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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기에 닿아 사방으로 튀는 오줌 방울은 사용자나 관리자 모두에게 스트레스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학자가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소변기에 시선이 집중됐다.
캐나다 워털루대학교 물리학자 자오 판 조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2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개최된 제75회 미국물리학회(APS)에서 오줌 방울이 덜 튀는 소변기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현존하는 남성 공중화장실 입식 소변기가 한 세기 넘게 기본적 디자인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오 판 조교수는 남성은 누구나 공중 소변기 사용 시 오줌 방울이 튀는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새 변기 디자인의 핵심은 사용자가 어느 지점을 겨냥하더라도 오줌발이 얕은 각도로 변기 표면에 닿도록 하는 것이었다. 물리학적으로 물방울은 어떤 면에 닿는 각도가 충분히 작아질수록 잘 튀지 않기 때문이다.

반복된 실험 끝에 탄생한 소변기는 기존 변기에 비해 세로로 길쭉하고 가로 폭이 좁다. 이런 디자인의 힌트가 된 것은 앵무조개와 개다.
자오 판 조교수는 “기존 소변기에 착색한 액체를 방사하는 실험에서 물방울이 흩날리는 범위를 관찰한 결과, 사용자의 발과 그 부근에 오염이 집중됐다”며 “오줌 방울이 잘 튀는 변기 하단부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앵무조개 같은 매끄러운 곡선을 넣었더니 오줌 방울이 덜 튀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물리학적으로 오줌 방울이 튀는 것을 막는 임계각, 즉 굴절률이 큰 물질에서 작은 물질로 입사할 때 전반사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입사각이 30°라고 판단했다. 변기는 오줌발이 변기 표면 어디에 닿더라도 그 각도를 최대한 임계각 이하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임계각의 힌트는 수컷 개들의 방뇨 스타일에서도 따왔다. 자오 판 조교수는 “수컷 개들이 나무 등에 소변을 볼 때 뒷다리를 드는 것은 임계각을 맞추려는 본능”이라며 “실제로 수컷 개의 방뇨 스타일을 관찰한 결과 소변이 나무 등에 튀는 임계각은 약 30°였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소변기는 기존 변기에 비해 오줌 방울이 튈 확률이 약 50분의 1로 줄었다. 이 효과는 사용자의 키에 관계없이 유지됐다.
공중화장실 변기 사용 시 오줌 방울은 상상을 초월하는 곳까지 튀어 날아간다. 이는 가정용 변기도 예외는 아니다. 이 때문에 유럽 등 해외 국가에서는 남성들이 집에서 소변을 앉아서 해결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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