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곡소리 나네"..삼성전자 카카오 등 1120개 종목 신저가
외환시장 불안에 외국인 이탈
'빚투' 개미 매도압력 거세져
월요일 이어 징검다리 급락
연기금 저가매수 나설 채비
中·日·대만도 부진 면치 못해
MSCI 아태지수 2년만에 최저
◆ 금융시장 대혼란 ◆
주식 투자자들에게 28일은 악몽과 같은 하루였다.
장 초반에 약보합을 유지하며 반등 기회를 찾던 시장은 개장 1시간 만인 오전 10시부터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한국 증시뿐만이 아니었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같은 시간 미국 선물시장까지 동요했다. 세계 증시가 모두 공포에 휩싸일 만큼 동시에 악재가 쏟아졌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4%를 돌파했고, 달러당 원화값은 1440원이 붕괴됐다.
애플이 수요 감소로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은 경기 침체 우려를 가중시켰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소식은 지정학적 이슈를 키웠다. 동시다발로 터진 거시경제·산업·지정학적 리스크는 지난 26일 "아시아에 제2 외환위기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 이후 극도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를 무너뜨렸다. 돈을 빌려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다.
네 가지 악재가 덮친 이날 코스피는 후반에 공포가 다소 잦아들긴 했지만 결국 2.45% 떨어진 2169.29에 장을 마쳤다. 지난 23일 2300 선이 붕괴된 데 이어 불과 3거래일 만에 2200 선까지 무너져 내렸다. 코스피 2200 선이 깨진 것은 2020년 7월 이후 800여 일 만이다. 코스닥도 외국인이 1333억원을 팔아치우며 3.47% 폭락한 673.87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이번주 들어 불과 사흘 만에 120조원이 증발했다. 이날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민주를 포함해 유가증권시장 434개 종목, 코스닥시장 686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 대부분에서 증시가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는 1.50% 하락했고, 대만 자취엔지수도 2.61% 떨어졌다.
이달 들어 세계 경기 불안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해왔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이날 1.58% 하락했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일본 제외)는 1.89% 하락해 202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이달에만 12% 가까이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애플이 야기한 경기 침체 우려가 이날 코스피 급락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면서 "러시아, 유럽, 중국의 악재에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데 따라 외국인 수급 여건이 악화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월요일에 이어 수요일까지 징검다리 폭락장이 이어지자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5개 증권사의 담보 부족 계좌수는 1만5779개로, 이달 초(5336개)의 3배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 부족 계좌는 빚을 내서 산 주식 가격이 단기간 급락해 증권사가 정한 담보비율 밑으로 자산 가치가 떨어진 계좌다. 2거래일 이내에 현금을 넣지 못하면 증권사에서 강제로 주식을 청산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제의 급격한 증시 움직임처럼 시장 혼돈기에 자주 출현하는 신용, 스톡론,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물량도 낙폭이 확대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저가 매수세가 증시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전략적 자산 배분을 원칙으로 하는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은 매수에 들어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공적 연기금들은 주가지수 하락으로 전체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면 추가 매입에 들어가는 게 원칙"이라며 "주요 연기금들은 매수에 들어갈 시기를 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2100 전후가 전략적 자산 범위상 하한선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정기적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전략적 자산배분 원칙에 따라 증시에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대석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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