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외나무다리 대결…경선 분수령 될까 f.국립외교원 민정훈 교수
# 뉴햄프셔 외나무다리 대결, 트럼프 굳히기?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로 좁혀지면서 양자대결 구도가 됐습니다. 다만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트럼프가 이길 것이 예상돼 헤일리의 후보 사퇴에 대한 압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헤일리 후보에게 기대했던 이유는 트럼프와 다르다는 점이었는데요. 애초에 공화당은 자유무역 등이었는데, 트럼프는 백인 우월주의 등 우측으로 많이 쏠려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공화당이 헤일리를 많이 지지했었는데, 아무래도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뉴햄프셔주 경선을 이틀 앞두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발표하며 예비 후보에서 사퇴하기도 했는데요. 대선에 나오면서 트럼프와 많이 겹쳤고, 차별화가 딱히 없었습니다. 트럼프가 가지고 있는 티켓 파워가 없는 것도 한몫 했습니다. 이번 경선에서 예상외로 매력 없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퇴한 겁니다.
미국 대선의 풍향계는 전통적으로 아이오와와 뉴햄퍼스에서 예측할 수 있습니다. 1976년 이래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공화당 경선 주자는 없었는데요. 그런데 뉴햄프셔에서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이오와는 백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헤일리보다는 트럼프가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뉴햄프셔는 북동부에 있기 때문에 아이오와보다 진보 성향이 강합니다. 공화당 30%, 민주당 30%, 무당파 40% 지지하고 있는 주이기 때문에 아이오와보다는 헤일리가 더 지지를 받는 겁니다. 실제로 헤일리가 트럼프보다는 밀리지만 디샌티스보다는 앞서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헤일리에게는 뉴햄프셔주가 중요하고, 여기서 진다면 어렵다고 봅니다.
부통령에 대한 말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보통 두 가지 선택을 합니다. 대통령의 장점을 더 부각하거나 약점을 보안해줄 부통령을 선택하는데요. 대부분은 약점을 보안해줄 부통령을 뽑습니다. 트럼프가 부대통령으로 고려하는 것은 여성, 흑인인데, 아무래도 여성 쪽을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충성도인데, 2인자가 대통령처럼 주목받는다면 좋지 않습니다. 1인자를 조용히 서포트 할 인물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헤일리는 대립각을 많이 세웠기 때문에 부대통령으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가끔 미국을 보면 과거에 비해 품격이 떨어졌다고 생각됩니다. 2010년에 트럼프가 나와 과격한 언사나 스캔들 등 이슈들이 터지면서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졌는데요. 미국 사람들에게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해소해준 느낌도 있습니다. 또 공약을 보면 생각보다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데, 공약을 실행하려고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정책 실행을 가장 많이 한 대통령 중에 하나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바이든이 재선을 도전하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이 큰 주목을 못 받고 있습니다. 공화당 경선이 흥행을 하면서 민주당 경선은 조용히 가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주목을 못 받고, 이런 점이 본선 여론 조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트럼프에 밀리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