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 이란과 직접 외교 모색…"美 안보우산 못 믿겠다"

이란 전쟁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걸프 국가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의 방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불신이 배경으로 꼽힌다.

이란 전쟁이 6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걸프국들의 석유 수출 우회로인 홍해마저 위협받으면서 걸프국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십 년간 의존해 온 미국의 안보 우산만으로는 자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불신이 커진 영향이다.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궁지에 몰린 걸프 아랍 국가 당국자들은 이제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이란과의 직접 외교도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공항과 호텔, 석유시설이 표적이 됐다"

걸프국들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이란의 보복 공격을 받아왔다. 이란은 중동 주둔 미군 부대를 공격한다는 명분으로 걸프국의 주요 공항과 호텔, 석유 시설 등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걸프국들은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최근에는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홍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우회 수출로마저 위협받고 있다.

"완벽하게 빈틈없지는 않았다"

후티는 지난 12일 사우디가 홍해를 통한 석유 수출에 사용해 온 송유관을 드론으로 공격한 데 이어 사우디 공군기지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연계된 라브단 안보·국방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알렉산더 선임연구원은 이번 전쟁을 통해 걸프 지역의 첨단 방어체계가 "완벽하게 빈틈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 인력 보호와 이스라엘 방어를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두 차례 전화에도 미군은 오지 않았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 걸프국들이 집중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미국산 요격 미사일 공급이 부족해지자, 걸프국들은 다른 국가에서 요격 미사일을 조달해야 했다. 최근 사우디가 친이란 세력의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두 차례 전화해 미군 투입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 우산은 실제로 펴졌을 때 비로소 검증된다. 걸프국들이 이란과의 직접 외교까지 검토한다는 것은 그 검증 결과에 대한 판단이 끝났다는 뜻에 가깝다. 중동 안보 구도가 동맹 중심에서 자구와 다변화 쪽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다음 이미지검색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