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먹거리 X파일] 호반그룹, 다각화 이면 2400억 부실상각

서울 서초구 호반건설 신사옥 /사진 제공=호반건설

호반그룹이 주택건설업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종합 투자그룹으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본업인 건설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한진칼 지분 평가이익과 LS 매각차익을 비롯해 레저, 전선 제조업 등에서 수익을 내며 실적을 보완했다. 하지만 외형 확장 과정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위변제와 공사미수금 등 2400억원대 부실을 털어내는 손실도 발생했다.

6000억대 평가이익과 대한전선의 도약

호반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325억원, 영업이익 13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4년 대비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49.8%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4751억원으로 오히려 78.8% 증가하며 영업이익 감소분을 만회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이익만 61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로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아울러 LS 보유 지분 매각차익 등 영업외수익이 실적 방어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회사 플랜에이치벤처스와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를 통해 결성한 신기술투자조합의 벤처 투자 성과도 힘을 보탰다.

레저 부문도 연결 현금흐름에 기여하고 있다. 종속기업인 호반호텔앤리조트(구 리솜리조트)는 지난해 1290억원의 매출과 18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호반서서울(매출 273억원, 순이익 93억원)과 인서울27골프클럽 등 골프장 및 휴양콘도 사업을 통해 추가적인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호반산업은 대한전선을 인수하며 연결기준 외형을 넓혔다. 지난해 호반산업은 연결기준 매출 4조3712억원, 당기순이익 2748억원을 냈다. 전체 매출 중 2조8106억원을 전선 등 제품 매출에서 거뒀다.

지난해 8월에는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업체 오션씨엔아이(현 대한오션웍스) 지분 100%를 19억원에 인수해 해상풍력 및 해저케이블 턴키 시공 역량을 확보했다. 안마해상풍력과 비금주민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다각화 속 부실 상각 '아쉬움'

이러한 성과 이면에 외형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도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됐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손익계산서상 기타비용으로 2380억원의 대손상각비를 인식했다. 2024년 438억원 대비 5.4배 늘어난 수치다.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내역을 보면 1년 새 장기대여금 대손충당금이 888억원, 장기미수금 대손충당금이 1342억원 늘어났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브릿지론이나 관계사에 지원한 자금 일부의 회수가 어려워지자 대규모 손실 처리(빅배스)를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55억원을 소송충당부채 전입액으로 추가 인식해 우발채무도 늘어났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시공사로서 시행사에 지급한 대여금 및 PF 대위변제액 중 지방 부동산 시장 둔화에 따라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분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무제표의 공정한 표시를 위해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손상차손 평가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본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호반건설은 택지 공급 환경 변화에 맞춰 주택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 복합개발사업, 민간택지 사업, 도시개발 민관합동사업, LH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등 다양한 방식을 폭넓게 검토하고 추진 중이다.

호반그룹 양대 지주사의 부채비율은 50~90%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연결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40여개가 넘는 펀드와 인수 기업에 대한 위험 통제가 향후 실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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