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is] '중고차 사업' 조용히 크는 차세대 성장축

현대글로비스 양산 중고차경매장 /사진 제공=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사업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과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또 내부수급 안정, 제도변화 수혜, 수출 확대 등이 더해지며 기대되는 알짜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오토비즈' 플랫폼을 통해 중고차 유통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고차부문 매출은 1921억원으로 유통부문 전체(3조5084억원)의 5.5%에 불과하지만 지난 10여년간의 매출 성장률은 93%에 달한다. 경매·소매·수출 전 부문에서 외연을 넓히며 성장의 기반을 닦은 것이 눈에 띈다.

/자료=전국자동차경매장협회, 현대글로비스IR

경매 점유율 40% 육박…안정적 캐시카우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사업의 중심은 경매다. 분당, 시화, 양산, 인천 등 4개 거점 경매장을 운영하는 가운데 시장점유율은 35~40%로 추정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전국자동차경매장협회의 전체 출품대수는 39만8919대다. 현대글로비스가 기업설명회(IR)에서 밝힌 출품대수(14만7131대)를 단순 계산하면 36.9%의 점유율이 나온다.

출품대수는 2015년 8만2567대에서 2024년 14만7131대로 꾸준해 증가했다. 대수는 6만4564대, 증가율은 178.2%이다. 낙찰률은 50~60%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점유율 및 낙찰률은 탄탄한 현금흐름으로 이어졌다. 중고차부문의 연매출은 2015년 3480억원에서 지난해 6721억원으로 93% 늘었다. 다만 증가 추이에는 등락이 있다. 팬데믹 시기(2021~2023년)에는 완성차 생산망이 붕괴하며 중고차 수요가 폭증했다.

/자료=현대글로비스

성장은 이제부터…규제 해제·수출 확대 수혜

매출기여도는 낮지만 중고차부문의 성장 기대감은 높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아직 성장 잠재력이 있다. 또 대기업의 진출을 막았던 제도적 장벽이 사라졌고 국내외 중고차 수요 확대 등의 요인도 있다.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은 지난달 해제됐다. 규제의 목적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점유율 제한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현대글로비스에도 긍정적인 이슈다. 현대차·기아가 취급하는 중고차(5년·10만㎞ 이내) 외의 계열사 물량을 소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 중고차 경매 및 소매 시장이 아직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0년 중고차 거래물량 중 40%가 경매장을 통해 유통됐다. 반면 국내는 10% 안팎 수준이다.

소매거래 역시 선진국보다 적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는 196만여대로 신차 거래(163만대)보다 1.2배 많았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중고차 거래 규모가 2배 이상인 것과 비교된다.

/자료=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중고차 수출도 기대해볼 만한 부분이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한국의 중고차 수출량은 2017년 22만2000여대에서 △2018년 26만8000대 △2019년 35만1000대 △2020년 27만8000대(팬데믹의 영향으로 감소) △2021년 33만8000대 △2022년 33만9000대 △2023년 63만9000대 △2024년 62만8000대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에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중고차 매입 역량 확보와 수입국 현지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차량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중남미, 중동, 동유럽 등이 수출 대상 지역이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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