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내신 5등급제에 이어 수능 출제 방식까지 변경…수험생들 “준비 방향 잡기 어려워”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2028 대입 개편을 동시에 겪고 있는 2009년생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2028학년도 수능부터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영어 지문 도입을 예고하자 연이은 교육정책 변화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수능 모의평가부터 AI로 생성한 영어 지문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제진이 영어 지문 선정과 난이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온 점을 고려해 AI를 활용해 출제 시간을 단축하고 영어 지문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한 교육부는 AI를 활용한 난이도 예측, 문항 검토 등 수능 출제 전반에 걸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11일 발표된 ‘수능의 안정적 출제 난이도를 위한 체계 개선 방안’에 담겼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이 지나치게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에서 1등급 비율이 역대 최저인 3.11%를 기록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오승걸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임했으며 교육부는 출제 및 검토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교육 현장과 학부모, 학생들 사이에서는 정책 신뢰도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내신 평가 방식 변화, 2028학년도 수능 개편 등 굵직한 제도 변화가 2009년생 학생들이 고교 과정을 밟는 시기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잇따른 제도 개편 속에서 또다시 새로운 출제 방식이 도입되자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여러 변화가 한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며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9년생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되는 첫 세대로 2025학년도 고교 진학과 함께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제도로 학생 중심 교육을 목표로 도입됐다. 다만 과목 개설 여건, 최소 성취 수준 보장, 평가 방식 등을 둘러싸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신 성적 체계도 기존 9등급 상대평가에서 5등급 체제로 개편됐다. 이에 따라 1등급 비율은 기존 4%에서 약 10% 수준으로 확대됐다. 등급 구간이 넓어지면서 내신 변별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학생부 세부 기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교육과정 변화에 맞춰 2028학년도 대입 제도 역시 개편된다. 수능에서는 국어·수학·사회·과학 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통합형 체제로 전환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체제로 개편되며 문·이과 구분 없이 동일한 시험을 치르게 된다. 수능 성적 체계 역시 5등급 체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교육 정책 변화가 이어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혼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2학년 김지민 양(18)은 “그동안 제도가 여러 차례 바뀌어도 크게 체감되지 못 했는데 이제는 수능이 가까워졌다 보니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크게 느껴진다”며 “준비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김 양의 어머니 정호연 씨(47)는 “교육 정책이 바뀔 때마다 그에 맞춰 준비해왔는데 또 변화가 예고되니 불안하다”며 “학생과 학부모가 예측 가능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시가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민감한 사안인 만큼 잦은 제도 변화가 수험생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입시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인데 정책 방향에 따라 제도가 계속 바뀌는 것 자체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이처럼 정책이 반복적으로 변경되면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을 새롭게 도입하려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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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고인혜 르데스크 기자
☞ 기사 속 Q&A
Q1. 202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영역에 무엇이 도입될 예정이며 도입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2026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3%대로 떨어지는 등 난이도 조절 실패 문제를 해결하고, 출제 시간을 단축하며 지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교육부는 AI로 생성한 영어 지문과 AI를 활용한 난이도 예측 및 문항 검토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Q2. 2009년생이 '정책 실험대'라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내신 5등급제 전환, 2028 수능 개편(통합형), AI 출제 도입 등 주요 교육 정책의 첫 적용 대상이기 때문
A.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내신 5등급제 전환, 2028 수능 개편(통합형), AI 출제 도입 등 주요 교육 정책의 첫 적용 대상이기 때문이다.
Q3. 2028학년도 수능 탐구 영역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A.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수험생이 동일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시험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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