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 된 설레발…WBC 첫 경기 호주에 7 대 8 패

김하진 기자 2023. 3. 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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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분석 해놓고 스텝 꼬인 투타
뼈아픈 실투, 마운드 3피홈런 ‘눈물’
7회 대타로 나와 2루타 친 강백호
세리머니하다 아웃 ‘치명적 실수’
첫판 패배 징크스에 또다시 발목
어이없는 아웃 한국 야구대표팀 강백호(왼쪽)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본선 1라운드 호주전에서 4-5로 뒤진 7회말 1사 후 좌중간 2루타를 때렸으나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져 태그아웃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이 또 첫 경기 패배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한 수 아래로 생각된 호주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2라운드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투타 전반의 경기력 저하와 집중력 부족까지, 1점 차 패배 이상의 부진한 내용이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B조 1라운드 호주와의 경기에서 7-8로 패했다. 최소 8강 진출을 위해 무조건 호주전 승리를 노렸던 대표팀은 1차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 남은 1라운드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8강행을 노려볼 수 있다. 당장 1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숙명의 한·일전을 치른다.

한국 야구는 2013년 제3회 WBC와 2017년 제4회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 첫판에서 패하며 결국 탈락했다. 2013년은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패했고 2017년에는 이스라엘에 졌다. 이번엔 복병 호주에 무너졌다.

한국은 앞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16-2로 승리한 이후 호주를 상대로 8연승을 기록 중이었으나 이날 패배로 호주전 연승도 끊겼다. 상대 전적은 8승4패가 됐다.

대표팀은 투타에 주루, 집중력까지 총체적 난국을 보였다.

선발 투수 고영표는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4회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로건 웨이드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먼저 점수를 빼앗겼다. 5회에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1사 후 팀 케넬리에게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아 0-2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0-2로 끌려가던 한국은 5회말 공격에서 1사 후 김현수가 볼넷을 골라 처음 주자가 나갔고 이어 박건우가 좌전안타를 날려 ‘노히트’ 침묵을 깨며 1사 1·2루를 만들었다. 최정이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양의지가 호주 대니얼 맥그레스의 3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겨 3-2로 역전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6회말 2사 1루에서 박병호가 좌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더 뽑아냈다.

하지만 승기를 굳힐 수 있었던 7회에 마운드가 다시 흔들리며 역전을 허용했다. 네번째 투수 소형준이 몸에 맞는 볼과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1사 2·3루의 위기에 처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원중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으나 글렌디닝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아 4-5로 뒤집혔다.

7회말 공격에서는 황당한 실수도 나왔다. 1사 후 대타로 나선 강백호가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상태에서 태그당한 것으로 확인돼 아웃으로 기회를 날려버렸다.

8회초에는 다시 마운드에서 큰 한 방을 허용했다.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이 로비 퍼킨스에게 3점 홈런을 맞아 4-8로 더 멀어졌다. 한국은 8회말 호주 마운드가 사사구를 남발해 만들어진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의 밀어내기 볼넷, 김현수의 1루 땅볼로 6-8로 따라붙었다. 후속 박건우의 몸에 맞는 볼로 다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오지환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보태 추격했다. 하지만 2사 만루에서 나성범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역전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9회말 토미 현수 에드먼이 좌전 안타를 치며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지만 김하성과 이정후가 범타로 물러났고 에드먼마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돼 경기가 끝났다.

한국은 총 7명의 투수를 쏟아부었으나 고비마다 결정구가 가운데에 몰려 호주에 홈런 3방을 허용했다. 팀 안타도 7개로 호주(10개)보다 적었고 공격 응집력도 떨어졌다. 1패를 안은 한국은 10일 B조 최강인 일본과 ‘운명의 한·일전’을 벌이고 11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차례로 대결한다.

도쿄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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