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해외 진출 흑역사 딛고 글로벌 재도전 성공할까
맘스터치가 태국, 몽골, 일본에 이어 라오스 시장에 진출한다. 맘스터치는 국내에서 지난해 1400호점을 돌파하며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해외 사업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신 역사가 있다. 새 경영진이 해외 시장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네 번째 해외 진출국으로 라오스를 점찍었다. 지난 15일 라오스 코라오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수도 비엔티안 위주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내년 중 현지 대형마트 및 쇼핑몰에 1호점을 열 계획이며, 오는 2034년까지 라오스 매장 수를 50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맘스터치는 해외 진출에서 '재수생'이다. 2015년 베트남, 2016년 대만, 2017년 미국, 2019년 싱가포르·필리핀에 각각 법인을 설립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모두 철수하며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맘스터치가 해외에서 안착하지 못했던 것은 충분한 시장분석과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맘스터치는 충분한 현지분석 없이 해외에 진출해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며 "각국에 맞게 현지화하는 작업이 중요한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다 맘스터치가 사모펀드에 인수되며 해외 전략은 대폭 수정됐다.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12월 약 2000억원에 맘스터치를 사들였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원활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맘스터치 몸값 올리기 작업에 착수했다. 자회사인 슈가버블, 크레이더스, 카펨 등을 차례로 청산했고 2020년부터 버거 가격을 세 차례 인상했다. 해외 시장 재도전도 외형 확장의 일환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버거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K버거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맘스터치는 현지에서 영향력이 큰 대기업 위주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메뉴 현지화에 용이하고 초기 투자비용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2022년 진출한 태국에서는 태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RS그룹, 지난해 진출한 몽골에서는 몽골에서 유일하게 계육농장을 운영하는 푸드빌팜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진입한 라오스의 파트너사로는 '라오스의 삼성'으로 불리는 코라오그룹을 선택했다. 코라오그룹은 라오스뿐 아니라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에까지 들어가 있는 기업으로 장기적으로 맘스터치가 아시아 시장 확대를 도모할 경우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마스터프랜차이즈로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에는 현지 파트너사 역량이 90%"라며 "현지 사정에 능통하고 운영능력이 뛰어난 회사들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국에서는 치킨을 밥과 같이 먹는 특성이 있어 치밥 메뉴를 선보이거나, 핼러윈을 중요한 행사로 인식하는 일본의 특성에 맞춰 핼러윈 사이드메뉴를 출시하는 등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재도전에 나선 맘스터치의 초반 성적은 양호하다. 진출 초기인 만큼 전체 매출에서 해외 부문의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해외 실적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의 해외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58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4월 일본 도쿄에 문을 연 직영점은 오픈 두 달 만에 매출 13억원을 돌파했다. 몽골에 개점한 매장은 각 점포가 국내 점포의 매출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일본, 태국, 몽골 등 해외 시장에서 통한 맘스터치만의 차별화된 맛과 품질을 기반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라오스를 태국과 더불어 아세안 지역을 개척하는 교두보로 키워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