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가지 영양제, 한꺼번에 먹어도 될까

최승욱 2026. 4. 30. 15:1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타민D, 지방 포함 식사 시 흡수율 증가 경향…비타민C 고용량, 50% 이하로 감소
여러 영양제 중에서 무엇을 언제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여성. 같은 성분이라도 복용 시간과 식사 여부에 따라 체내 흡수와 이용률이 달라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밥은 설사 한두 끼 굶더라도 비타민B와 유산균만큼은 매일 챙겨 먹는 사람이 있다. 비타민B는 탄수화물·단백질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관여하고, 유산균은 면역세포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 장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영양제는 언제, 무엇과 함께 먹느냐에 따라 몸에 얼마나 남는지가 달라진다. 나이와 건강 상태에 맞는 성분을 고르는 정성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복용 조건'이다.

지용성 비타민일수록 용량 엄격히 지켜야

영양제는 크게 수용성과 지용성으로 나뉜다. 비타민C와 비타민B군처럼 물에 녹는 수용성은 복용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고, 흡수되고 남은 것은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반면 비타민 A·D·E·K처럼 지방에 녹는 지용성은 소장에서 흡수되려면 담즙산이 지방을 잘게 쪼개 운반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 지방 없이 섭취하면 흡수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흡수된 이후 남은 것은 지방조직과 간에 축적되기에 지용성일수록 용량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미국 터프츠대 인체영양연구센터 베스 돈-휴스 박사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영양 및 식이요법 학회지(Journal of the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에 발표한 연구에서 비타민D를 지방이 포함된 식사와 함께 복용했을 때 흡수량이 30% 이상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달걀·두유·아보카도·견과류(아몬드·호두)처럼 소량의 지방만 있어도 흡수율이 높아진다.

루테인은 식물의 노란색·주황색을 만드는 색소 성분(카로티노이드)의 한 종류다.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쌓이는 색소의 양, 즉 '황반 색소 밀도'를 유지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질과 혈행 개선에 관여하는 불포화 지방산이다. 두 성분 모두 식사와 함께 섭취할 때 흡수 효율이 높아질 수 있어 식사 중이나 식후 복용이 무난하다.

1000mg 비타민C, 매일 먹는다면 확인해야 할 것

수용성 비타민은 복용 시간이 자유로운 대신 한 번에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그만큼 흡수되지는 않는다.

미국 국립보건원 마크 레빈 박사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C는 하루 30~180mg 구간에서는 70~90%가 흡수되지만 1000mg 이상에서는 흡수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수되지 못한 일부는 장에 남아 대변으로 배출되고, 흡수된 뒤 필요량을 넘는 분량은 혈액을 거쳐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빠져나온다.

이 때문에 같은 용량이라도 여러 번 나눠 섭취하는 것이 체내 이용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비타민B군은 저녁에 먹으면 일부에서 잠들기 어렵거나 신경이 예민해지는 느낌이 생길 수 있어 아침 복용이 일반적으로 권장된다.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시간에 먹어도 될까

철분은 공복에서 흡수율이 가장 높다. 칼슘·커피·차는 철분 흡수를 방해하고, 반대로 비타민C는 흡수를 돕는다. 위장 불편감이 있다면 식후 복용도 가능하지만 커피·유제품과는 시간 간격을 두는 것이 원칙이다.

칼슘과 마그네슘은 소장에서 흡수 통로가 겹친다. 고용량을 동시에 복용하면 흡수 경쟁이 일부 일어날 수 있다. 칼슘은 저녁 식후, 마그네슘은 취침 전으로 나누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다. 마그네슘은 신경·근육 기능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일부 사람은 근육 이완이나 긴장 완화를 느껴 저녁에 복용하기도 한다.

유산균은 위산의 영향을 덜 받는 식사 직전이나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균 생존에 유리하다.

호주 모나쉬대 왕쥔옌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푸즈(Foods)》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일부 균주의 경우 식사와 함께 복용했을 때 공복 단독 복용보다 생존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다만 유산균의 종류와 알약·캡슐 등 제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제품 표기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일과 함께 놓인 여러 영양제. 비타민D처럼 식사와 함께 먹어야 하는 성분이 있는 반면, 철분처럼 공복에서 흡수가 유리한 경우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루 5가지 영양제, 한꺼번에 먹어도 될까

여러 영양제를 한번에 같이 섭취하면 성분에 따라 흡수 효율이 떨어지거나 서로의 흡수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아침 식사와 함께 비타민B군이나 멀티비타민을, 점심·저녁 식사 중 비타민D와 오메가3를, 공복에 철분을, 취침 전 마그네슘을 나눠 복용하면 성분별 흡수 조건을 살리면서 이러한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개인의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해당 사항이 있다면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면 제품을 바꾸기 전에 복용 시간과 조합을 먼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경우 차이는 성분보다 복용 방식에서 나타날 수 있다.

[영양제 복용, 이런 궁금증 있으셨죠?]

Q1. 비타민을 먹고 나면 소변이 노랗게 변하는데, 다 버려지는 건가요?

A1. 노란색의 원인은 비타민B2(리보플라빈)입니다. 리보플라빈은 황녹색 형광 성질을 가져, 몸이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남은 성분이 신장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될 때 색이 진해질 수 있습니다. 비타민C는 소변 색을 노랗게 만드는 원인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이 모두 낭비는 아닙니다. 장에서 아예 흡수되지 못한 것은 대변으로, 일단 혈액에 흡수됐다가 몸이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상태에서 신장이 걸러낸 것은 소변으로 나옵니다. 전자는 흡수되지 못한 경우이고, 후자는 흡수된 뒤 남은 분량이 배출되는 경우입니다.

소변 색 변화는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특별한 이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양이라도 나눠 먹으면 체내 이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2. 천연비타민이 합성비타민보다 흡수가 더 잘 된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A2. 인체 대상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비타민C를 기준으로 동물 실험에서는 천연과 합성 간 흡수율 차이가 일부 관찰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에서는 두 형태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다수 보고됐습니다.

천연비타민은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하지만 화학 구조는 합성 아스코르브산과 동일합니다. 다만 음식으로 섭취할 경우에는 다른 영양소와 함께 흡수되는 과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시판되는 알약이나 캡슐 제품은 제조 과정에서 다양한 원료가 함께 사용되기 때문에 '천연 유래' 여부만으로 품질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천연이냐 합성이냐'보다 성분 함량과 제조 신뢰도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3. 권장량대로 먹는데 왜 효과가 없을까요?

A3. 제품에 표시된 권장섭취량(RDA·Recommended Dietary Allowance)은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약 97~98%)에게 필요한 양을 충족하도록 설정된 기준입니다. 결핍을 예방하기 위한 수준이지, 최적의 건강 상태를 보장하는 양은 아닙니다.

이 점을 이용해 "RDA로는 부족하다, 더 많이 드셔야 한다"는 식으로 고용량 제품을 권하는 마케팅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공식 자료에서 건강한 개인이 RDA 이상을 섭취해도 일반적으로 추가적인 건강 이득에 대한 근거는 제한적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용량을 무작정 높이면 실익 없이 비용만 늘거나, 지용성 비타민의 경우 독성 위험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효과가 없다고 느껴지신다면 용량보다 흡수 조건, 복용 시간,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이나 건강 상태를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고합니다.

Q4. 시간을 맞추다 못 먹는 날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A4. 복용 타이밍보다 꾸준한 섭취가 훨씬 중요합니다. 하루 빼먹었다고 다음 날 두 배로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수용성 비타민은 초과분이 배출되는 특성이 있지만, 지용성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한꺼번에 많이 복용하면 체내에 축적될 수 있습니다.

빠뜨린 날은 보충하려 하지 말고 다음 날 정해진 시간에 평소 용량대로 복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간을 완벽히 지키기보다는 꾸준히 먹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승욱 기자 (swchoi63@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