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쇼퍼테인먼트 전략 "재미가 먼저, 소비는 그 다음"
"재미와 참여가 1300조 쇼퍼테인먼트 시장 핵심"
[이커머스 강자 된 틱톡②]
짧은 동영상(쇼트 폼) 콘텐츠 절대 강자인 틱톡의 다음 목표는 ‘커머스’ 시장이다. 이른 시간 안에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를 제치고 대세로 떠오른 틱톡은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틱톡이 커머스 시장을 잡기 위해 내세운 커머스 전략은 ‘쇼퍼테인먼트’다.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을 내세워 직접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대신 이용자가 재미와 유익함을 느껴 구매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전략이다.
틱톡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쇼퍼테인먼트 시장이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1조 달러(약 1320조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재미’와 ‘참여’를 앞세운 틱톡은 커머스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설윤환 틱톡 코리아 글로벌 비즈니스 솔루션 제너럴 매니저에게 쇼트 폼 콘텐츠의 미래와 틱톡의 커머스 전략을 물었다.
-틱톡이 이른 시간 안에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를 제치고 1020의 주요 플랫폼으로 떠오를 수 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전 세대보다 자기표현에 적극적이고 영상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세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에게 틱톡이 매력적인 이유는 틱톡 안에서 일반 사용자와 크리에이터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겁니다. 즉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죠. 다른 플랫폼보다 이용자들의 참여도가 높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해시태그 챌린지를 통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재생산하거나 다른 소셜 미디어로 확산하는 모습이 일상적으로 일어납니다. 다양한 쇼트 폼 영상을 보며 재미를 느끼고 더 나아가 직접 영상을 만들며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바로 틱톡의 성장 비결입니다.”
-비교적 많은 정보를 얻기 힘든 쇼트 폼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먼저 시청 측면에서 보면 짧은 길이로 누구나 부담 없이 보기 좋다는 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뉴스나 교육 등 정보성 콘텐츠도 틱톡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짧은 영상당 한두 개의 핵심적인 내용만 담아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틱톡에서 정보성 콘텐츠 대표 해시태그인 #틱톡교실 영상들의 조회 수는 무려 72억 회에 이를 정도입니다.
제작 측면에서는 만들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틱톡은 누구나 쇼트 폼 콘텐츠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편집 툴과 사운드 등을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촬영·편집·업로드 등을 영상 초보자라도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어요. 영상이나 사진을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는 ‘그린스크린’ 기능을 비롯한 여러 필터, 다른 사용자의 영상을 활용해 새로운 영상을 만드는 ‘이어찍기’, 화면을 나눠 다른 사용자와 컬래버레이션하거나 다른 사용자의 영상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듀엣’ 기능, 댓글에 영상으로 답할 수 있는 ‘동영상으로 회신’ 기능 등 사용자들이 쇼트 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도구로 영상 제작의 편의를 도와 주고 있죠.”
-쇼트 폼 콘텐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미 대세로 자리 잡은 쇼트 폼 콘텐츠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더 많은 사용자와 크리에이터가 플랫폼에 유입되고 스포츠·게임·요리·패션·교육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쇼트 폼 콘텐츠가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커머스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틱톡이 BCG와 발표한 ‘쇼퍼테인먼트’ 리포트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통해 커머스로 이어지는 커머스의 미래를 전망하는데 이미 틱톡에서 많은 브랜드들은 공식 계정을 통해 쇼트 폼 콘텐츠를 선보이며 브랜드·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더 나아가 커머스 솔루션을 통한 구매 전환까지 이뤄내고 있어요.”
-커머스 시장에서 틱톡이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첫째는 틱톡의 추천 피드를 통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들도 새로운 소비자들과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틱톡의 추천 피드는 사용자의 관심사와 누적된 앱 활동 등에 따라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추천해 주기 때문에 추천 피드에 뜨는 일반 콘텐츠뿐만 아니라 브랜드 콘텐츠에 대해서도 사용자들은 높은 참여(좋아요·댓글·공유 등)를 보입니다.
즉 틱톡 스타일에 맞는, 사용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콘텐츠라면 팔로워 수와 상관 없이 콘텐츠가 추천 피드를 통해 확산되고 바이럴될 수 있기 때문에 팔로워가 적거나 인지도가 낮은 신규 브랜드 품도 틱톡 커뮤니티에 주목받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죠.
또한 틱톡은 추천 피드를 통해 제품과 브랜드를 알게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컬렉션애즈 등 제품 라인을 보여 주거나 브랜드 웹사이트로 연결, 구매 전환을 위한 다양한 커머스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어요.”
-기업들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마케팅에 틱톡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례 하나만 소개해 주십시오.
“많은 기업들이 틱톡에서 사용자 참여를 이끌어 내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당근마켓의 ‘#당근이세요’ 캠페인 사례를 소개합니다. 당근마켓은 틱톡에서 이용자들이 중고 거래 전에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는 #당근이세요 챌린지를 진행했어요. 기존 광고 소재에 활용된 뮤지컬 음악을 틱톡의 챌린지 음원으로 만들어 재미있게 립싱크로 따라할 수 있도록 재미를 더했고 틱톡에서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한 공식 영상으로 친근감을 더했습니다. 중고 거래 시 흔히 경험하는 상황을 담은 캠페인 영상들은 틱톡 사용자들이 자신만의 ‘당근 모먼트’를 자발적으로 공유하게 만들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당근마켓의 립싱크 해시태그 챌린지가 브랜드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 ‘밈(meme)’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공식 영상에서 ‘당근이세요’라고 질문을 던지는 타이밍에 맞춰 사용자들은 틱톡에 있는 다양한 스티커 효과를 사용해 ‘망고인데요’, ‘수박인데요’ 등으로 답하는 형태의 ‘이어찍기’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고 캠페인은 예상보다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당근마켓의 사례는 틱톡에서 사용자들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문화가 어떻게 브랜드의 마케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틱톡을 사용하는 기업이나 마케터가 사용자들에게 더 긴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쇼퍼테인먼트의 핵심인 ‘엔터테인먼트 퍼스트, 커머스 세컨드(Entertainment First, Commerce Second : 재미 우선, 소비는 그다음)’를 염두에 두면 좋아요. 틱톡 커뮤니티는 브랜드 콘텐츠도 재미있다면 콘텐츠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열린 커뮤니티입니다. 따라서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 등을 내세우며 직접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대신 재미와 유익함을 느끼며 브랜드나 제품에 궁금증을 갖고 자연스럽게 구매 여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용자의 정서를 자극하는 콘텐츠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한국 브랜드는 틱톡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소비자들은 기능적 수요 외에도 정서적 수요의 충족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소비자의 정서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브랜드가 참고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전략을 소개하면 첫째, ‘스토리텔링과 교육’입니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와 유용한 정보 등 교육적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통해 흥미로운 방식으로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스토리와 정보를 전달하고 즐거움과 참여를 유도하는 재미 요소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둘째, ‘영상 콘텐츠 중심’입니다. 이른 시간 안에 관심을 사로잡는 쇼트 폼 형태의 콘텐츠와 플랫폼에서 소구되는 영상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은 브랜드의 콘텐츠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어요.
셋째, ‘구매 강요 금지’입니다. 소비자의 관심, 취미와 관련성이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되 구매를 강요하지 않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핵심입니다. 쇼퍼테인먼트를 위한 콘텐츠는 직접적인 구매 유도보다는 기대감·호기심 등 소비자의 긍정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좋습니다.
넷째는 ‘진정성’입니다. 일방적인 장점 어필보다는 사용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리뷰, 커뮤니티에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브랜드만의 감성을 공유하고 커뮤니티에 영감을 주는 진정성 있는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좋아요.
마지막으로 ‘트렌드와 추천’입니다. 틱톡 사용자들은 ‘#TikTokMadeMeBuyIt(#틱톡보고삼)’과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자신이 써 본 제품을 자발적으로 추천하고 또 구매에 영향을 받기도 해요. 이러한 커뮤니티 특성을 고려해 콘텐츠에 신뢰할 수 있는 틱톡 크리에이터 등 전문가의 의견을 포함하고 사용자들 간에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를 추천합니다.”
-커머스 시장에서 틱톡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틱톡은 15초의 쇼트 폼 영상,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해시태그 챌린지 등 동시대의 엔터테인먼트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어요. 이러한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앞세워 향후 커머스의 미래로 주목받는 쇼퍼테인먼트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틱톡을 통해 더욱 다양한 규모, 산업군의 브랜드들이 소비자와 관계를 맺고 궁극적으로 커머스 측면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관련 노력을 이어 갈 예정입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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