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식저장시설(사용후핵연료) 5㎞ 내 지역만 의견수렴” 논란

이석주 기자 2025. 8. 11. 17:2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준위법 시행령 입법예고…시민사회 ‘30㎞’와 큰 차이

- ‘고리원전’ 기장 일부만 해당

- 반발 일자 “시설안전 충분”


정부가 고리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 설치와 관련한 의견 수렴 대상 지역을 ‘해당 시설로부터 반지름 5㎞ 이내’인 지역으로 사실상 확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시민단체·주민 등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인 ‘30㎞ 이내’로 요구해 온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이 계획이 그대로 시행되면 건식저장시설 관련 의견 수렴은 고리원전이 있는 부산 기장군 내에서도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만 이뤄진다. 기장군을 벗어난 인근 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탈핵부산시민연대 제공

1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다음 달 26일부터 시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앞서 산업부는 이 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했다.

제정안에는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건식저장시설)의 주변 지역 정의를 ‘해당 저장시설이 설치될 지점으로부터 반지름 5㎞ 이내의 육지 및 섬지역이 속하는 시·군·구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주변 지역’은 건식저장시설 설치와 관련한 의견 수렴이나 지원금 지급 등의 대상이 된다. 5㎞를 벗어난 지역은 이들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그간 부산뿐 아니라 전남 등 원전 소재 지역의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해당 ‘주변 지역’의 범위를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인 ‘30㎞ 이내’로 정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해 왔다. 건식저장시설이 원전 인근 주민의 안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시설인 만큼 의견 수렴이 최대한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건식저장시설은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저장시설이 구축될 때까지 원전 부지 내에 ‘임시’ 성격으로 설치되는 콘크리트 형태의 구조물이다. 국내 첫 건식저장시설은 고리원전에 짓는 것으로 이미 결정됐고 현재 시설 구축과 관련한 사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산업부가 의견 수렴 대상 지역을 30㎞가 아닌 5㎞ 이내로 한정한 것은 ‘건식저장시설이 충분히 안전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이 중간·영구저장시설이 아닌 만큼 의견 수렴 대상을 30㎞ 이내 지역으로까지 넓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산업부 관계자는 “‘5㎞ 이내’ 기준은 중저준위 특별법의 기준(5㎞ 이내)을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입법예고 공고문을 통해 “이번 제정안은 국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행령 제정안이 다음 달 26일 그대로 시행되면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과 관련한 의견 수렴 및 지원금 지급 등 대상은 부산 기장군 내 일부 지역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30㎞) 기준으로는 금정구·해운대구·수영구·연제구·동래구·남구·동구·부산진구·북구·기장군 등이다.

탈핵부산시민연대 박상현 공동집행위원장은 “고준위 특별법은 사실상 원전 지역에 핵폐기장을 강제하는 법”이라며 “30㎞ 내에 있는 주민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에는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서 5㎞ 이상 떨어진 인근 전북 고창의 주민들이 의견 수렴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에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