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으로 지킨 건강, 이제는 인천의 자부심으로
“4년 전 겨우 실내에 보금자리…첫 출전이라 열정은 최고, 입상 목표"

23일부터 나흘간 경상남도 일원에서 열리는 '2026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 인천 대표로 출전하는 이들 중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바로 강화마니태극회와 함께 우슈(태극권) 종목 실버부 단체전에 나서는 논현동사회복지관 우슈(태극권) 동아리 소속의 최성규(68)·최은규(66) 씨 '자매'다.

최성규 씨는 인천 태극권 동호인 사이에서 개척자로 통한다.
"우연히 공원에서 운동하던 사부님을 만나 11년 전 처음 태극권을 시작했다. 그런데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아 오랫동안 소래포구 인근 양떼공원이나 듬배산 등 야외를 전전하다 2022년에야 비로소 논현동사회복지관에 동아리로 이름을 올리며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처음부터 내가 직접 동아리를 만들고, 동생 은규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회원으로 모집하며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올 해 처음 생활체육대축전에 출전하는 기쁨을 맛봤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처럼 언니에게 태극권이 '운명'이었다면, 동생 최은규 씨에겐 '생명줄'과 같다. 바쁜 식당 업무로 관절 건강이 위협받던 시기에 언니의 권유로 2020년부터 시작한 운동이 인생을 바꿨다. 최 씨는 "식당에서 하루 종일 서서 일하면 무릎이 남아나질 않는데, 태극권을 시작하고 근력이 생기면서 지금은 친구 중 가장 튼튼하다"며 으쓱했다.
이 과정에서 자매는 꾸준히 운동을 즐겼고,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최성규 씨는 2019년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은메달(태극검)과 동메달(태극권)을 수상했다.

▲"태극권의 매력, 알리고 싶어"
이들 자매가 출전하는 종목은 '16식 태극권' 실버부 단체전이다. 인천 팀 10명과 강화 팀 9명이 연합해 총 19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목표를 최소 동메달로 잡는 만큼, 강화도를 오가며 합동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근에 받은 공식 인천선수단복은 이들의 사기를 드높였다. 최 단장은 "단복을 입고 내 이름이 적힌 AD카드에 경기장 출입 등 대회 과정에서 선수들이 활용할 QR코드 시범 교육 등을 거치면서 비로소 진짜 '선수'가 된 것 같아 밤잠을 설칠 정도로 설렌다"고 말했다.
동생 최 씨 역시 "우리가 인천 대표라는 사실에 기쁘면서도 어깨가 무겁다. 그래도 좋은 성적을 거둬 태극권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열정으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 "'인천은 불모지' 오명 벗어나고파"
자매에겐 이번 대회 입상을 넘어 진짜 간절한 목표가 따로 있다. 바로 태극권이 '아는 사람만 아는 운동'이 아닌, 누구나 집 근처 복지센터에서 쉽게 배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는 것이다. 특히 인천에서.
최성규 단장은 "행정복지센터프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강사와 함께 태극권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등 대구나 진주 등 지방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을 보면 부럽다. 강화도를 빼면 인천의 다른 지역에서는 태극권을 접하기 어렵다.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기어코 좋은 성적을 내려는 이유도 사실 인천시나 군·구청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나타냈다.
동생 최은규 씨 역시 "함께 가는 언니들과 함께 좋은 경험을 하고 오길 기대한다. 대회 이후에도 꾸준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천의 아름다움과 태극권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갑을 훌쩍 넘기고 '인천 대표'라는 새로운 명함을 가슴에 단 자매가 동료들과 함께 25일 남해 실내체육관에서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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