추적·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대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지난 16일 법원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검찰은 “보조금 사용에 대한 보조사업자의 인식과 보조금 관리의 허술함이 결합돼 보조금이 마치 눈먼 돈처럼 사용돼 결국 수십억원 국가재정 손실이 초래됐다”며 “국가재정 범죄 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국민의 혈세가 범죄로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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