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타격 10일 미룬다”…협상 띄우며 ‘최후의 일격’도 준비

이가영기자 2026. 3. 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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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요청 수용해 공격 유예 연장…“대화 매우 잘 진행” 자신감
미국 15개 항 종전안 제시했지만 이란은 ‘기만술’ 규정하며 거부
지상군 추가 파병·군사 옵션 확대…협상 속 긴장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다시 연장하며 협상과 군사 압박을 병행하는 '양면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협상은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 입장 차가 커 단기간 내 종전 합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에너지 발전소 공격을 4월 6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준)까지 열흘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발표한 '5일 공격 유예' 시한 만료를 앞두고 이를 다시 연장한 것이다. 그는 "가짜뉴스 보도와 달리 대화는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 상황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악관에서도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애걸하는 쪽은 내가 아니라 이란"이라며 "매우 실질적이고 중대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란이 핵 야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며 군사적 압박도 이어갔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유예 시한이 개전 약 6주 시점과 맞물린 점에 주목한다. 당초 설정한 4~6주 내 전쟁 종결 구상에 맞춰 협상 타결을 압박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전쟁 장기화로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국제 유가 상승 압박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협상은 진전보다 팽팽한 기싸움 양상이다.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우라늄 농축 중단 △농축우라늄 반출 △미사일 사거리 제한 △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을 포함한 15개 항 종전안을 전달했지만, 이란은 이를 '기만술'로 규정하며 거부했다.

대신 △공격·암살 즉각 중단 △전쟁 재발 방지 보장 △피해 배상 △친이란 세력 포함 전면 종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등을 요구하는 역제안을 내놨다.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이 협상을 명분으로 시간을 벌며 지상군 투입 등 추가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심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은 협상과 별개로 군사 옵션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동에 최대 1만 명 규모의 지상군 추가 파병을 검토 중이며, 이미 82공수여단 병력 5000명을 배치한 상태다. 하르그섬과 호르무즈 해협 일대가 주요 거점으로 거론된다.

미국 언론들은 하르그섬 봉쇄, 호르무즈 해협 요충지 점령, 이란산 원유 수출 차단, 핵시설 내 고농축우라늄 확보를 위한 지상작전 등 '최후의 일격'을 포함한 복수의 군사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이란도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하르그섬 방어를 위해 지뢰와 대공미사일을 추가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란 영토를 겨냥한 어떤 시도도 모든 기반시설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협상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격 유예가 곧 긴장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시설 타격만 한시적으로 멈춘 채 지상전 등 본격적인 군사 행동을 위한 명분과 시간을 축적하는 '연막 전략'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협상과 군사 압박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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