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크롬캐스트 단종 후 선보인 신제품의 정체

(출처: 구글)

구글은 크롬캐스트라는 무선 동글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를 생산해 왔다. 크롬캐스트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을 TV처럼 큰 화면을 지닌 기기에 전송해, 더 큰 화면으로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기다. 활용도가 높고, 가격대가 높은 편이 아니었기에 크롬캐스트는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앞으로 크롬캐스트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구글이 더 이상 크롬캐스트를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이전과 달리 디지털 생태계가 많이 변했다는 이유에서다. 다양한 기기끼리 연결성과 호환성이 좋아져, 크롬캐스트를 필요로 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단 크롬캐스트의 완전한 종말은 아니다. 이를 계승한 새로운 기기가 있다.

구글, 크롬캐스트 단종 결정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구글이 더 이상 크롬캐스트를 단종시켰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알렸다. 회사는 게시물에서 “11년 동안 1억대 이상 판매된 크롬캐스트 생산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현재 남은 재고만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은 기간 업데이트는 꾸준히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출처: 구글)

구글이 크롬캐스트 단종을 결정한 이유는 기기 사용 환경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구글이 처음 크롬캐스트를 선보였을 당시에는 무선 미러링과 같은 기술이 대중적이지 않았다. 보통 유선 케이블을 사용했고, 지금보다 복잡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을 다른 기기로 출력하려면 꽤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TV가 자체 운영체제(OS)를 지닌 스마트TV고, 구글 캐스트와 같은 무선 미러링과 같은 기능을 한 가지 이상 지원한다. 크롬캐스트의 활용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회사에 의하면 전 세계 보급된 안드로이드TV 수만 2억2000만대가 넘는다. 무선 미러링이 주특기인 크롬캐스트 낄 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짧게 보는 크롬캐스트의 역사

구글은 지난 2013년 처음 크롬캐스트를 선보였다. 크롬캐스트 1세대는 HDMI 단자를 탑재한 작은 스틱형 USB 저장장치처럼 생겼고, 후세대와 달리 크롬이라는 글자가 크게 쓰여있었다. 단자와 본체가 일체형이라 휴대는 편했다. 2세대는 2015년에 출시됐다. 본체와 단자가 유연한 케이블로 이어진 형태로 바뀌었으며, 본체에 자석이 있어 다른 곳에 부착 가능했다.

(출처: 구글)

크롬캐스트 2세대와 함께 구글은 ‘크롬캐스트 오디오’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이름처럼 음원 데이터를 다른 기기로 전송하는 기기다. 이 제품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해 2019년 일찍 단종됐다. 2016년에는 4K 스트리밍을 갖춘 크롬캐스트 울트라가 나왔고, 2년 뒤 별다른 특징이 없는 크롬캐스트 3세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구글은 디지털 생태계 변화를 일찍 감지했던 것 같다. 2020년 구글이 선보인 ‘크롬캐스트 위드 구글 TV(4K)’는 음성 인식 가능한 리모컨이 생겼고, 크롬캐스트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TV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TV를 이용하듯 여러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손쉽게 스트리밍할 수 있게 됐다.

크롬캐스트 다음은 ‘구글TV 스트리머’

구글은 크롬캐스트를 단종했지만, 이와 같은 기기를 포기하진 않았다. 회사는 단종 소식과 함께 크롬캐스트 뒤를 계승한 ‘구글TV 스트리머(GooleTV Steamer)’라는 신제품을 공개했다. 무선 동글이었던 크롬캐스트와 달리 구글TV 스트리머는 최대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셋톱박스 형태 기기다. 애플TV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출처: 구글)

구글TV 스트리머는 유튜브TV,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사용할 수 있고, 800개 이상 무료 채널이 포함된 라이브 TV를 제공한다. 최근 급부상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용자 취향 콘텐츠를 파악하는 기능도 갖췄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TV OS를 사용하며 HDR, 돌비 애트모스 등 다양한 비디오·오디오 기술을 지원한다.

기기 사양을 보면 프로세서는 미디어텍 MT8696을 사용한다. 이는 아마존 파이어TV스틱 4K맥스에 탑재된 것과 동일하다. 램(RAM) 용량은 4GB, 저장 용량은 32GB다. 단 더 좋은 사양과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 크롬캐스트와 비교하면 가격대가 더 높다. 구글TV 스트리머 출시가는 100달러로 크롬캐스트 4K 대비 두 배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