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오랫동안 두고 먹다 보면 쌀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생긴다. 오래된 쌀, 즉 묵은쌀은 저장 중 공기와 수분, 온도 변화의 영향을 받으며 산패가 진행되기 때문에 신선한 쌀에서 나던 고소한 냄새가 사라지고 불쾌한 잡내가 생기기 쉽다.
그대로 밥을 지으면 밥맛이 떨어지고 입맛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조리 전 간단한 처리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묵은쌀을 버리기 전에 단 두 가지 재료만 사용해도 갓 도정한 쌀처럼 윤기 나는 밥으로 바꿀 수 있다. 바로 식초와 우유이다.

냄새 잡는 첫 단계는 식초를 이용한 쌀 세척이다
묵은쌀을 쓸 때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건 쌀에 밴 냄새를 없애는 작업이다. 쌀을 물에 담갔을 때 올라오는 텁텁한 냄새나 퀴퀴한 향은 밥맛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전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식초이다. 식초는 강한 탈취 효과를 가지고 있어 묵은쌀 냄새를 중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쌀을 깨끗한 물에 담고 식초를 2~3방울 떨어뜨린 후 약 10분 정도 그대로 두면 된다. 그다음 흐르는 물로 두세 번 충분히 헹궈주면 식초 향은 전혀 남지 않고 잡내는 깔끔하게 제거된다. 식초의 산성 성분은 쌀 표면의 불순물과 냄새를 분해해주며 이후 밥을 지었을 때 냄새 없는 밥맛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쌀을 불리는 과정도 신선한 밥맛을 위한 중요한 준비이다
묵은쌀은 장시간 보관되면서 수분이 증발해 쌀알이 단단해지고 탄력이 줄어든 상태이다. 그래서 밥을 지었을 때 쌀알이 푸석푸석하거나 고슬한 느낌이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밥 짓기 전 쌀을 충분히 불려 수분을 다시 채워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찬물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담가두면 쌀알 내부까지 수분이 골고루 스며들며 밥을 지었을 때 더욱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살아난다.
계절에 따라 불리는 시간을 조절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름처럼 온도가 높은 날엔 30분, 겨울처럼 물이 차가운 날엔 1시간까지 충분히 불리는 것이 이상적이다. 불린 쌀은 물을 따라내고 곧바로 밥 짓기에 사용할 수 있다.

밥물의 3분의 1을 우유로 바꾸면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
쌀을 충분히 불리고 식초로 냄새까지 제거했다면 이제는 밥을 지을 차례이다. 이때 일반적인 밥 짓기와는 다르게 밥물의 일부를 우유로 대체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정확히는 전체 물양의 3분의 1 정도를 우유로 채워 넣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밥을 짓는 데 1컵의 물이 필요하다면 물 2/3컵, 우유 1/3컵의 비율로 맞추면 된다.
우유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밥알 하나하나를 코팅해주며 식감이 훨씬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게 만들어준다. 또한 우유 특유의 은은한 단맛이 밥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 밥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우유는 일반 우유나 저지방 우유 모두 사용 가능하며 향이 부담스럽다면 무향 우유를 선택해도 괜찮다.

전기밥솥 설정도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묵은쌀로 밥을 지을 때는 단순히 재료만 바꾸는 것 외에도 조리 방법이 완성도를 좌우한다. 특히 전기밥솥을 사용할 경우, 어떤 모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기본 백미모드도 나쁘지 않지만 윤기 있는 밥을 원한다면 백미 ‘찰진 밥’ 모드를 선택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물과 우유를 넣고 취사 버튼을 누른 뒤에는 밥이 완성되더라도 바로 열지 말고 뜸들이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한다. 약 10분 정도 뚜껑을 닫은 상태로 두면 수분과 향이 쌀알 속까지 잘 스며들고 밥의 탄력이 살아난다. 뜸을 들이지 않으면 우유 특유의 풍미도 충분히 퍼지지 않아 맛이 반감될 수 있다.

남은 밥도 다시 데워도 촉촉함이 유지된다
이 방식으로 지은 밥은 처음 먹을 때뿐 아니라 남은 밥을 데워먹을 때도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묵은쌀로 지은 밥은 냉장 보관 후 다시 데우면 더욱 푸석푸석하고 맛이 없다. 그러나 우유로 지은 밥은 밥알의 수분 보유력이 높아 전자레인지나 밥솥 재가열 시에도 처음 지었을 때의 윤기와 부드러움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밥맛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팁으로, 평소 쌀을 대량으로 사두고 오래 먹는 가정이라면 꼭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맛을 얻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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