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우디엔’ 베트남 담은 한 그릇, 광주 외식문화 넓히다
19년 현지 경험 바탕으로 정통 베트남 음식 구현
메뉴 개발에 1년 투자…현지 맛·한국 입맛 조화
광주 최초 블루리본 3년 연속 선정 경쟁력 입증
외국인 생활 플랫폼 개발로 국내 정착 지원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베트남 전문 레스토랑 브우디엔은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넘어 베트남의 문화와 정서를 전달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3년 문을 연 브우디엔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광주를 대표하는 베트남 음식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 외식문화 확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진짜 베트남’을 담아낸 광주의 특별한 식당
브우디엔은 베트남어로 ‘우체국’을 뜻한다. 베트남의 문화와 음식, 추억을 한국으로 전달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실제 매장 운영 방향 역시 이러한 정체성을 중심으로 실현하고 있다.
브우디엔을 운영하는 김명수 대표는 베트남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젊은 시절 베트남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한 뒤 현지에서 영화·미디어 분야 업무를 수행했으며 베트남인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약 19년 동안 베트남에 거주하며 현지인들과 생활하고 문화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베트남 음식과 식문화를 접하게 됐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광주로 돌아온 김 대표는 국내 외식시장에서 아쉬운 점을 발견했다. 베트남 음식점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지만 현지의 맛과 문화를 제대로 전달하는 공간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동남아 음식점이 여러 국가의 메뉴를 혼합해 판매하는 방식이어서 정통 베트남 음식의 매력을 온전히 전달하는 식당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곧 창업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베트남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실제로 즐기는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브우디엔이 탄생했다.
특히 메뉴 개발 과정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투입됐다.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하면서도 현지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고 수차례 시제품 테스트와 레시피 개선 작업을 거쳐 현재의 메뉴 구성이 완성됐다. 베트남 음식이 향신료가 강하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실제 현지 음식은 비교적 담백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의 맛은 유지하면서도 지역 소비자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아롱사태 쌀국수, 묵찐솟띠우(오징어튀김) 등의 메뉴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음식과 공간으로 만나는 베트남
브우디엔은 음식뿐 아니라 공간 자체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매장 설계 단계부터 베트남 현지의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으며 인테리어와 소품 하나까지 직접 선정했다. 김 대표는 수차례 베트남을 오가며 현지에서 사용되는 소품과 장식품을 직접 구매해 매장 곳곳에 배치했다.
고객들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베트남 현지에 온 듯한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벽면 장식과 가구, 조명, 소품 등은 베트남 특유의 감성을 담고 있으며 일반적인 외식 공간과는 차별화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은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장 사진과 음식이 공유되면서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으며 광주를 찾는 외지 방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브우디엔은 식사 공간을 넘어 베트남 문화를 체험하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베트남 커피와 차, 디저트 등을 즐기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고객들이 늘고 있으며 음식과 공간을 함께 경험하는 새로운 외식 문화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족 외식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
브우디엔은 가족 단위 고객 비중이 높은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과거 베트남 음식은 일부 젊은층이 즐기는 이색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브우디엔은 이러한 편견을 허물고 있다. 부모와 자녀, 친구, 직장 동료 등 다양한 세대가 함께 방문해 식사를 즐기며 가족 외식과 각종 모임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고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으며 생일파티와 가족 행사, 직장 회식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도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베트남 음식이 특정 소비층만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외식 메뉴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광주는 음식에 대한 관심과 기준이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는 만큼 새로운 외식 문화를 정착시키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브우디엔은 현지의 맛과 대중성을 적절히 결합하며 꾸준히 고객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블루리본이 인정한 맛과 서비스
브우디엔의 경쟁력은 대외적인 평가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23년 문을 연 브우디엔은 이듬해 국내 대표 맛집 가이드북인 ‘블루리본 서베이 전국의 맛집 2024’에 주목할 만한 신규 맛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광주 지역 베트남 음식점 최초로 3년 연속 블루리본에 선정됐다.
블루리본 서베이는 일반 평가단과 음식 전문가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음식의 맛과 서비스, 공간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국내 대표 외식 평가 시스템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판 미쉐린 가이드’로 불릴 만큼 높은 신뢰도를 자랑한다.
브우디엔은 광주 지역 베트남 음식점 가운데 처음으로 블루리본에 이름을 올리며 음식의 완성도와 서비스 품질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특히 외식 경쟁이 치열한 광주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점은 의미가 크다.
현재 브우디엔을 찾는 고객은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비슷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지 베트남인 고객들의 방문 비중이 높다는 점은 브우디엔이 현지의 맛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외국인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
김명수 대표는 외식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외국인들의 국내 정착을 지원하는 플랫폼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아이러브 코리아(I Love Korea)’는 다문화가정과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등을 위한 생활 지원 플랫폼이다. 8개국 언어 자동 번역 기능을 기반으로 병원 이용과 행정 서비스, 법률·노무 상담 등 외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불편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올해 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제결혼 가정을 직접 꾸리고 있는 김 대표는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해 왔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병원 이용이나 행정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 관련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됐다.
김 대표는 “브우디엔은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문화가 만나고 연결되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베트남과 한국을 잇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며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수 브우디엔 대표 “전국 대표 프랜차이즈로 만들겠다”

“브우디엔의 목표는 단순히 베트남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아니라 음식과 문화를 함께 전달하는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김명수 브우디엔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어디서나 정통 베트남 음식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대표 외식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브우디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음식뿐 아니라 공간과 분위기까지 ‘진짜 베트남’을 구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사용되는 식재료의 상당수를 베트남 현지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보다 정통에 가까운 맛을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메뉴 연구와 레시피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베트남 음식은 아직도 쌀국수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실제 베트남에는 지역마다 특색 있는 음식과 다양한 식문화가 존재한다. 그런 진짜 베트남의 맛과 문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브우디엔의 맛을 책임지는 총괄 셰프는 김 대표의 아내인 레람 응옥 타오 씨다. 타오 씨는 베트남에서 쌀국수와 분짜하노이, 껌승 등 주요 베트남 음식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으며 현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통 베트남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부호 주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 대사는 광주를 방문할 때마다 수행 직원들과 함께 브우디엔을 찾고 있으며 이는 정통 베트남의 맛과 문화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브우디엔은 광주 봉선동에 직영 2호점 출점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안 개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호점 역시 본점과 동일한 콘셉트와 품질을 유지하면서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정통 베트남 음식과 문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브우디엔은 베트남어로 ‘우체국’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의 문화와 음식, 추억을 한국에 전달하는 공간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도 단순한 식당을 넘어 베트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문화 플랫폼 역할을 하는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목표는 전국 주요 도시마다 브우디엔을 선보이는 것”이라며 “어느 지역에서 방문하더라도 동일한 맛과 서비스는 물론 베트남의 문화와 정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전국 대표 베트남 외식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안태호 기자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