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하나는 기막힌 일본 재즈 애니메이션

▲ 영화 <블루 자이언트> ⓒ 판씨네마(주)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815] <블루 자이언트> (Blue Giant, 2023)

글 : 양미르 에디터

센다이 출신의 '미야모토 다이'(야마다 유키 목소리)는 중3 때 만나게 된 재즈에 감동받아,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가 되기로 결심한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도쿄로 상경한 그는 함께할 친구들을 얻는다.

우연히 재즈 클럽에서 엄청난 실력을 갖춘 동갑내기 피아니스트 '사와베 유키노리'(마미야 쇼타로 목소리)를 발견한 것.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던 '유키노리'는 '다이'의 소리에 반해 트리오를 결성하자고 한다.

다른 트리오 멤버로는 축구를 포기하고 도쿄의 대학에 진학했지만, '다이'가 재즈에 자신을 쏟는 모습에 자극받아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드럼을 시작한 '타마다 슌지'(오카야마 아마네)가 있었다.

그들이 만든 밴드 'JASS 재스'는 재즈 클럽 '쏘 블루'의 공연을 위해 치열한 연주를 시작한다.

<블루 자이언트>는 2013년에 이시즈카 신이치 작가가 '쇼가쿠칸'의 <빅 코믹>에서 연재를 시작한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세계 최고의 재즈 연주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야모토 다이'를 중심으로 한 흥미롭고 감동적인 이야기와 음악 장면의 뛰어난 표현력으로 독자를 매료시키며, '소리가 들려오는 만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20회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만화부문 대상, 62회 쇼가쿠칸 만화상(일반대상부문) 등 많은 상을 받았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 레이블 'BLUE NOTE RECORDS'와 콜라보한 컴필레이션 앨범 발매와 '블루 노트 도쿄'에서의 라이브 이벤트 'BLUE GIANT NIGHTS' 개최, 스포티파이와의 콜라보 플레이리스트 공개 등 현실의 재즈에도 영향을 줬다.

이런 <블루 자이언트>의 영화화 기획이 구체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7년이었다.

정식으로 제작에 돌입하기 전에 타치카와 유즈루 감독, 츠노키 타쿠야 프로듀서, 타케이 카츠히로 프로듀서 이 세 명이 어떻게 하면 훌륭한 원작을 영상 작품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철저하게 논의했다.

그해 12월, 정식으로 계획을 발표하고 이후 원작의 담당 편집자이자, 유럽 편인 <블루 자이언트 수프림>의 중간 스토리 디렉터로서 작품에 관여하고 있는 'NUMBER 8'이 각본을 담당하기로 결정되어 각본 작업이 시작된 것이 2018년 여름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2년의 세월에 걸쳐 각본 개발이 점차 이뤄졌다고.

그사이 타치카와 유즈루 감독은 <명탐정 코난 : 제로의 집행인>(2018년)을 연출하며 '흥행 감독'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처음 '미디어 믹스'를 할 때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지만, '영화' 형식을 고집한 것은 원작자 이시즈카 신이치였다고.

실제 재즈 라이브처럼 큰 음량으로 뜨겁고 격렬한 연주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영화관밖에 없다는 생각에 근거한 것이었다.

원작의 각 에피소드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TV 시리즈 쪽이 더 맞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타치카와 감독도 그 이유를 듣고 수긍했다고 한다.

그래서 <블루 자이언트>는 작화도 작화지만, 음악에 조금 더 포인트를 두고 관객들을 맞이한 작품이 됐다.

상영 시간 중 약 4분의 1 정도를 라이브 연주 장면이 차지한 것.

악기 연주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작진은 애를 써야 했다.

라이브 장면 연출의 어려운 점은 두 가지였다고 한다.

하나는 '가사가 없는 몇 분간의 악기 연주 장면을 재즈에 관심이 없는 관객들이 얼마나 질리지 않고 잘 볼 수 있게 하는가'라는 보여주는 방식의 문제였고, 나머지 하나는 '뮤지션이 연주하는 모습을 찍을 때 솔로(애드리브 연주)도 포함해 어떻게 표현하는가'라는 애니메이션 기술의 문제였다고.

이 두 가지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스'의 곡을 녹음할 때 참고용 동영상 촬영이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모션 캡처의 움직임을 3D CG에 반영한 것을 사용하는 등 컷마다 적합한 다양한 방법으로 라이브 장면이 제작됐다.

작품 속 리얼한 연주의 묘사 이외에 감독과 애니메이터를 중심으로 손으로 그린 작화로 이미지적인 표현을 넣음으로써, 실사 라이브와의 차이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렇게 영화는 본래 온도가 너무 뜨겁게 올라 붉은빛을 넘어서 푸르게 빛나는 별을 뜻하며, 엄청난 무대를 펼친 재즈 플레이어를 일컫는 말인 제목, <블루 자이언트>를 고스란히 들려줬다.

마치 <위플래쉬>(2014년)의 클라이맥스에서 나오는 '스파크'가 고스란히 옮겨진 느낌이었던 것.

라이브 공연장인 '세븐 스팟'에서 열린 첫 무대에서 연주된 후, 라이브에서 연주할 때마다 '재스'의 평판을 높여준 '퍼스트 노트', 카츠시카 구민홀에서 열린 '카츠시카 재즈 페스티벌' 장면에서 등장하는 '뉴', '강함'과 함께 '연약함'도 '재스'의 큰 무기가 된다는 것을 전해주는 넘버 '위 윌'은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명장면이었다.

물론, 일부 3D 작화가 2D 작화와 조금 튀는 아쉬움도 보이긴 하지만, '돌비 애트모스'로 믹싱된 상영관에서 보면 나름 '정상 참작'(?)이 되는 면도 있었다.

한편, 타치카와 유즈루 감독은 "영화는 '다이'가 상경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구성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이'가 어떠한 사람인지를 전하기는 어려운 포인트였다"라면서, "보통은 주인공이 안고 있는 갈등으로 드라마를 조합하지만, 도쿄로 상경한 '다이'에게는 그다지 그런 요소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감독은 '세계 최고가 되자'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강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을 축으로 그려서, 그 '강함'을 가진 '다이'가 '유키노리'나 '슌지'처럼 벽에 부딪히는 캐릭터에게 빛을 비춰가는 형태로 만들었다고.

대표적으로, 영화 첫 부분에서 눈 속을 걸어가는 길고양이가 나오는데, 감독은 그 장면에서 '다이'라는 캐릭터나 이 영화 본연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

이어 타치카와 유즈루 감독은 "한결같이 직진하는 사람을 보면 '멋지다'던가 '멋있다' 이런 생각이 든다"라면서, "그렇게 느끼는 것 자체가 지금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잘하지 못하는 사람',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있는 사람', 혹은 '하고 싶은 일을 잊어가는 사람'이 보고 '아아, 왠지 의욕이 생겼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라고 밝혔다.

2023/10/19 CGV 영등포

블루 자이언트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출연
야마다 유키, 마미야 쇼타로, 오카야마 아마네
평점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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