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의 자유·평온할 권리 지키는 현장 아이디어

[천안]천안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앞 대로는 충남에서 제일가는 집회·시위의 메카다. 충남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선거철에는 유세차량과 유권자가 구름떼처럼 몰려들고 매년 노동절에는 노동자 수천명이 도로를 메운다. 충남의 '광화문'이라 불려도 손색 없다. 인파가 몰리면 경찰은 질서와 치안에 신경이 예민해진다.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은 천안동남경찰서의 관할지다. 탄핵정국으로 접어들며 집회·시위는 예전보다 날카로워졌다. 피로도도 높다.
동남서 경찰관들은 집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최근 동남서 관할지에서 열린 집회에는 붉은 색 바리케이드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집회 구역과 통행로를 구획하는 폴리스라인이다. 색깔과 형태 때문에 경계선임이 확실히 강조된다. 이 폴리스라인은 일반 보급품이 아니다. 동남서 경비작전계 홍지영 경사가 고안해 직접 제작한 장비다. 공사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접이식 바리케이드를 개량했다.
홍 경사는 우연히 빌딩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접이식 바리케이드를 발견했다. 폴리스라인에 바리케이드를 접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홍 경사는 현재 동남서 경비계에서 근무하는 직원 중 가장 오래 있었다. 지난해 동남서 관할지에서 열린 집회는 353건으로 충남경찰청 전체 집회 중 11.9%를 차지했다. 빈번한 경비작전을 수행하며 홍 경사는 항상 효율적인 질서유지방법을 골똘해 왔다. 잦은 집회로 지친 근무자에겐 효율성이 중요했다. 홍 경장은 사비로 바리케이드를 구입해 폴리스라인으로 개조했다. '적극 행정'이다.
가로 13㎝, 높이 105㎝, 폈을 때 길이 223㎝, 무게 6.9㎏로 기존 차단봉형 폴리스라인과 크기와 무게는 비슷하다. 차단봉형 폴리스라인은 가볍고 명시성이 좋다. 하지만 신속한 설치가 어렵고 하부의 지지대(오리발) 파손 시 수선이 까다롭다. 별도의 가방에 보관해야 한다는 점도 번거롭다. 홍 경사의 폴리스라인은 한사람이 간단히 설치할 수 있고 포개어 보관하기도 편하다. 무엇보다 하부 중심이 잘 잡혀있다. 장비는 서장까지 보고돼 현장에 투입됐다. 지난해 5월 재난합동훈련부터 활용 중이다. 현장 반응은 좋다. 홍 경사는 "기동대도 편리하게 썼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홍 경사는 경찰청에서 여는 '국민안전 발명챌린지' 등에 출품할 계획이다. 그는 "집회자유의 권리, 시민의 평온할 권리 모두 소중한 것"이라며 "집회 업무 담당자로서 소중한 것을 지키며 공감받고 상호 존중하는 성숙한 집회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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