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이 내세웠던 ‘경제협력 카드’에 균열이 생겼다.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KMS)을 앞세운 독일 진영이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준비했던 핵심 전략이 무너지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한국 컨소시엄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버 블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회사 차원의 참여 계획이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영업이익 악화 속에서 신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는 독일이 구상했던 ‘군수+자동차 산업 결합’ 전략의 핵심 축이 빠진 것을 의미한다.
독일은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캐나다 현지에 자동차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고용 창출 효과까지 제시하며 경제협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에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 등 다른 자동차 기업들도 전기차 사업 축소 기류 속에서 대규모 해외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2파전 구도 속 ‘팀코리아’의 전략적 우위

장보고-III 잠수함 / 출처 : 한화오션
현재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은 한국 컨소시엄과 독일 진영 간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졌다.
12척 규모의 이번 사업에서 캐나다 정부는 기술력뿐 아니라 산업협력, 경제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2026년 상반기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은 정부와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팀코리아 체제’로 대응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잠수함 건조 기술력과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 노하우를 결합한 기술적 경쟁력에, 정부 차원의 산업협력 패키지를 더한 전략이다.
독일이 자동차 산업 투자로 경제협력을 강조했다면, 한국은 방산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폭스바겐의 이탈이 독일 측 대형 경제협력 카드의 무게를 약화시키면서 한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TKMS가 보유한 기술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캐나다 정부가 중시하는 ‘경제파급효과’ 측면에서 독일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분명하다.
기술력과 경제성의 균형, 최종 승부처

장보고-III 잠수함 / 출처 : 한화오션
이번 사업에서 핵심은 순수 기술력과 경제협력 간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TKMS는 독일 디젤잠수함 기술로 알려진 검증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컨소시엄은 한국형 잠수함 건조 경험과 빠른 건조 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이탈로 독일의 ‘경제협력 프리미엄’이 약화되면서, 순수 기술 경쟁과 현지 생산 체계 구축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은 해외 방산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이전과 현지화 노하우를 강조하고 있다.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단순 군수 계약을 넘어 양국 간 장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독일의 경제협력 구상에 균열이 생긴 지금, 한국이 기술력과 산업협력의 조화로운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다면 60조 원 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를 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