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진탕 골키퍼' 바로 안 뺀 이란…"2022년 맞냐" 분노 [월드컵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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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이란의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 FC)가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동료 선수와 강하게 충돌해 뇌진탕 증세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감독인 카를로스 케이로스가 충돌 직후 곧장 선수 교체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뇌진탕이 의심될 경우 즉시 선수를 경기장 밖으로 빼낸 후 추가 검사에 들어가야 합니다.

한국시간 21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잉글랜드와 맞붙은 이란은 이날 6대 2로 대패했습니다.

이날 열린 경기에서 이란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불운이 닥쳤습니다.

이란의 베테랑 골키퍼인 베이란반드가 잉글랜드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의 머리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히며 쓰러진 것입니다.

호세이니는 곧 일어났지만, 얼굴에 강한 충격을 받은 베이란반드는 코 뼈가 부러지면서 코피를 흘렸고 뇌진탕 증세까지 보였습니다.
 

오랜 시간 치료를 받은 베이란반드는 이란 벤치를 향해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곧바로 다시 그라운드에 쓰러져 더 이상 경기에 뛸 수 없다는 신호을 보냈습니다.

주전 골키퍼의 신호를 본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머리를 감싼 채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고, 후보 골키퍼인 호세인 호세이니를 투입시켰습니다.

잉글랜드 해리 케인이 올린 크로스를 막아내려던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와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가 충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뇌진탕 증세로 들것에 실려나가는 이란 골키퍼 베이란 반드. (사진=연합뉴스)

초반부터 특유의 '늪 축구'를 예고했던 이란은 최후의 보루인 베이란반드 교체 이후 급격히 흔들리면서 잉글랜드에 전 · 후반 각각 3골씩 내어주며 6대 2로 대패했습니다.

BBC에서 이날 경기를 중계했던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저메인 제나스는 이케로스 감독이 즉각 베이란반드를 교체하지 않은 것을 놓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제나스는 “지금은 2022년이고 우리에겐 프로토콜이 있다. 용납할 수 없다"면서 "베이란반드가 머리를 다친 순간부터 경기장에 있으면 안 됐다. 그는 억지로 뛰는 것 같았다. 말도 안 된다"며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기에서 일어나는 뇌진탕 부상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치매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다"면서 "베이란반드가 그라운드에 있지 않아야 했다"며 분노했습니다.

베이란반드의 부상과 관련해 케이로스 감독은 "출혈을 멈출 수 없었다. 코가 부러진 것과 관련된 출혈로 보였다"면서 "교체를 위한 준비를 마쳤을 때 출혈이 멈췄고, 그래서 더 뛸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잠재적으로 뇌진탕으로 보이는 일부 증상이 있었지만 명확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1분 후 선수는 더 뛸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심각한 뇌진탕을 겪었다. 추가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베이란반드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수비스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도 후반 25분 뇌진탕 증세로 경기를 중단하고 경기장을 떠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