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상륙, 진정한 오리지널 WE300B의 부활

Western Electric 300B

오랜 진공관 역사를 가진 미국을 대표하는 웨스턴 일렉트릭(Western Electric)은 전 세계 진공관 시장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 진입하면서 WE300B 진공관과 WE91E 앰프를 소개했는데, 한국에도 드디어 상륙했다. 특히, 3극관의 황제로 불리는 WE300B의 본격적인 재생산은 진공관 마니아들에겐 특별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필자도 WE300B를 오랫동안 사용했기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잊을 수 없는데, 이번 리뷰에서 오동나무 케이스에 담긴 WE300B를 다시 만날 수 있어 추억과 함께 감흥에 빠져든 시간이었다.

웨스턴 일렉트릭이 300B 생산을 하지 않은 공백 동안 WE300B를 대체하기 위해 수많은 300B와 WE 복각 진공관까지 등장하기도 했지만, 어떤 300B 출력관들과 비교 불가능한 진공관이 바로 WE300B라고 할 수 있다. 실제 1997년에 한정 재생산했을 때에도 엄청난 인기와 이슈의 중심이 되기도 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300B 사용자들이 오리지널 WE300B의 진면목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상승되지 않았다는 점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으며, 오동나무 케이스에 담긴 WE300B는 항상 매력적이다. 특히, 미국 본토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는 만큼 리뷰를 통해 심도 있게 WE300B를 진면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오랜 노하우가 반영된 제조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7년, 본격적으로 조지아주 로스빌에 첨단 수소 환원 오븐과 자동 음극 세척 라인, 레이저 용접 시스템 등 현대식 첨단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진공관들을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모든 공정과 진공관 제조 방식은 1938년 오리지널 버전에 초점을 맞추어 제작되어, 전성기 시절의 사운드와 성능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WE만의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이 집약된 최상의 WE300B 생산력이 구축되었다.

두 번째로 WE300B만의 외관과 내부 구조 및 소재들의 중요성을 살펴보겠다. 단순해 보이지만, 진공관은 3극관의 기본 구조인 필라멘트, 캐소드, 그리드에 사용된 소재와 제조 방식, 진공 상태 등 미세한 변화에도 사운드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필라멘트는 핵심 기술인데, 캐소드 코어 재료의 경우도 1963년 시카고 웨스턴 일렉트릭 생산 단지에서 용융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수 코팅 처리를 통해 진공관 수명 향상과 사운드 퀄러티를 동시에 높였다. 그리드와 필라멘트 공정 검사는 오차 없도록 첨단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확인한다. 그리고 필라멘트를 감싸는 지지대에는 그리드선이 있는데, 전자가 방출되어 음의 투명도와 잡음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전적인 방식을 적용하였으며, 운모판에 필라멘트 고정 방식, 용접도 전통적인 WE 스타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내부 구조와 제작 공정 하나하나는 모두 사운드에 영향을 주는 만큼 경험과 철저한 품질 관리가 중요한데, 오랜 경험을 가진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중심이 되어 고전적인 방식과 첨단 공정 및 기술을 접목하여 최고의 품질로 완성시켰다.

세 번째로 WE 오리지널 스타일과 동작 상태다. 베이스 로고와 제조번호 표기도 시대별도 달랐는데, 현재 적용된 베이스의 로고의 경우는 1930년대 사용한 로고를 반영하여 황색의 플래시 WE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글자체와 로고이기도 하다. 그리고 WE300B 동작 시 상부 마이카와 플레이트의 상단 가장자리 아래에서 파란 빛이 인상적인데, 이 빛은 플레이트 전압과 주위의 가스 분자 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진공이 잘 된 진공관일수록 짙은 파란색이 보인다.

네 번째로 완벽한 품질 보증을 강조하고 있다. 첨단 장비들을 적용한 검사 공정으로 안정적이고 균일한 제품을 완성하고 완벽한 품질 관리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진공관은 초기 히팅과 에이징이 상당히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자칫 음색과 수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WE는 공정에서 충분한 에이징 과정을 거쳐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하여 WE300B의 평균 수명은 40,000시간으로 어떤 300B보다 수명이 길게 제작되었다. 특히, 5년 개런티를 보장하고 있는데, 진공관 브랜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보증으로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을 주는 대목이다.

마지막은 역시 웨스턴 일렉트릭 명성이 돋보이는 최고의 WE300B 사운드를 맘껏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운드는 소재와 공정까지 어느 하나 민감하지 않는 부분들이 없고, 진공 상태에 따라 투명도와 주파수 대역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사운드적인 평가가 좋았던 전성기 시절의 공정이 그대로 사용되었다. 그 결과 사운드의 골격은 변함없이 유지되었고, 더욱 높은 출력과 다이내믹까지 보강했다. 동사 인티앰프인 WE91E에 장착하여 사운드를 들어보았는데, 여성 소프라노의 목소리와 피아노, 바이올린의 질감 표현력, 투명하고 매혹적인 고역 표현력은 어떤 진공관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리고 300B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복각으로 선보였지만, 역시 오리지널의 성능은 감히 흉내 낼 수는 없다.

참고로, 웨스턴 일렉트릭은 앞으로 WE300B뿐만 아니고 KT88, KT150 등 다양한 진공관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미국 생산의 고품질 WE 진공관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진공관 마니아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무엇보다 WE300B는 그동안 단종과 소량 생산으로 쉽게 사용할 수 없었던 만큼 본격적인 생산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으며, 더욱 완전체의 모습으로 부활한 웨스턴 일렉트릭의 300B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들의 300B 출력관이 존재하지만 대체 불가의 천하통일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가장 아름답고 감성적인 WE300B와 사랑에 빠져볼 시간이 되었다. 글 | 장현태


수입원 로이코 (02)335-0006
가격 250만원(P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