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절제술, 당뇨 치료제보다 신장 질환 개선에 효과적

- 클리블랜드 클리닉, 위소매절제술 후 5.8년 추적 관찰 결과 발표
- 증상이 심각한 비만, 당뇨 환자일 경우 우선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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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 수술’이 GLP-1 약물보다 신장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 학술 의료센터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는 최근 비만, 당뇨, 신장 질환에 관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비만으로 인해 제2형 당뇨가 발생하고, 그 합병증으로 신장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는 당뇨로 인한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이에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위의 크기를 약 80% 줄이는 체중 감량 수술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총 425명이 참가했으며, 이중 183명이 체중 감량 수술을 받았고, 나머지 242명은 당뇨 치료제이자 체중 감소를 촉진하는 GLP-1 약물을 복용했다. 전체 참가자에 대한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5.8년이었다.

연구 결과, 수술을 받은 그룹이 GLP-1 약물을 복용한 그룹에 비해 신장 손상 진행 위험과 신부전 등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월등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과 당뇨, 어떻게 신장에 영향을 주나

비만을 질병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비만으로 인한 건강 문제 역시 다방면으로 조명되고 있다. 비만은 체내 모든 장기에 스트레스를 주는 상태다. 특히 체내 지방조직을 증가시키는데,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들로 인해 몸 곳곳에 염증이 생기고 오래도록 지속된다. 이러한 만성 염증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질환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식욕 등을 관장하는 호르몬 균형을 깨뜨려 과식이나 폭식을 초래하면서 당뇨 위험을 증가시킨다.

당뇨가 발생하면 혈당 수치가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이는 신장에 손상을 입히기 쉽다.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역시 신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 지방조직에서 분비된 염증이 직접적으로 신장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신장은 이런 원인들 외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지만, 현재는 비만 및 당뇨 인구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신장 질환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위 크기를 줄이는 체중 감량 수술?

체중 감량 수술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이중에서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연구에 사용한 방법은 ‘위소매절제술(Gastric Sleeve Surgery)’이다. 위의 상당 부분을 제거하고, 바나나 모양의 슬리브(소매) 형태로 위를 남긴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즉, 위 크기를 대폭 줄임으로써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배고픔을 유발하는 호르몬 ‘그렐린’은 위 조직세포에서 생성된다. 위소매절제술을 통해 위 조직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식욕 자극 호르몬 생성을 담당하는 조직세포 또한 함께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배고픔을 덜 느끼게 되고, 배가 고프더라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음식의 양이 더 적어진다.

이를 통해 식사량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체중이 줄어들며, 전반적인 에너지 섭취량이 적어지므로 인슐린이 보다 효과적으로 기능하게 돼 당뇨 증상에도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체중이 줄어들며 지방조직도 축소되므로, 지방조직이 분비하던 염증 물질도 줄어든다. 이러한 효과들이 모여 신장에 가해지던 부담을 줄이게 된다.

효과는 확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권하지는 않아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연구에 따르면, 체중 감량 수술을 받은 사람은 신장 손상이 진행될 위험이 60% 낮게 나타났다. 신부전 또는 사망 위험은 4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종합 미디어 ‘포춘 리커멘즈(Fortune Recommends)’에서 의료 부문 수석 고문을 맡고 있는 라즈 다스굽타 박사는 “비만, 당뇨, 신장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체중 감량 수술이 최우선적으로 권장되는 방법은 아니지만, 증상이 심각한 경우는 수술을 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GLP-1 약물은 수술 없이 당뇨과 체중 조절에 여전히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수술을 하지 않고 약물만 복용하더라도 신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법 vs 약물 복용법, 개인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할 것

위소매절제술은 체중 감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며, 위 용적 자체를 줄이는 방법이므로 이후에도 효과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략 80%의 성공률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아무래도 수술적 요법이다보니 몇 주 정도의 회복 기간을 필요로 하며, 수술 자체에 대한 합병증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1회성이긴 하지만 수술에 따른 비용 부담 역시 관건이 된다.

반면, GLP-1 약물 복용의 경우,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식욕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이다. 누군가는 충분한 체중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메스꺼움이나 구토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췌장에 염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는 정도가 우려사항이다. 장기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담당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통상적으로는 약물 복용을 우선적으로 하고, 매우 심각한 상황일 경우에 수술을 제안·권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학술지 「애널스 오브 서저리(Annals of Surge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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