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수면의 관계

수면은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숙면을 취하면 신체의 피로가 회복되고 면역 체계가 강화될 뿐 아니라, 기억력과 집중력, 정서 안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반면 잠이 부족하면 뇌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사고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일상적인 업무 수행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렇다면 잠을 설친 날, 흐릿해진 집중력과 무뎌진 사고력을 되찾을 방법은 없을까. 연구에 따르면 ‘운동’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뇌로 향하는 혈류가 증가하고 각성 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일시적으로 인지 기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 상태에서 운동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살펴본다.
수면 부족으로 떨어진 인지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운동

영국 포츠머스대학교 연구진은 수면 부족 상태에서 운동이 인지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3일 동안 밤마다 5시간만 자도록 했다.
한쪽은 운동을 하지 않았고, 다른 쪽은 중강도의 자전거 타기를 20분간 실시한 후 여러 가지 인지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그 결과, 운동을 한 그룹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과제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완전히 밤을 새운 상태에서도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흥미롭게도 이때 역시 20분간의 자전거 운동 후 인지 수행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연구진은 “짧은 시간의 유산소 운동이 뇌로 가는 혈류를 빠르게 늘리고, 각성 호르몬의 분비를 활성화해 인지 기능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충분한 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수면을 7~9시간 취한 그룹과 수면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그룹에게 각각 3일간 고강도 운동을 시켰다.
그 결과, 수면 부족 그룹에서는 심장 손상 지표인 트로포닌과 NT-proBNP 수치가 크게 상승했다. 즉,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면 심장에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수면 부족은 근육 기능 저하로 인한 부상 위험도 높인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근육 내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이 제대로 축적되지 않아 힘을 내기 어렵다. 이 상태에서 평소처럼 운동 강도를 유지하려다가는 근육이나 관절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한편, 규칙적인 운동은 숙면을 돕는 역할도 한다. 중간 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지속하면 잠드는 시간이 약 10~15분 짧아지고, 총 수면 시간은 늘어난다. 또한 심박수가 안정돼 깊고 질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어, 근육 회복과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운동과 그 방법

그렇다면 인지 기능을 높이는 데 가장 좋은 운동은 무엇일까.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유산소 운동은 심폐 기능을 강화해 뇌로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분을 늘리고, 뇌세포의 성장과 연결을 촉진한다. 이로 인해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 계획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
또한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리듬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단,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각성을 높여 잠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오전이나 낮 시간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 정도의 걷기나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여유가 없다면 10분씩 세 번으로 나누어 실천해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력 운동 또한 뇌 건강에 이롭다. 근육을 사용하면 혈류가 증가해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의 분비가 활발해지고, 이는 신경세포의 성장과 연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하체 근육은 체내 혈류 순환을 촉진하므로, 스쿼트나 런지, 카프 레이즈 같은 운동이 좋다.

스쿼트: 다리를 어깨너비보다 조금 넓게 벌리고 발끝을 약간 바깥쪽으로 향하게 선다. 허리를 곧게 세운 채 엉덩이를 뒤로 빼며 무릎을 굽혔다가, 발바닥으로 바닥을 밀어내며 일어선다. 15회씩 3세트.

런지: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딛고, 뒤쪽 무릎이 바닥에 거의 닿을 정도로 낮춘다. 이때 상체를 곧게 유지하고, 앞 무릎이 발끝을 넘지 않게 주의한다. 양쪽 다리 번갈아 10~20회씩 3세트.

카프 레이즈: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 후, 뒤꿈치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가 내린다. 종아리 근육이 수축·이완되는 느낌을 집중적으로 느끼며 15~20회씩 3세트 실시한다.
이렇게 충분한 수면과 함께 꾸준한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뇌의 활력과 집중력, 기억력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다. 운동은 몸을 위한 선택이지만, 동시에 뇌를 위한 최고의 투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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