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뛰지 말라 하기 싫어 ‘필로티 2층’에 입주했더니 벌어진 일

안녕하세요. 저는 제목과는 다르게 알록달록 요란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장난감 회사 10년차 근무 중인 디자이너이자, 7살 딸, 3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8년 차 부부입니다.

남편이 이직을 하게 되면서 3개월 만에 이사할 곳과 '올 리모델링'을 하게 되는 벼락 같은 일을 맞이하게 됐어요. 올 리모델링을 결정한 후로 남편과 함께 우리가 '살고 싶은 집'은 어떤 집일까?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고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인테리어 방향을 잡기 시작했어요.

단기간에 이사부터 리모델링까지 막막했는데 '오늘의집 집들이'와 '핀터레스트'를 밤새 서치하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저와 같은 고민을 하셨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가 겪은 일들을 적어보고자 해요:)

이사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따끈따근한 온라인 집들이 재밌게 봐주세요 :)

인테리어를 하기까지

일단 Pinterest 앱에서 제가 원하는 집을 저장하고 보니 화이트&우드가 강력했어요. 해서 우드의 톤과 어느 곳에 우드를 넣을지만 정하면 되어 방향을 잡는데 수월했어요.

인테리어 사장님에게도 위 사진을 보여드리며 설명하니 자재 미팅에서 필름지과 주방 하부장 등 여러 우드 샘플을 미리 준비해주셨어요.

도면

저희 집은 15년 된 구축 아파트로 여기저기 두꺼운 몰딩들과 어두운 체리색 베이스의 집이였어요. 내가 이곳에 산다면 리모델링을 필히 해야겠구나 싶었죠. 그리고 평수에 비해 매우 좁고 숨어있는 주방이 있었어요. 허물고 싶었던 벽은 모두 내력벽이라 구조 변경도 어려웠지요. 그럼에도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

바로 필로티 2층!! 이때 마침 아이들에게 "걸어 다녀라, 뛰지 마라"이야기로 스트레스 치솟던 때였거든요. 아이들을 마음껏 뛰게 하고, 저희 부부의 정신 건강을 위해 결정하게 됐어요. 집안 곳곳 신나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이 집에 오길 참 잘했다 싶어요.


인테리어 업체 선정 기준

무엇보다 소통과 신뢰가 가장 중요했어요. 4군데 견적을 받았고 계약은 원하는 부분을 얘기했을 때 저와 대화가 제일 잘 통화는 분(물론 금액도요:)과 맺었어요. 그래야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칫 생기는 오해들도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인테리어는 처음이라 사소한 것부터 원하는 부분들을 바로 바로 얘기를 나눴고, 결정 장애로 점점 갈대가 되어가는 저를 대표님이 시원시원하게 잘 잡아주시며 점점 신뢰가 쌓였어요.

공사 막바지에는 "대표님 마음대로 해주세요!"라는 말까지 하게 되었어요 :)


조명

보이시나요? 고민을 많이 한 조명이에요. 인테리어 대표님도 너무 헷갈린다며 얘기해주셨요. 모든 방에 직부등을 없애고 2인치 확산형, 에어컨 박스 양 옆은 3인치 집중형, 조도 확보를 위해 빛이 닿지 않는 곳은 T5로 아낌없이 채워넣었어요.

직부등이 없어도 충분히 밝았고 평소에 모든 조명을 다 켜고 있는 적이 없어요. 커튼박스 T5 간접등은 꼭 하세요! 저녁에는 이 불만 켜도 분위기 있답니다.


현관 Before


현관 After

변화된 현관이에요 :) 현관은 금방 더러워지기에 청소하기 쉬운 폴리싱 타일로 선택했어요. 청소가 쉬워야 집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더라구요.

전실 공간이 넓어서 킥보드, 유모차, 웨건, 캠핑용품 등 짐이 많은 저희에게는 너무 소중한 공간이였어요.

전실 공간에 수납장을 만들었어요. 캠핑 용품이 많았기에 용품 사이즈에 맞게 수납장 제작을 원했어요.

대략적인 그림으로 대표님께 전해드렸는데 찰떡같이 알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


저희 집 포토존이에요 >_< 아이들과 등원 전에 한 컷씩 찍으며 커 가는 모습을 담아보려 해요:)

벤치장을 계획하며 차 키와 향수, 귀걸이 반지 등을 놓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어요. 아이들이 크면 각자 한 칸씩 쓰기 위해 4칸으로 요청 드렸지요:)

쓰다 보니 현관에 꽤 많은 걸 했네요. 신발장 한 통을 옷장으로 만들었어요. 밖에서 입은 외투를 이곳에 걸 예정이에요. 스타일러가 없거든요.... 겨울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중문은 막힌 느낌보다 개방감 있길 원해서 통유리로 했어요. 색상은 삼페인 색상이에요.

거실 Before

손 한 뼘 크기의 몰딩과 체리색 베이스로 올 리모델링을 실현할 수 밖에 없는 집이였어요.


거실 After

변화된 거실입니다 :) 거실만큼은 심플하고 미니멀하길 원했어요. 쉬려고 해도 정리할게 보이면 정리는 안 하면서(?) 계속 신경을 쓰고 있더라구요.

뒤돌아서면 어질러 놓는 두 아이들이 있기에 정리하기 쉽도록, 청소하기 쉽도록! 물건은 꼭 필요한 것만 놓았어요. 나의 온전한 쉼을 위해♥

아! 그리고 실링팬 고민이신 분들은 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전 집에서 살랑 살랑부는 바람에 너무 만족했는데 이 집은 천장이 낮다 하여 안했지만 했어도 됐겠다.. 하고 후회했어요.

인테리어 시작부터 600각 포세린 타일을 꼭 하고 싶었어요. 예산에 안 맞아 포기한 것들이 많은데 살면서 부분 공사는 가능하지만 바닥 공사는 힘들다 해요. 그래서 타일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줄눈 관리만 잘 해주면 10년이 지나도 새 집 같이 쓸 수 있다고 해요.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집 분위기를 좌우하여 걱정이 많았지만 내츄럴한(?) 텍스쳐의 타일을 보고 한 눈에 반해 결정했어요. 아이보리와 그레이 그 중간 어느 쯤의 색상인데 볼수록 너무 마음에 들어요.

소파는 리클라이너 소파로 다리 쭉 펴고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장난을 쳐서 평소엔 잠궈 놓지요 ^^

소파 뒤 스피커 올려둘 선반을 찾다가 도저히 마음에 드는 게 없다 했더니 남편이 만들었어요. 나무 주문 후 조립하고 방문과 같은 필름지를 사서 입혔더니 집 분위기와 딱! 맞았어요. 남편을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되었지요. (힘들어서 다시는 못 하겠대요. 만들 거 많은데 아쉬워요....)

저희는 무선 빔을 살 예정으로 선을 안 빼놓았는데요.. 안하더라도 선은 하나 빼놓을걸 그랬어요.. 빔을 알아보면서 "쓰던 빔을 다시 사용하자."가 되어 저기 벽 타고 주르륵 내려오는 선 보이시지요.? 흐린 눈으로 지내고 있어요.

한쪽 벽을 비워두는 이유이기도 해요. 이전 집부터 빔 생활을 매우 만족하여 이번에도 설치하였어요.


💡빔 설치 예정이시라면?

전기 공사시 220v 선 하나 미리 빼놔 달라고 얘기해주세요! 천장 안으로 전선이 안 보이게 설치하실 수 있을 거 예요.

저희 집은 필로티 2층으로 이 집을 택한 이유이기도 해요.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는 이야기만 안 해도 너무 행복해요. 제 미간 주름이 하나는 덜 생기는 느낌이에요.

발코니 Before

막힌 곳 없이 쭉 이어진 화단이 있는 발코니였어요.


발코니 After

모든 화단을 철거하고 거실과 같은 타일로 통일했어요. 발코니마다 바와 카페 존을 만들 예정이에요. 하나씩 꾸며가는 재미가 있을 거 같아요. 확장 대신 폴딩 도어를 선택한 이유이죠:) 이러다 욕심나서 맥시멈 라이프 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에요. 아이들 등원 후에 청소하고 이곳에 앉아 커피 마시며 한숨 고르고 일을 시작해요. 아이들이 잠들면 책도 읽고, 남편과 맥주 한 잔 하며 마주 보고 이야기 나누는 온전히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지요:)

이케아에서 보자마자 "이거다!"하고 라탄 조명과 함께 들고 왔어요:) 제가 라탄처돌ㅇ..아니 덕후예요:)

빨래 건조대는 깔끔해 보이는 빨래봉을 설치했는데 매우 만족해요.

💡빨래봉 사이즈가 고민이시라면? 사용하시는 침대 사이즈에 맞춰 주문하세요!

저흰 퀸 사이즈 매트리스 맞춰 1800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이불 빨래 후에 널면 사이즈가 딱이에요:)

주방 Before

주방은 ㄷ자에 좁고 숨어있는 주방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너무 만족해요. 금방 치우지 못해도 숨어 있기에 집이 깨끗한 느낌이에요ㅎㅎ 사실 이전에 대면형 주방을 썼었는데요. 요리보다는 물건 올려두는 용으로 너무 보기 싫었거든요. 거하게(?) 요리를 하지 않는 저에게는 지금의 주방 사이즈가 적합한 거 같아요.

주방 After

우드&화이트 주방이에요:) 머리 부여잡고 공사 마지막까지 고민 많았던 공간이었는데 고민했던 만큼 예쁜 공간이 나와주어 다행이에요. 이제 요리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어요.

주방에서 결정한 사항들.

1. 후드쪽 상부장 없애기.

2. 하부장 나무 가로 결로 셋팅할 것

3. 제 키가 170이라 하부장 높이는 90cm로! 허리 숙이지 않아 좋아요.

4. 미드웨이 타일 포세린 or 폴리싱

5. 우드 오픈장으로 포인트 주기.

키친핏 냉장고로 바꾸면 대면형 주방이 가능했지만, 아이스 커피와 하이볼을 즐겨 마시는 저에게 3년 전 구매했던 얼음냉장고는 절대 포기 못하는 가전템이에요.

저에게 유독 중요했던 나무결 방향! 나무결이 꼭! 가로로 보이길 원했어요. 주방을 더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함도 있지만 가로결이 더 예쁠 거 같았어요. 인테리어 대표님에게 몇 번이고 꼭 가로결이여야 해요! 재차 확인했어요.

마치며

장난감 회사를 오랜 기간 다니다 보니 샘플이 많아 나머지 방은 장난감으로 가득 차 있어요. 장난감 밖에 소개할게 없네요. ^^;; 기회가 되면 다음에 변화된 발코니와 함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리모델링을 시작하며 걱정이 많아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어요. 지나고 보니 모든 걸 너무 고민하고 마음 졸였나 싶더라구요. 인테리어 시작 전에 많이 공부하고 알아 보시면 도움이 되지만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진행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세상에 안되는 건 없고 우리 건강은 소중하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보시는 분들 모두 평안하시고 원하는 인테리어 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