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을 보라.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장하는 장면인데, 선수들이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입장하고 있다. 월드컵에서도, EPL에서도, K리그에서도 이렇게 선수 입장할 때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데, 유튜브 댓글로 “축구장에 선수들 손 잡고 들어오는 아이들은 어떻게 선발되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이렇게 선수들과 손잡고 입장하는 아이들의 정식 명칭은 ‘플레이어 에스코트’ 혹은 ‘에스코트 키즈’다. 이런 플레이어 에스코트는 어떻게 뽑히는 걸까? 월드컵 같은 큰 무대의 플레이어 에스코트는 맥도날드 같은 대형 후원사가 모집한다. 올해 5월 브라질의 네이마르 선수를 포함한 브라질 선수들이 A매치로 방한했을 때는 대한축구협회의 후원사인 KT가 모집했는데,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이었다고 한다. K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에게 플레이어 에스코트를 어떻게 선발하는지 물어봤다.

김욱헌 전북 FC 홍보팀장
“팀마다 에스코트 키즈 선발 방식은 다 다른데요. 저희는 6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한 번이라도 해봤던 아이들은 이제 배제가 되고 안 했던 애들 중에서 할 수 있게 기회를 공정하게 주고 있습니다. 에스코트 키즈가 진행되고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가 나가면 한 30초면 끝나요”

구단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최소 5~6세부터 보통 13세까지 모집하고, 보통 후원사나 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는데 인기가 많아 선착순이나 추첨식으로 선발이 된다고 한다. 선착순이면 K리그 플레이어 에스코트도 30초도 안되서 마감이 된다고. 그런데 어린이만 플레이어 에스코트가 되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

김욱헌 전북 FC 홍보팀장
“이제 특별한 날이다. 그러면 그날의 취지에 맞게 꼭 어린이가 아니어도 되거든요. 어린이를 하라는 법은 없기 때문에 팀에 따라서 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면 장애우들을 선발해서 하는 경우도 있고 선수 가족들이 손을 잡고 나오는 부모님이 됐든, 아이가 됐든, 조카가 됐든 손을 잡고 나오는 경우도 이런 식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85년간 팬으로 팀을 지지한 102세, 98세 자매 할머니를 플레이어 에스코트로 모신 적도 있고, 네덜란드의 AFC 아약스는 어머니의 날을 맞이해 선수들의 어머니를 초청한 적이 있다. 상파울루 FC에서는 유기견 입양을 장려하기 위해 유기견과 함께 입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플레이어 에스코트가 확산된 건 어린이 인권 향상 등의 일차적 효과 외에도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인데, ①어린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어 해당 스포츠의 선수가 되는 꿈을 키우거나, 팬으로 남게 하는 등 미래 스포츠 시장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고, ②선수들도 자신을 좋아하는 플레이어 에스코트를 보며 경기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③한일전처럼 라이벌 매치 경기에서는 관중의 분위기가 과열되어 선수에게 물병 등을 투척하거나 욕설하는 관중이 있을 수 있는데, 플레이어 에스코트와 함께 입장하면 과열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애들이 보고 있는데…’라는 어른의 마음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럼 언제부터 플레이어 에스코트가 생긴 걸까? 이 친구들이 선수들의 손을 잡기 시작한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부터다. 2001년 넬슨 만델라가 아동인권을 위해 전 세계적 관심을 촉구하는 Say yes for children 캠페인을 했고, 당시 캐롤 벨라미 유니세프 총재와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도 이 운동의 일환으로 에스코트 키즈 제도를 도입했다.

유니세프 홍보팀
“2001년에 그 당시에 피파 회장이었던 블라터 회장과 저희 벨라미 총재가 2002년 월드컵 때 어린이를 위한 캠페인을 하자라고 서명을 했습니다. 어린이 당면 문제 시급한 10가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Say yes를 하자라는 Say yes for children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Say yes for children이라는 문구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어린이들이 함께 입장하는 게 공식적으로 되었다가 저희가 알고 있는 사항입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에도 어린이 인권 제고 및 평화, 화합, 페어플레이를 상징하는 좋은 취지에 동참하고자, 올림픽이나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에서도 플레이어 에스코트 제도를 이어나갔고, EPL 분데스리가 K리그 등 각 나라 리그에도 퍼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이런 훈훈한 이야기도 있는 반면, 플레이어 에스코트로 장사해 잇속을 챙긴다며 대중의 뭇매를 맞은 사례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웨스트햄 FC를 포함한 몇몇 구단에서 에스코트 키즈 모집을 패키지 상품으로 기획해 우리 돈으로 50만원~100만원에 판매해 빈축을 샀다. 혹시… 한국에도 이런 일이 있나 싶어 확인해봤는데
강한 울산 FC 홍보담당자
“저희는 따로 그런 건 없습니다. 에스코트 키즈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따로 돈을 받거나 그런 식으로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김욱헌 전북 FC 홍보팀장
“K리그 내에서는 그것을 판매하는 구단은 없는 걸로 알고 있고요. 어쨌든 팬 이벤트의 한 일환으로 어린이들한테 이제 꿈과 희망을 주는 거죠”

여러 K리그 팀에 문의해본 결과, 확인한 모든 구단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이벤트로 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 구단의 이런 점은 칭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