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란 군경 무차별 공격에 시위대 수백명 시력 잃어”

김혜리 기자 2022. 11. 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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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시민들이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와 연대하는 의미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를 벌이다 군경의 강경 진압에 시력을 잃은 시민이 수백명씩 속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지난 9월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군경이 고무탄으로 무차별 공격으로 대응하면서 이란 시민 수백명이 시력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테헤란 지역 대형병원 3곳의 안과의는 최소 500명의 환자가 심각한 눈 부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집계했다. 테헤란 파라비 안과병원은 3주간 150명이 넘는 환자들을 받을 정도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북부 쿠르기스탄주 의료진들은 80명이 넘는 눈 부상 환자를 치료했다고 전했다. 그중 상당수 환자는 금속 또는 고무 파편이 눈에 박힌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치료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란 정부가 운영하는 상당수 공공의료기관에선 이란 군경이 순찰하고 있어서 시민들은 치료를 거부당하거나 수술 직후 체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테헤란의 한 안과의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며 “희망을 주고 싶었지만, 경험상 그런 부상은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사망한 뒤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의 의문사에 항의하던 시위는 당국의 강경 진압 속에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해 석 달째 계속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9월 중순 이후 시위에 나섰다가 사망한 이란 시민이 3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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