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강판, 산업의 쌀이자 철강 중의 철강
對중국 열연강판 글로벌 철강 무역장벽 강화
우리 철강시장의 앞날은?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각국이 중국산 열간압연강판에 대한 무역규제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중국 및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AD) 조사를 개시했으며, 향후 조치가 국내 철강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열연강판, 산업의 쌀이자 철강 중의 철강
철강업계에 따르면 열연강판은 철강산업의 핵심 소재로, 자동차, 조선, 건설, 기계 등 거의 모든 제조업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산업의 쌀’이다. 단순한 철강제품이 아니라 국가 제조업의 기반을 이루는 필수 소재이며, 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소재 주권’을 지키는 중요한 전략적 과제다.
고로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열연강판을 비롯한 핵심 철강소재의 공급망을 보호해야 한라”라며 “특히, 열연강판은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며 국내 철강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생산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주요 산업군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고로업계는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 등 해외 덤핑 제품이 국내 시장을 교란하는 것을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제조업 전반이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 對중국 열연강판 글로벌 철강 무역장벽 강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2월 28일 중국과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를 결정하고, 3월 4일 공식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연말 현대제철의 제소에 따라 진행된 이번 조사는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이 국산 제품보다 저렴하게 판매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근거로 한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때 중국산 제품의 수입원가는 국산 가격 대비 36%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대제철이 제소를 진행하면서 제시한 덤핑률은 일본 28.7%, 중국 33.1%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중국산과 일본산을 대상으로 무역규제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중국산 대상 무역장벽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대만은 3월 11일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미국은 3월 12일부터 철강 수입에 대해 25%의 관세를 재부과하면서 기존의 상계관세와 중첩될 경우 최대 50%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3월 4일부터 중국 및 홍콩산 모든 제품에 대해 관세를 기존 10%에서 20%로 인상했다.
유럽연합(EU)도 오는 4월 1일부터 열연강판 수입쿼터 제도를 변경하며, '기타 국가' 카테고리의 열연강판 수입 상한선을 기존 15%에서 13%로 축소했다. 2025년 4~6월 해당 품목의 수입 총량을 약 86만 톤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베트남도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19.38~27.83%의 임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규제 강화에 동참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말 반덤핑 관세(0~20%)를 연장 결정했다.
◇ 우리 철강시장의 앞날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중국 철강업계의 수출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 한국, 대만 등 주요 수출 대상국들이 무역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중국은 생산 조절, 국내 수요 집중,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의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로업계는 우리나라가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열연강판은 규제가 덜한 한국 시장으로 대량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3월 13일 “미국 등으로 수출되지 못한 철강재 등이 국내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돼 시장 교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하기도 했다.
고로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에 더욱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으며,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유입되고 있는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라며 “한국이 적극적으로 반덤핑 규제를 시행할 경우 국내 철강업체의 피해를 줄이고, 안정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열연강판 반덤핑 규제가 모든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열연강판을 원료로 사용하는 냉연, 컬러, 도금업계 등 일부 관련 업종에서는 반덤핑 조치로 인해 제조원가가 상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열연강판 가격이 상승하면 후방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으며, 이는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관련업계에서는 “반덤핑 조치는 국내 철강업체 보호에는 도움이 되지만, 철강을 원자재로 활용하는 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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