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리뷰] 꼼꼼히 즐기는 도쿄 7박8일 ➁ Day1 아사쿠사 - 센소지 사찰, 혼간지,

도쿄 여행 첫날은 가볍게 도심으로 나가 오전에 아사쿠사 지역을 돌아보고, 해질녘 도쿄크루즈에 탑승해 선상에서 일몰을 즐기며 오다이바까지 이동한 후 야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우선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아사쿠사역으로 향했다.

1. 센소지 사찰과 나카미세 거리

아사쿠사역에 내려 밖으로 나가니 흥미로운 거리가 시작됐다. 하지만 역에서 나오자마자 마주하는 건? 뭔가 독특한 볼거리가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이다. 일본어 간판만 뺀다면 마치 서울의 인사동이나 명동 거리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 일본에서 오버투어리즘이 이슈라더니, 왜 그런지 바로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게 있으니 바로 웅장한 문이다. 도쿄 여행가이드북을 한 번쯤 펼쳐봤다면 누구나 봤을 가미나리몬(Kaminarimon)이다. 가미나리몬으로 들어가 두 번째로 만나는 문인 호조몬을 지나면 곧바로 센소지 절의 경내다.

가미나리몬에서 호조몬까지의 거리는 약 600m. 짧지 않은 이 거리의 양쪽으로 올망졸망 상점들이 포진해 있다. 이곳의 명칭은 ‘나카미세 거리’. 국내외에서 연간 약 300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란다. 나카미세 거리는 다른 유명 관광지들과 마찬가지로 먹거리, 공예품, 토산물,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들이 포진해 있다

입구의 몇 개 상점을 지나자 닝교야끼(ningyo yaki)를 파는 가게가 있다. 닝교야끼는 팥소가 들어간 작은 빵이라는데, 제주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하르방빵과 모양만 다를 뿐 비슷한 느낌이다. 센소지절로 향하는 거리여서인지, 걸으면서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한다.

이처럼 작은 주전부리들과 기념품, 공예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니 지날 때마다 눈을 즐겁게 한다.

가미나리몬에서 이 거리를 따라 두 번째 문인 호조몬으로 직진하면, 곧바로 센소지 절이다.

센소지 절은 628년에 창건된 것으로,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란다.

첫 번째 문인 가미나리몬은 942년에 세워진 건데 몇 차례 화재로 소실돼 1960년에 재건된 것이고

에도 시대부터 있던 호조몬은 전쟁으로 소실됐다가 1964년 철근 콘크리트로 재건된 것이라 한다.

가미나리몬과 호조몬 모두 우리나라 사찰처럼 양쪽에 조각상이 지키고 있다. 가미나리몬의 조각상은 뇌신(청둥신)과 풍신(바람신), 호조몬의 조각상은 천룡과 금룡이란다. 가미나리몬의 두 신은 센소지 절을 풍우, 홍수, 화재로부터 지키는 자비로운 신으로 알려져 있다고.

호조몬을 지나니 센소지 절의 경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후각이다.

진한 향내음~~

일본의 사찰은 모두 이렇게 향을 피우는데, 이 향을 쐬면 질병이 치유돼 건강이 좋아진다고 전해진단다. 그래서인지 향로 앞에는 향내음을 쐬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향 문화가 일상화돼 있어 사찰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불단에 향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고.

센소지 본당 앞까지 갈 수는 있지만, 본당 안으로 들어가는 건 불가하다.

입구에서 보니 본당 중앙에 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큰 불상을 모시는 우리나라와 달리 크기가 상당히 작다. 본당의 천정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이 센소지 본당 내부의 특징 중 하나란다.

본당에서 몸을 돌려 지나왔던 곳을 보니 마당에 불상과 탑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센소지 절에서 유명한 건 다른 편 마당의 오층탑으로, 942년에 세운 것이란다. 하지만 이 오층탑도 화재와 전쟁 등으로 여러 차례 소실돼 1648년에 재건했고, 이어 2차 세계대전 때 또다시 소실돼 1973년에 콘크리트 구조로 다시 재건했다 한다.

센소지에서도 우리나라나 중국의 다른 유명 관광지들처럼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촬영을 하는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센소지 본당을 나와 한쪽 옆으로 돌아가니 먹거리 장터가 서있다.

각종 꼬치 종류, 볶음면 등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파는데, 우리는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어서 김에 감싼 떡꼬치 하나를 맛봤다.

나카미세 거리의 유명한 행사로는 7월 꽈리 시장과 12월 하고이타(제기치기 나무채) 시장

이 있다니, 그 기간에 방문한다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2. 혼간지-정토진종 본산 동봉원사(히가시혼간지)

센소지 절을 나와서는 셰프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주방용품 거리라는 갓파바시를 둘러보기로 했다.

센소지 절에서 갓파바시 주방용품 거리까지는 약 1km

수다를 떨며 걷다보니 오른편으로 소담한 사찰 하나가 보인다.

사찰이라기보다는 시끌벅적한 유명관광지가 돼버린 센소지 절의 북적거림에서 벗어나 조용한 골목 끄트머리에 자리한 사찰을 보니 문득 들어가보고 싶다.

사찰로 들어가는 중간에도 길지 않은 골목에 한쪽으로 서너 개쯤 이름이 다른 작은 사찰들이 촘촘히 보인다.

마치 제주에서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하는 작은 사찰들처럼, 도쿄의 골목 곳곳에도 작은 사찰들이 어딘가에 들어서 있다. 일본의 수도 도쿄지만, 이 골목에는 이렇게 아주 오래됐을 법한 이용실도 여전히 영업 중이다.

사찰의 정문에 도착하니 ‘혼간지’라 써 있다.

정토진종 히가시혼간지파의 본산으로, 과거 조선통신사가 에도(도쿄)를 방문했을 때는 4번이나 숙소로 사용하기도 했단다

이곳에 혼간지가 자리한 건 약 400년 전부터인데, 다른 사찰들처럼 여러 차례 소실을 겪었고, 1923년 간토대지진 때는 건물 전체가 아예 무너져 사찰의 주요 보물들만 간신히 보존할 수 있었다 한다.

입구에는 손을 씻는 곳이 따로 마련돼 있고(나중에 보니 일본의 사당이나 사찰엔 모두 이렇게 손을 씻는 곳이 있다), 본당 안에는 센소지 절처럼 작은 불상이 모셔져 있다.

일본의 사찰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우리나라와 달리 유독 불상의 크기가 작다. 자료를 찾아보니 일본의 불상은 역사적 종교적, 생활문화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금처럼 크기가 작아졌다 한다. 일본에서는 불상이 거창한 예배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가정이나 개인의 공간에 모시는 관습이 발달했고, 특히 지장보살의 경우는 여행자, 어린이와 영혼을 지켜주는 친근한 신으로 여겨져 마을 입구, 길가, 고개 등에 작게 조성되었다 한다. 또 헤이안 시대(9세기)부터 구리나 흙 대신 나무를 주재료로 불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한국이나 중국처럼 거대한 석불보다는 조각이 쉬운 크기의 목조 불상이 많아졌다고. 지진이 잦다보니 관리가 쉽다는 점도 작은 불상이 많아진 이유 중 하나란다.

혼간지에서는 교회처럼 예배를 드리는지 본당에 이렇게 의자들이 배치돼 있다.

센소지 절과 달리 고요함이 가득해 도심임에도 불구하고 한적한 숲 속 사찰에 온 기분이 든다.

3. 주방용품의 천국, 갓파바시 주방용품 거리

혼간지를 나와 5분 정도 걸으니 갓파바시 주방용품 거리다.

과거에는 요리 관계자들이나 음식점 업주들이 주로 찾았던 곳인데, 지금은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져 이곳 역시 아사쿠사를 간다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들르는 거리가 됐다.

이 거리에 있는 점포만 약 170여개에 달한다.

작은 그릇들을 쌓아둔 상점들이 많지만, 이 거리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 부엌칼 전문 매장이었다. 언뜻 보기에도 10여개는 넘을 듯한 부엌칼 전문매장이 들어서 있는데,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칼이 한두 종이 아니다.

오밀조밀 점포들을 둘러보다 한 구석에 자리한 작은 동상으로 눈길이 간다.

'갓파의 가와타로 동상'인데, 갓파바시 거리 90주년을 기념해 2003년 10월에 건립한 동상

이란다. 이 지역은 원래 습지였는데, 개간할 때 갓파들이 도와주었고, 그래서 장사번영을 기원하는 상인들의 염원을 담아 세운 것이라고.

'갓파바시'라는 명칭은 일본의 신화 속 수생 식물인 '갓파'에서 유래된 것인데, 그 유래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설이 전한다 한다. 갓파가 살았다는 전설, 다리 위에서 사람들이 옷(갓파)을 덮어썼던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전설, 갓파야 기하치라는 상인 이름에서 따왔다는 전설 등이다.

갓파바시 거리를 걷다보니 시간은 어느새 4시 30분, 일몰 시각이다.

도쿄크루즈는 5시가 마감이라는데, 그래서 이 시간쯤 유람선 매표소에 도착했는데 표가 매진되고 없다. 오다이바까지 유람선을 탄다는 계획이 틀어졌으니 전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유람선 매표소를 나오며 건너편으로 보이는 도쿄스카이트리와 아사히맥주 본사 건물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황금색 건물이 아사히 맥주 본사인데, 구름같이 생긴 황금색 조각은 맥주가 가득찬 맥주잔을 형상화한 것이란다. 하지만 맥주거품 같지 않은 모양 탓에 사람들이 흔히 부르는 명칭은 ‘똥빌딩'이라고.

오후의 오다이바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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