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면 남김없이 먹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그래서 과일도 껍질째 먹고, 채소도 가능한 한 손질을 적게 하려고 합니다. 영양소를 하나라도 더 챙기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식품을 통째로 먹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외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식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은행입니다. 가을이면 길거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밥이나 죽, 찜 요리에 넣어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은행에는 항산화 성분과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지만, 한 번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생은행은 독성 성분인 4'-O-메틸피리독신(MPN)을 함유하고 있어 과다 섭취할 경우 구토나 어지럼증, 심한 경우 경련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아이일수록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은행을 견과류처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많이 먹을수록 더 좋을 것이라고 믿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은 다른 견과류와 달리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는 식품입니다. 예부터 어르신들도 "좋은 음식도 적당히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조리법도 중요합니다. 은행은 생으로 먹기보다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기본입니다. 프라이팬에 볶거나 찜, 밥에 넣어 익히면 특유의 떫은맛이 줄어들고 먹기도 편해집니다. 다만 가열한다고 해서 모든 독성 성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익혔다고 안심하고 과하게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좋은 식품도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을철 시장을 둘러보면 봉지 가득 은행을 사 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한꺼번에 볶아 놓고 간식처럼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습관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은 별미로 조금씩 즐기는 것이 좋으며,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더욱 신중하게 먹이는 것이 권장됩니다.

건강한 식습관은 영양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어떤 음식은 많이 먹을수록 도움이 되지만, 어떤 음식은 적당한 양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인터넷에서 "몸에 좋다"는 이야기만 보고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식품마다 특징과 주의사항을 함께 알아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다음에 은행이 들어간 밥이나 반찬을 보게 된다면 "건강식이니까 많이 먹어야지"라는 생각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겠습니다. 몸에 좋은 음식도 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먹을 때 비로소 건강한 식사가 됩니다. 오래가는 건강은 많이 먹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적당히 먹는 습관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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