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매년 받았다는 생일 선물의 정체…모두가 울었다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1987년~2014년 생일 선물
임직원 기부내역 봉투 전달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에 세계 각국의 희귀질환 연구자·전문가들이 모여 제13회 ‘국제 미진단 질환 네트워크(Undiagnosed Diseases Network International, UDNI)’ 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선행이 조명되고 있다.
당초 UDNI는 희귀질환 전문가들의 연구 교류를 위해 2014년 창립된 국제 협력 네트워크로, 한국에서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정확한 질환명조차 없는 ‘미진단 희귀질환’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UDNI는 더없이 귀중한 자리로 꼽힌다.
이는 질환의 진단법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환자 사례를 모으는 게 중요한데, 말 그대로 ‘희귀한’ 이들 질환 특성상 한 국가 내에서만 사례를 찾아서는 연구에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컨퍼런스에 참석한 해외 연구자들 역시 한목소리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퍼런스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중, 의외의 이름이 희귀질환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는 미국 예일대 몬콜 렉 교수가 “2021년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유족이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에 써달라며 기부한 3,000억 원은 한국 희귀질환 연구를 발전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실제로 전 세계를 통틀어 비교했을 때도 미진단 희귀질환 연구에 있어서는 놀라운 기부금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몬콜 렉 교수는 이에 대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돌연변이를 찾는 희귀질환 연구는 지루해 보이지만 중요한 일이다. 이런 일에 정부는 투자하기를 꺼리기 때문에 (이건희 기부금 같은) 민간 기부금이 굉장한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과거 이건희 회장의 뜻깊은 생일 선물 역시 조명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생일 선물에 대한 직접적인 지시를 내린 것이다. 그는 1991년 당시 삼성 사장단에게 “진심을 담아 불우이웃을 돕고, 그 활동 내용을 적어 나에게 생일 선물로 주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 사장단은 1987년 이건희 회장의 취임 이후 관례처럼 이 회장의 생일인 1월 9일마다 선물을 보냈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선물 대신 기부 활동을 적어 달라고 당부해 임직원들이 자발적인 기부를 늘렸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건희 회장의 당부 이후 삼성 사장단은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직전인 2014년까지 23번의 ‘축 생신(祝 生辰)’이라고 적힌 봉투를 이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사장단에게 전달받은 봉투를 열면 늘 임직원들의 이웃돕기 활동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계에 따르면 마지막이 된 2014년의 편지에는 ‘많은 임직원이 신경영 20주년 특별격려금의 10%를 기부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 이건희 회장이 선물을 받고 더욱 표정이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삼성 일가가 역대급 기부 사례를 남긴 것은 고인의 뜻을 잇겠다는 의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더불어 이건희 회장이 매년 삼성 사장단에게 기부 내역이 담긴 ‘생일 선물’을 전달받았을 때 어김없이 활짝 웃으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는 점과, 생일 선물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전언이 남겨지기도 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의 회장 자리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년 연속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부친인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공헌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은 이재용 회장은 호암재단에 2021년 4억 원을 개인 자격으로 기부했으며,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억 원을 기부하는 등 3년째 개인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호암재단에 수천만에서 수억 원가량의 현금을 기부하며 다양한 사회 공익사업을 전개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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