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나무 사라지는 DMZ…‘국경선 긋기’ 여념 없는 북

조지현 2026. 7. 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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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남부 국경, 즉 우리와 맞닿은 국경을 요새화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북한의 '국경화' 작업의 결과입니다.

북한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국경화' 작업을 해왔는데, 위성으로 확인했을 때 국경화 작업의 기초 단계인 불모지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 걸로 보입니다.

지난해 우리 군이 국경화 작업 중인 북한군에 경고 사격을 한 것도 이 '선'이 달라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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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남부 국경, 즉 우리와 맞닿은 국경을 요새화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국경화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그러면 이 국경화 작업은 어디서 얼마나 진행됐는지 KBS가 위성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북측 불모지화 마무리… 군사분계선 코앞까지 내려와 국경선 작업

위성으로 보면 북측 비무장지대에 새로 생긴 길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한 개성 인근의 북측 비무장 지대. 지난해 7월 촬영한 위성 사진과 올해 6월 촬영한 위성사진을 비교해 보면 군사분계선을 따라 길이 생긴 게 확인됩니다.

이런 길들은 군사분계선 전 구간에서 확인됩니다. KBS가 위성을 통해 파악한 것만 직선거리로 100km가 넘습니다.

북한의 '국경화' 작업의 결과입니다. 시야 확보를 위해 수목을 제거해 불모지를 만들고 일부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전술도로도 만든 거로 추정됩니다.


이런 국경선 작업은 대부분 군사분계선에 바짝 붙어 이뤄진 것이 위성으로 확인됩니다. 일부 구간의 경우 위성지도 상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내려온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북한이 긋고 있는 국경'선'은 문제없나

북한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국경화' 작업을 해왔는데, 위성으로 확인했을 때 국경화 작업의 기초 단계인 불모지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 걸로 보입니다. 북한은 올해도 철책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과 전술도로 건설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남과 북 사이는 일반적인 나라 사이의 국경과는 다르게 관리돼 왔습니다. 군사분계선, MDL을 기준으로 남북 양쪽 2km씩 비무장 완충 지대를 뒀는데, 북한은 일반적인 국경처럼 선을 그어서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그런데 이 '선'이 문제입니다.

북한이 긋고 있는 선은 군사분계선, MDL을 기준으로 합니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에는 1292개의 팻말을 세워 군사분계선을 표시했지만 이후 이 팻말들은 대부분 유실되고 2백여 개만 남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남과 북, 유엔사가 판단하는 군사분계선이 서로 다른 상황입니다.

지난해 우리 군이 국경화 작업 중인 북한군에 경고 사격을 한 것도 이 '선'이 달라서였습니다. 남과 북이 판단하는 군사분계선이 다르다 보니 우리 입장에서는 작업 중인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우리 국방부는 남과 북의 군사분계선 인식에 차이가 있다며 지난해 군사 회담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선'에 대한 합의 없이 북한은 일방적으로 국경선을 긋고 있는 셈입니다.

■ 군사분계선까지 내려온 전술도로…우리 대응은?

북한은 병력과 군사 장비를 쉽게 이동시킬 수 있는 전술도로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 바로 위 북한강 상류입니다. 지난해까지 없었던 도로가 새로 생기더니, 두 달 전부터는 교량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도로의 폭도, 차량 통행이 가능한 10미터가량 됩니다.

지난 2024년 북한은 '국경 요새화'에 들어간다고 발표하면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전술도로가 군사분계선까지 내려오면서 우리 군의 경계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한탄강 인근의 최전방 위성 사진을 보면 지난해 10월에는 없던 전술도로가 새로 생긴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전술도로가 군사분계선과 300미터가량 떨어져 있어 북한 병력이 남쪽으로 접근하려면 이동 수단에서 내려 빽빽한 숲을 도보로 통과해야 했지만, 새로 생긴 전술도로를 활용하면 차량으로 군사분계선까지 더 빠른 속도로 접근할 수 있는 겁니다.

강대식 의원실에 따르면 북한군이 철책은 90km가량, 전술도로는 70km가량 설치를 완료한 걸로 우리 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지형이 달라지는 만큼 우리 군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우리 군의 대응 매뉴얼은 남북 양측에 비무장지대가 있다는 걸 전제로 짜여 있습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50미터 이내로 접근했을 때 경고 방송을 하는 식입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경고사격은 없었지만, 경고 방송은 수차례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국경 요새화로 사실상 북측 비무장지대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국방부 대북정책기획관을 지냈던 경남대 조용근 교수는 "과거 919 군사합의를 했을 때 남북한의 감시초소(GP)가 가장 가까운 곳이 700미터였는데, 북한이 군사분계선까지 군사력이 내려온다면 감시초소 사이의 거리가 350미터까지 내려오게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거리가 가까워지는 만큼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는 겁니다.

남북의 대화마저 완전히 끊긴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선을 긋고 있는 북한. 비무장 완충지대마저 사라질 위기 속에 우리는 전쟁 없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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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현 기자 (cho200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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