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으로 움직이는 세상 현실화, 중국 침습형 BCI 상용화

오인규 기자 2026. 4. 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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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루이캉 ‘NEO 시스템’ NMPA 정식 허가…척수 손상 환자 동작 성공
초기 막대한 수술와 유지비 우려, 뇌 해킹 및 양극화 윤리적 과제 남아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지난달 글로벌 의료기기 및 뇌과학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보루이캉(Neuracle)사가 개발한 '이식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수부 운동 기능 대사 시스템(NEO 시스템)'의 정식 시판을 허가한 것이다.

현지 매체는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세계 침습형 BCI 의료기기 분야에서 '0에서 1'로의 돌파를 실현한 진정한 글로벌 신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의 정식 치료 옵션으로 데뷔한 순간이다.

끊어진 신경을 대신하는 BCI 기술, 마비 환자에 새 희망
사진제공=알컴퍼스

BCI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 로봇 의수 등 외부 기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질병이나 사고로 척수 신경이 손상돼 뇌의 명령이 팔다리로 전달되지 못할 때, 이 끊어진 신경 통로를 대신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기계가 읽어내어 외부 장치를 제어하게 해준다. 

환자가 물컵을 쥐겠다고 생각하면 로봇 손이나 보조 장갑이 움직여 행동으로 구현되는 원리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NEO 시스템은 척수 손상으로 완전 또는 불완전 마비를 겪는 환자의 손 운동 기능 보상 및 재활을 목적으로 한다. 

두개골을 열고 뇌를 둘러싼 경막 위에 동전 크기의 전극 칩을 얹는 '경막외 최소침습 이식' 방식을 택해, 뇌 조직 손상과 면역 거부반응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선무병원, 천단병원 등이 32명의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100%의 환자가 뇌파 제어를 통한 물건 쥐기 동작에 성공하며 유효성을 입증했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일체화' 심사…NMPA의 규제 혁신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NMPA의 전략적인 규제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NEO 시스템은 2024년 '혁신의료기기 특별심사절차'에 등재되며 패스트트랙에 올라탔다.

NMPA는 오직 제출된 서류만을 평가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초기 단계부터 전담 인력을 배정해 기술 표준 확립과 임상 방안 설계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뇌파 해독 알고리즘의 안정성과 신경 데이터 기밀성까지 따지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일체화' 심사 기준을 새롭게 정립해, 안전성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상용화를 대폭 앞당겼다.

반면 기술 상용화로 침습형 BCI가 실험실을 벗어나면서 파생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먼저 '뇌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 문제다. 수집되는 신경 데이터는 일반 생체정보가 아니라 인간의 무의식적 의도와 감정 상태까지 포함할 수 있어, 해킹이나 상업적 남용 시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초기 막대한 수술 및 기기 유지 비용으로 인해 경제력에 따라 신체적 한계 극복 여부가 갈리는 사회적 '신경 양극화' 심화가 우려된다. 더불어 두개골 내부에 이식된 전극이 5년, 10년 뒤 뇌척수액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물 반응이나 신경 손상 등 초장기적인 안전성 검증 역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한국도 BCI 흐름 동참, 정교한 인허가 규제 대응 전략 필수

한편 한국 역시 관련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거대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지브레인이 침습형 BCI 임상을 준비 중이며, 와이브레인 등 비침습형 전자약 분야에서도 눈부신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알컴퍼스 이용준 전략컨설턴트는 "BCI와 같은 최첨단 혁신의료기기는 기술력만큼이나 인허가 규제 대응 능력이 성패를 가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규제 장벽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므로, 인허가 기획 초기부터 현지 규제 당국의 심사 트랙을 타겟팅하고 복합 임상 데이터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기술적 혁신과 전략적인 인허가 역량이 맞물릴 때, 한국의 BCI 기술도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