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사고 드러날까봐?..자동차 회사 "패달 블랙박스 설치 거절"

지난달 가수 설운도의 아내 배우 이수진이 차량 급발진으로 사고를 내 화제였죠.

최근 들어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음식점을 들이받는 등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차량 급발진 사고는 원인이 차량 결함인지, 운전자 실수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 766건 가운데, 급발진을 인정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운전자들은 블랙박스를 다는 것처럼, 페달 블랙박스도 기본적으로 장착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소비자가 페달용 블랙박스 옵션 판매를 공감할지 의문"이라는 소비자들의 요구와는 다른 이유와 "빌트인캠 형식의 페달 블랙박스 개발은 최소 3~5년 정도 소요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요.

국토부도 차량 구매 시 소비자에게 페달용 블랙박스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안내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며, 사실상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페달 블랙박스의 목적은 운전자의 실수가 아니라는 걸 밝히는 것"이라며 "운전자의 잘못이 아닌 것이 확인되면 제작사의 책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페달 블랙박스가 설치돼 1건의 급발진 사례라도 확인이 된다면 차량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처음 밝혀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현 상황으로 보면 제조사들이 자신들의 실수가 나타날 수 있는 빌트인캠 형식의 페달 블랙박스는 사실상 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옵션으로 차량 구매 시 소비자가 페달 블랙박스를 선택할 수 있게끔 차량 제조사에 권고할 예정이라고는 하나, 일부 운전자들은 왜 소비자들이 떳떳하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입니다.

박재희 기자 pjh@e-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