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싱글맘 사살 뒤 돼지우리에 주검 방치·훼손’...남아공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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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는 아들 넷을 홀로 키우던 싱글맘 등 흑인 여성 두 명이 버려진 음식물을 구하러 백인 소유 농장에 들어갔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인 농장주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이 여성들의 주검을 돼지우리에 방치해 주검이 일부 훼손되기까지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남아공의 고질적인 인종·성별에 기반한 폭력, 백인 농장주와 흑인 주민 사이의 갈등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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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는 아들 넷을 홀로 키우던 싱글맘 등 흑인 여성 두 명이 버려진 음식물을 구하러 백인 소유 농장에 들어갔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인 농장주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이 여성들의 주검을 돼지우리에 방치해 주검이 일부 훼손되기까지 했다. 외신들은 이 사건으로 남아공에서 오랜 세월 차별과 빈곤을 견뎌왔던 흑인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고 보도했다.
3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는 8월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북동쪽 림포포주 폴로콰네 인근의 한 농장에서 흑인 여성인 마리아 마카토(44)와 로카디아 은들로부(35)가 농장주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버려진 음식물을 구하기 위해 백인이 운영하는 농장에 침입했다가 농장주인 자카리아 요하네스 올리비에르(60)과 그의 피고용인 아드리안 드 웨트(19), 윌리엄 무소라(50) 등 3명이 쏜 총에 맞았다. 남아공 시골 마을에서는 가난한 흑인 주민들이 돼지 먹이로 쓰이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재료를 구하려고 백인 소유 농장을 종종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는 은들로부의 남편도 함께 있었다. 그 역시 총에 맞았으나 필사적으로 도망쳐 목숨을 구했다. 며칠 뒤 은둘로브 남편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경찰은 두 여성의 주검을 돼지우리에서 발견했다. 주검은 부패가 진행됐고, 돼지들이 일부를 먹어 훼손된 상태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당시 경찰과 함께 농장을 찾았던 마카토의 오빠도 여동생의 신체 일부가 돼지에게 먹힌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여성을 총으로 쏜 백인 농장주 일당은 현재 구금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남아공 흑인 사회의 분노는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남아공의 고질적인 인종·성별에 기반한 폭력, 백인 농장주와 흑인 주민 사이의 갈등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1994년까지 이어졌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로 많은 흑인들은 토지 소유권을 강제로 빼앗겼으며 아직도 대부분의 주요 상업 농장이 백인 소유로 남아있다.
지난 1일 재판이 진행된 폴로콰네 법원 밖에서는 재판부를 향해 가해자들의 보석을 허가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흑인들의 시위가 계속됐다. 재판부는 결국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보석 심리를 11월6일까지 연기했다. 폴로콰네 법원 치안 판사는 “공익에 부합한다”며 재판 과정 촬영을 허용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두 여성의 죽음이 처참했다며 가족을 잃은 고통을 호소했다. 마카토의 큰아들(22)은 비비시에 “엄마는 우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해줬고, 엄마 덕분에 어떤 결핍도 없었다”며 “그런 엄마가 너무나 고통스럽게 죽었다”고 토로했다. 마카토는 아들 4명을 홀로 키웠으며 막내는 5살로 알려졌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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