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라고 하면 불국사나 첨성대, 황리단길 같은 역사 명소가 먼저 떠오르지만, 도심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경주의 얼굴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상계폭포는 무더운 여름날, 단 몇 걸음만 걸어도 시원한 물줄기와 숲의 냉기를 느낄 수 있는 숨은 명소입니다.


네비게이션에 ‘경북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산188’을 입력하면 구불구불한 산길 끝에 20여 대 규모의 무료 주차장이 나옵니다.
차에서 내리면, 짙은 녹음 속에 놓인 선명한 오렌지색 출렁다리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 잘 정비된 나무 데크 계단을 내려가면, 금세 서늘한 공기와 함께 폭포의 물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상계폭포는 약 20m 높이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며, 물빛이 맑아 ‘청수폭포’라는 별칭으로도 불립니다.
폭포 아래 형성된 소(沼)는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이 발을 담그거나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차가운 물안개가 퍼져 나와 여름 더위를 단번에 잊게 합니다.

상계폭포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라 안전요원이 없고, 화장실이나 매점 같은 편의시설도 없습니다. 따라서 마실 물, 간식, 쓰레기봉투 등은 미리 챙겨야 하며, 물놀이 시에는 이끼 낀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항상 곁에서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차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상계리 소나무를 들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왕리 할배나무’라고 불리는 이 보호수는 500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노송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신성시되는 존재입니다. 넓게 드리운 그늘 아래서 잠시 쉬어가면 폭포에서 느낀 청량함이 한층 깊어집니다.

경주의 상계폭포는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이 즐길 수 있는 완벽한 여름 피서지입니다.
출렁다리를 건너 몇 분만 걸으면 만나는 시원한 물줄기, 발을 담그면 전해지는 청량함, 그리고 폭포 소리에 묻히는 숲속의 고요함까지. 역사 유적지 투어와는 전혀 다른 경주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올여름 상계폭포로 발걸음을 옮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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