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차체 커지고 출력↑… 신형 폭스바겐 ‘제타’
폭스바겐 준중형 세단 제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작년 11월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제타는 폭스바겐이 내세우는 ‘수입차의 대중화’ 전략의 선봉에 있는 모델이다. 가격이 3232만원부터 시작해 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에 판매 중인 전 모델 중 가장 저렴하고 타브랜드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고 꼽히는 모델이다.
제타를 시승해보니 안정적인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는데, 오토 홀드(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정지해 있는 기능)와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가 옵션에서 빠진 건 아쉬웠다. 신형 제타를 타고 서울에서 인천까지 약 100㎞를 주행했다.
제타는 1979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모델로, 현재 7세대까지 이어질 정도로 명맥이 길다. 2021년 국내에서 4794대가 팔려, 그해 폭스바겐코리아 내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신형 제타의 길이는 4740㎜, 폭은 1800㎜, 높이는 1465㎜다. 페이스리프트 전보다 차체가 40㎜ 길어졌다. 경쟁군과 비교했을 때 제타의 전장(차 길이)은 꽤 긴 편이다. 현대차 아반떼는 길이가 4710㎜, 기아 K3는 4645㎜다. 한 차급 위인 중형 세단 BMW 3시리즈는 4713㎜,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C200은 4755㎜다. 신형 제타는 키 175㎝ 성인이 2열에 앉아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신형 제타는 전면과 후면에서 디자인 변화가 꽤 보인다. 전면을 보면, 좌우 양쪽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라이트 사이를 잇는 두 줄의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새로 적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릴 하단의 범퍼 그릴은 좌우를 꽉 채울 정도로 커졌다. 후면도 하단 범퍼 가니쉬(장식)가 차폭 좌우 전체로 이어질 만큼 넓게 배치됐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전폭(차의 폭)을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일반적으로 파워트레인(동력계) 변화가 없을 때가 많은데, 신형 제타는 엔진도 바꿨다. 이전 모델은 1.4리터(ℓ) 가솔린 터보 엔진, 신형 제타는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최대 토크는 25.5㎏·m로 이전과 같은데, 최고 출력이 기존 150마력에서 160마력으로 10마력 높아졌다. 8단 자동 변속기와의 조합으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7.2초의 성능을 낸다.
신형 제타는 주행 모드에 따라 승차감이 확연히 달랐다. 노멀 모드로 놓고 주행하면 평이한 가속력으로 도로를 달린다. 추월이 필요할 때 종종 답답함이 느껴지는 평범한 준중형 세단의 모습이다. 과속방지턱이나 도로의 요철을 지날 땐 한 차급 위 세단처럼 느껴질 만큼 꽤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점은 장점이다. 동승객을 배려한 주행에도 적합해 보였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가속 페달의 반응이 한층 빨라지고, 추월 구간에서도 답답함이 별로 없다. 제원보다 출력이 좋아 보이는데, 이는 1750~4000rpm(분당회전수)의 넓은 범위에서 최대 토크가 발현되는 특성과 비교적 가벼운 공차중량(1416㎏) 덕분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연료 효율이 낮아진다. 공인 연비는 복합 14.1㎞/ℓ이지만 스포츠 모드로 오래 달리니 왕복 100㎞를 주행한 계기판의 연비는 11.3㎞/ℓ를 기록하고 있었다.
신형 제타는 풍절음을 잘 잡아내지는 못한다. 시속 80㎞를 넘으면 풍절음이 실내에 꽤 들리고, 100㎞를 넘었을 땐 음악 소리를 크게 해야 들린다.
신형 제타가 탑재하고 있는 옵션은 특이하다. 더 비싼 차에도 없는 몇몇 고가 옵션을 장착했는데, 오토 홀드나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와 같은 기본적인 옵션은 빠져 있다.
신형 제타는 전 트림에 앞좌석 통풍·열선시트가 달렸다. 7000만~8000만원대 고가 수입차도 종종 통풍 시트를 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가운 옵션이다. 또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며, 스마트폰 무선 충전도 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 기본 사양이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옵션 대부분이 들어가 있는데, 사이드미러는 전동 접이식이 아니라 차에서 내려 문을 잠그고 난 뒤 수동으로 접어야 한다.
신형 제타는 프리미엄과 프레스티지 등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프리미엄이 3232만9000원, 프레스티지가 3586만3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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