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기름값 걱정 덜었지만…앞으로가 걱정

신채연 기자 2024. 9.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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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4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크지만 장거리 이동 기름값 걱정은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10일 서울과 6개 광역시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 용품 가격을 살펴본 결과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이 28만790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2일 진행한 1차 조사 때와 비교하면 0.6% 낮아졌지만, 지난해 추석 성수기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8% 높은 수준입니다.

애호박, 시금치, 무 등 채소류는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가격이 10% 이상 올랐고 애호박은 한 개에 2천340원으로 59% 상승했습니다.

다만 기름값은 떨어지는 추세여서 이번 추석 연휴, 기름값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7주 연속 내려갔고, 하락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둘째 주(8∼12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리터(L)당 22.4원 하락한 1천636.1원이었습니다.

지역별로는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이 직전 주보다 21.6원 내린 1천695.7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가 24.6원 하락한 1천592.7원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22.6원 하락한 1천473.1원을 기록했습니다. 

기름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됩니다.

수입 원유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직전 주 대비 배럴당 2.9달러 내린 71.8달러였습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3.1달러 내린 76.4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3.9원 하락한 82.7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유가 상승 우려
하지만 추석 이후 기름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금리 인하는 경기를 부양해 원유 수요를 촉진하고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우리 시간으로 추석 연휴 직후인 19일 새벽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5일 한국석유공사가 발간한 '금리와 국제유가 상관관계' 보고서를 보면, 과거 미국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한 뒤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9월 미국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자 미 연준은 약 8개월 동안 7차례에 걸쳐서 기준금리를 3.25%포인트 내렸습니다. 경기 부양 효과로 석유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도 기름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유류세는 휘발유 소비자 판매가격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다음 달 31일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앞서 정부가 지난 8월 해당 조치를 10월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한다고 밝혔던 만큼 향후 인하 조치를 또 연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재연장하지 않고 유류세 인하를 종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 연장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L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입니다. 경유는 L당 174원(30%) 내린 407원입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나고 (휘발유의 경우) 164원이 한꺼번에 올라가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날이 추워지고 겨울철이 다가올수록 난방 수요가 커진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조 실장은 "동절기를 앞두고 난방유를 만들어야 하니까 겨울에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석유를 제일 많이 쓰는 국가 중 하나인 중국에서 경기 둔화 등으로 예상보다 석유 수요가 늘지 않고 있는 점은 유가 하락 요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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