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ON] 노래자랑으로 공무원 사기진작? 골프대회도 2년 연속 연 대구시
사기진작엔 노래자랑?
지난 10월 8일에 있었던 대구시 공무원 노래자랑 대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3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봄에는 골프대회, 10월에 공무원 경연대회를 열겠다고 했는데요. 그 행사가 10월에 열린 겁니다.
대구시 동호회 중 '대구가무'라는 동호회 주최로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10월 8일 저녁 7시에 열려 25개 팀이 참여했고, 트로트 가수의 축하 공연도 있었습니다.
안팎에서 나온 비판
홍준표 시장이 개설한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 "대구시 공무원 노래자랑 좀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이런 건 젊은 세대들 정말 싫어한다. 폐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여기에 대해 홍 시장은 "젊은 세대만을 위한 세상은 아니지요. 봄은 골프대회, 가을은 노래자랑대회를 여는 것은 공무원 사기진작책입니다."라는 답글을 남겼습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자 대구시당위원장은 노래자랑이 사기진작이라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꼰대의 전형"이라고 했습니다.
"불필요한 관행, 불투명한 업무 구조,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 문화를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행사를 열어 사기 진작하겠다는 발상은 본질을 흐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시지부는 행사 전에 시 본청 총무과 직원이 각 구·군 복지팀에 메일을 보내 행사 홍보와 참석을 독려했고, 총무과장도 각 부단체장에게 연락을 취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자진해서 참석 의사를 보인 이들이 아니면 업무 시간 외 사실상 '동원'은 요즘 직원들이 누가 좋아하냐는 겁니다.
노조가 성명서를 통해 문제로 삼고 있는 건 단순히 참석을 독려하고 동원했거나 하려고 했던 것만이 아닙니다.
행사 장소가 1,300석 규모였거든요. 대관과 음향 장치 등에 들어간 예산은 어떤 예산을, 얼마나 썼냐는 겁니다.
동호회에 주는 예산이라면 이 노래자랑을 주관한 특정 동호회에 많은 예산을 몰아준 문제가 있고, 대관하지 않고 장소를 협조받은 것이라면 그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골프대회도 2년 연속 열려
지난 5월에 열린 골프대회가 겹쳐 지나칩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골프를 좋아하죠.
2023년에는 전국적 수해인 상황에 골프를 쳤고, 이후 주말은 사생활이라고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가 당 차원의 징계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홍 시장이 이런 처음 계획을 밝혔던 2023년, 두 번째 행사가 열린 2024년도 동호회가 주관하는 형식이지만 예산을 들려서 하는 게 맞냐? 비판, 여전했지만요.
홍 시장은 "공무원 사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획기적 조치" "각자 비용을 부담하고 떳떳하게 경기에 임하는 만큼 당당하게 즐기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2023년 처음 열린 골프대회에는 대구시가 세금 1,100여만 원을 동호회 특별활동 명목으로 지원했고, 이 가운데 700만 원은 시상 명목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행사와 관련한 정보공개 신청은 '직원의 사생활'을 이유로 거부하고 그런 상황인데요.
행사가 어떤 규정으로 진행되고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밝히지 않으면서 그냥 시장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행사이다 보니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사기 진작은 필요합니다. 홍 시장 말대로 청년 공무원만을 위해서가 아니라도요. 다만, 좀 더 공감받을 사기 진작 방법이 있지 않을지 비판에도 귀 기울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신부 프리패스에 불공정 논란?
지난 10월 9일은 한글날이었고, 10일은 '임산부의 날'이었는데요. 관련해 생각해 볼 만한 뉴스가 있어서 준비해 봤습니다.
임신부 배려 갑론을박입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전 빵집 '성심당'이 '임신부 프리패스'를 도입했다가 전국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대전을 '성심광역시'라고 한다는 수식이 붙을 정도로 하나의 유명한 빵집이 그 도시의 평판, 여행 만족도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유명하다 보니 매장을 가면 긴 줄을 서기도 해야 하는데, 최근 성심당이 임신부는 대기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빵값도 5% 할인해 주고 있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배려가 느껴지는 정책이라고 생각되는데, 바라보는 시선이 다 한결같진 않았습니다.
저출생, 인구 감소가 심각한 문제인 요즘에 '좋은 본보기'이다, 배려가 돋보인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지만요.
임신부 배지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구해서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요.
임신한 게 벼슬이냐, 다른 사회적 약자 배려는 왜 없냐는 등 '불공정'으로 비판하는 시각이 제기됐습니다.
성심당 측은 결국 공식 SNS에 글을 올려서 임신부 확인을 위해서 임신부 배지가 아니라 산모 수첩이나 임신 확인증, 그리고 신분증을 지참해 달라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설치 의무 없는 직장어린이집 마련도
성심당은 상시 근로자 300명 이하로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지만, 직장어린이집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직원 비율이 60%로 높은 점을 고려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2023년 한 기업 고위관계자가 의무를 미이행해 벌금을 내는 게 더 싸다는 말을 한 사실이 알려져서 비판받기도 한 사례, 2023년 정부가 발표한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 실태조사를 보면, 의무가 있음에도 따르지 않는 기업도 8곳이나 되는 점 등을 보면 비교되는 지점은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육아기 단축 근로 등으로 모성을 보호하고, 일 가정 양립을 위한 것은 법적으로도 규정돼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단순히 임산부와 아이만을 위한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사회 전체가 활기차게 유지되기 위한 것 아닐까 싶은데요.
무엇보다 법, 제도, 정책이 있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건 인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어른은 모두 어린이였다는 말로 아동 보호를 얘기하는데요. 우리는 모두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니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도 내 어머니, 내 가족을 보는 너른 마음으로 배려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다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충분히 보완돼야 하겠지만, 국가가 해야 할 몫이 분명 더 크고요. 민간 차원의 솔선수범이 꺾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강이 이룬 쾌거
마지막 소식은 한강, 노벨 문학상입니다. 많은 분이 그랬겠지만, 정말 소식을 듣는 순간 와! 탄성이 나오더라고요.
국내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건 고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에 이어 24년 만에 두 번째입니다.
그동안 고은 시인, 황석영 소설가도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었습니다만, 국내 문학 최초입니다.
노벨 문학상으로 보면 여성 작가로는 18번째, 아시아인 여성으로는 최초입니다.
놀랍지만, 놀랍지 않은 수상 이유
한강 작가의 작품은 많이들 들으셨을 것이고, 제목도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노벨평화상에 앞서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아왔던 작가이고,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한강 작가는 등단한 뒤로 작품 활동을 하면서 2005년에는 최연소로 이상문학상을 받는 등 국내 대표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받아 왔는데요.
출간 7년 만에 영어로 번역된 '채식주의자'가 하나의 큰 계기라고 보면 됩니다.
폭력의 상징인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하는 극단적 삶을 선택한 여주인공을 그린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했습니다.
2018년에 배내옷, 눈, 백발 등 세상의 흰 것에 대한 65편의 짧은 이야기를 엮은 상당히 실험적인 소설 '흰'이 한번 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의 비극을 다룬 소년이 온다가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했고요.
2023년에는 제주 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는데요.
노벨상을 주관하는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한 이유를 생각해 보는 계기도
그동안 평화상 이후 다른 분야에서는 성과가 없었고, 이웃 일본이 과학분야 수상자를 25명을 낸 것을 보면서 우리는 왜 없나? 그런 얘기 많이 나왔습니다. 분명 쾌거이지만, 또 생각해 볼 대목이 많은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비영어권 작품이 국제적으로 공감을 끌어내려면 번역의 힘이 중요하고, 또 그만큼 한계가 있는 여건에서 이룬 쾌거입니다.
국정감사장에서 모처럼 여야 의원들이 한마음으로 환호하며 박수쳤다는 기사도 보이던데요.
작가 개인에게 정말 무한한 영광이겠습니다만, 작품 활동이 잘 이루질 수 있도록, 국내 문학 터전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살짝 말씀하셨지만 과학 분야도요. 요즘 기초과학, R&D예산 삭감 등이 불거지면서 반발도 큰데요. 과학 분야에도 화두를 던져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노벨상 시상식은 12월 10일 열린다고 하는데요. 연말에 기분 좋은 장면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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