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만 비껴간 금융주 훈풍···구조·업계 흐름 충돌
보험 손익 둔화·리테일 열세 겹쳤다

금융주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금융)는 랠리의 중심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그룹 전체 이익 체력 자체가 크게 훼손된 것은 아니지만 보험의 비중이 높고 증권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구조를 고려하면 시장의 현재 흐름과 잘 맞지 않은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전망치)는 3조2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 영업이익 예상치(3조4917억원)와 비교하면 5.8% 낮아진 수치다.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2조6035억원에서 2조4419억원으로 내려갔다. 연간 이익 체력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금융주들의 실적 전망이 대체로 상향된 것과는 대조된다. 증권사 4곳(미래에셋·키움·삼성·NH)은 3개월 전보다 평균 32.8%, 보험사 2곳(삼성생명·화재)은 4%, 금융지주(한국금융·KB·신한·하나·우리·BNK·iM·JB)는 4.6% 각각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있는 금융주 15곳 가운데 3개월 전보다 전망치가 낮아진 곳은 메리츠금융이 유일하다.
주가 흐름도 이런 평가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주요 금융주들이 최근 1년간 주주환원 확대와 실적 개선 기대를 반영해 상승세를 보인 것과 달리 메리츠금융은 1년 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주말 기준 메리츠금융의 주가는 11만4500원으로 1년 전(11만8900원) 대비 3.7% 하락했다. 금융주 44곳 중 하락세를 보인 건 메리츠금융뿐이다.
보험·증권 구조 시장 상황과 달라
메리츠금융의 성장이 둔화한 이유는 혜택을 본 분야와 메리츠금융이 비중을 둔 분야가 대치됐기 때문이다.
가장 큰 부담은 핵심 자회사인 메리츠화재의 보험 손익 둔화 가능성이다. 지난해 의료 파업 영향으로 병원 이용이 줄면서 손해율이 낮아졌지만 이 효과가 사라지면 손해 보험사의 이익 방어력이 약해질 수 있다.
실제로 iM증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예상 보험 손익은 1조2025억원으로 전년 1조4250억원보다 15.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보험 예실차가 하락 전환(-31억원)하고 자동차보험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680억원)도 부담 요인이다.
보험업계 전반이 손해율 정상화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메리츠화재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메리츠금융의 경우 그룹 이익에서 보험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보험 손익 둔화가 곧바로 지주 실적 전망 하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메리츠증권의 낮은 브로커리지 점유율도 금융주 랠리에서 소외된 이유로 꼽힌다. 최근 증권주는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신용융자 잔고 확대 기대를 바탕으로 실적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과 부동산금융 중심의 색채가 강하고 개인투자자 대상 위탁매매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 메리츠증권의 브로커리지 점유율은 수탁 수수료 수익 기준 1.2%로 전체 증권사 중 17위 수준이다.
증시가 오른다고 해서 증권주 랠리의 수혜를 그대로 가져가기는 어려운 것이다. 거래대금 증가가 곧장 수수료 수익 확대로 이어지는 증권사들과 달리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채널이 약해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다. 올해 메리츠증권 예상 순이익이 8950억원으로 1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이런 우려를 키운다.
물론 메리츠증권도 이런 부분을 우려해 약점을 보완하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장원재 대표가 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리테일을, 김종민 대표가 기업금융(IB)을 맡아 투톱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장원재 대표는 '숫자에 강한 CEO'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에서 10여 년간 최고리스크책임자(CRO)를 역임했다. 2021년에는 메리츠증권 S&T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겨 주식·채권·파생상품 운용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리테일 부문에 먼저 손을 댔다. 2024년 국내외 주식 제로 수수료를 내건 'Super365 계좌'를 출시하자 투자자들이 몰렸고 이벤트 직전 약 1조원에 불과하던 디지털 관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 24조원을 넘어서며 24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용자 수도 2만3000여 명에서 46만 명으로 급증했다.
실적 악화보다는 성장 둔화
단 현재 상황을 실적 악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시장에서는 성장률 둔화로 보는 시각이 많다. 메리츠금융은 과거 손해 보험사의 높은 수익성과 증권사의 투자은행 부문 경쟁력으로 빠르게 성장한 바 있다. 다만 현재 업계 상황으로 보험 손익 개선세가 둔화하고 증권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면서 추가 상승 동력이 약해진 것이다.
기존에 메리츠금융지주의 강점으로 작용하던 주주 환원율도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웬만한 금융지주들이 총주주 환원율을 50% 수준으로 맞춰가면서 메리츠금융지주의 차별점이 사라졌다.
이에 대신증권은 지난 20일 대신증권은 메리츠금융에 대해 투자 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증권사 리포트가 주로 매수를 유지한다는 걸 생각하면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신호다. 이에 공매도 거래도 잦아져 1개월간 메리츠금융의 공매도 거래 비중(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은 17.49%에 달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 보험 업황이 좋지 않고 특별한 주가 상승 모멘텀도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공매도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도 주식 매력이 약해졌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하락에 베팅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실차= 보험사가 보험금·사업비 등으로 빠질 것으로 추정한 금액(예상)과 실제로 발생한 금액(실적)의 차이
☞연간 이익 체력=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 규모(연간 영업이익·순이익 등)을 말한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 금융지주 1분기 핵심은 '비은행'···2026년 실적 방향 가른다 - 여성경제신문
- 농협금융 1분기 순익 전년比 21% 증가···증권·운용 실적이 성장 견인 - 여성경제신문
- 우리금융 자본 비율 끌어올렸지만 순익은 뒷걸음···비은행 성과 시험대 - 여성경제신문
- 하나금융 1분기 순이익 1조2100억원···'역대 최대' 달성 - 여성경제신문
- 퇴직연금 500조 시대 코앞인데···수수료는 2조원, 수익률은 1%대 ‘역설’ - 여성경제신문
- 현대카드, 1분기 세전이익 894억원 10% '쑥'···디지털·브랜드 전략 박차 - 여성경제신문
- IBK기업은행 1분기 당기순익 전년比 7.5% 감소···중기 대출은 2.4조 확대 - 여성경제신문
- 저축은행 흑자전환에도 웃는 곳은 SBI·OK뿐···해소 안 되는 양극화 - 여성경제신문
- '든든한 비은행' KB금융, 1분기 순익 1.9조···자사주 '전량 소각'에 상생도 박차 - 여성경제신문
- 신한금융, 1분기 순익 1.6조, 9% 성장···주주환원 상한 없애는 '밸류업 2.0' 시동 - 여성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