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전 조성된 울진 죽변 비상활주로 이전 비용을 왜 군이 떠맡나...울진군 문제 공식제기

임창희 기자 2026. 8. 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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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죽변면 일대 국도를 달리다 보면 일반적인 노선보다 도로 폭이 훨씬 넓고 길게 뻗은 구간이 보인다.

황이주 울진군수는 "죽변 비상활주로 폐쇄는 추가 원전 건설과 운영에 필수적인 사항이다"면서 "활주로를 이전하면 필연적으로 설계용역비부터 해당 사업장 도로 개설은 물론 이전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따른 대처 차원에서 생활 민원 개선 등에 민원성 예산 지원, 기존 활주로 폐기물 처리 비용 등 수백여억 원의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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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죽변면 비상활주로 군용기 이륙 현장. /울진군제공

울진군 죽변면 일대 국도를 달리다 보면 일반적인 노선보다 도로 폭이 훨씬 넓고 길게 뻗은 구간이 보인다. 중앙분리대도 일반 도로와 다른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 국도로 사용이 되고는 있지만 이 구간의 실제 기능은 비상활주로다. 유사시 군용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 만들어졌다.  

◇48년째 운영중인 비상활주로

이곳은 길이 2,800m, 폭 47.5m 규모로 1978년 조성돼, 48년째 운영되고 있다. 
건설 당시 안보논리가 우선되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이 죽변 비상활주로를 개설했다. 그러나 그동안 주민들로부터는 재산권 침해와 지역개발 제약 등으로 줄곧 민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문제는 울진 현안으로 등장했고, 주민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비상활주로 폐쇄·이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국방부 등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건설 계획이 확정된 신한울원전 3·4호기 현장과 죽변 비상활주로 간 거리가 1.1㎞ 정도로 가까워(한울원자력본부 2.6km) 전문가들로부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이전 공론화가 본격화됐다.  
국민권익위가 중재를 자임했고, 논의 끝에 2016년 비상활주로 이전 또는 폐쇄를 위한 조정 합의안이 나왔다. 이어 2022년 12월 국방부,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주민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죽변 비상활주로를 폐쇄하고 기성면 울진비행장에 대체 시설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전 방식은 기부대양여
울진군이 민원을 제기했고, 원전 추가건설로 인한 이전인 만큼 한수원과 군이 나서 비상활주로를 다른 곳에 만들어 정부에 주고 대신 죽변비상활주로를 울진군이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취임한 황이주 울진군수는 그달 30일 울진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죽변비상활주로 대체시설 조성사업 착수보고회에서 기부ㆍ양여 방식을 담은 현 조정서의 모호성과 기관별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 기부ㆍ양여 방식을 검토한 결과, 울진군이 안아야 할 부담이 매우 컸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황 군수는 “재정이 열악한 울진군이 중요 국가안보 시설 또는 에너지 전력 시설 때문에 울진군민들에게 또 한 번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조정 합의안 재검토 필요성에 불을 지폈다.

황 군수는 이날 당시 왜 이런 합의안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협상에 참여한 관계공무원들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조성될 비상활주로가 국가 안보차원의 시설임에도 이전 등과 관련한 정부 예산 지원은 거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 황 군수는 한수원의 추가 원전 건설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전이 논의된 것인데 왜 울진군이 막대한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실제 울진군과 한수원은 이미 한차례 비상활주로 예산 지원 부분을 놓고 충돌, 향후 파열음을 예고했다. 군이 한수원에 ‘죽변 비상활주로 이전 사업 관련 주민 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예산 지원’ 공문을 보내자, 한수원은 ‘조정서에는 주민 지원 및 협력 방안 마련에 대한 당사의 역할이 명시된 바 없다’며 회신, 사실상 예산 지원을 거부했다.

조정합의안에서 한수원은 활주로 이전 공사비를 담당하는 것으로만 적시돼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수원이 부담할 이전공사비도 실시설계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 토목 전문가 등에 따르면 현 조정합의안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한수원이 맡을 이전 공사비보다 울진군이 안아야 할 부대시설과 민원 관련 비용이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이주 울진군수는 “죽변 비상활주로 폐쇄는 추가 원전 건설과 운영에 필수적인 사항이다”면서 “활주로를 이전하면 필연적으로 설계용역비부터 해당 사업장 도로 개설은 물론 이전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따른 대처 차원에서 생활 민원 개선 등에 민원성 예산 지원, 기존 활주로 폐기물 처리 비용 등 수백여억 원의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모두 울진군이 떠안는 합의안이 마련된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의안 작성 당시 이런 부분들을 살펴야 했었는데 안타깝다“면서 분명히 문제가 있는 만큼 정부 및 한수원과 재논의에 나설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임창희·박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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