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다독가와 AI가 함께 쓰는 서평]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오랫동안 금융과 투자에 대한 글을 써온 칼럼니스트 모건 하우절의 첫 책이다. 이 책은 2021년 초 번역 출간되어 국내 30만 부 판매 기록을 세우고도 여전히 경제경영 부문에서 구매 순위 상단을 지키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전자에 감정이 있었다면 물리학이 얼마나 더 어려웠을지 상상해보라.” 위대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의 이 말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의 역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문제는 이것이 과학보다 돈에서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돈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마음, 욕망, 공포, 비교, 자존심, 기대치라는 아주 복잡하고 미묘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 『돈의 심리학』은 그런 감정의 지형도를 탐색하는 정직한 지도와도 같다.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지음, 출판사 인풀루엔셜

투자해놓고 왜 기다리지 못하나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뭔가 ‘비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진실은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다. 비밀 따위는 없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의외로 심플하다. 돈을 조금씩 저축하고, 투자하고, 기다리는 것. 그리고 그 단순한 진리를 얼마나 오랫동안 버티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그렇게 해서 잡역부도 독지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 단순함을 실천하지 못할까?

그 답은, 돈을 다루는 우리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스프레드 시트가 아니다. 우리는 엉망진창으로 사는, 감정적인 사람이다.” 이 한 문장에서 이 책이 가진 관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언제나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자신만의 과거 경험에 기대어 불완전한 결정을 내리는 존재다. 그래서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합리적이고, 다른 사람은 미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진짜 미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자기만의 이유가 있을 뿐이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돈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결코 숫자나 공식으로 독자를 설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사람들의 실수, 오해, 감정, 실패, 그리고 아주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를 이해시킨다. 그래서 이 책은 마치 ‘현대판 명심보감’ 같다. 투자서의 외형을 띄고 있지만, 실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난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하나

『돈의 심리학』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돈 문장이 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내가 필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내가 가진 것,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걸 이유는 전혀 없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당연함을 놓치며 살아간다.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고, 끝없는 욕망의 사다리를 오르려 한다. 결국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뛰어드는 셈이다. 유일하게 이기는 방법은 “처음부터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 ‘충분함’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

이 책 『돈의 심리학』은 돈을 벌고, 쓰고, 저축하는 기술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왜 부자가 되고 싶은가?”, “얼마나 더 벌고 싶은가?”, “누군가와 비교하고 있진 않은가?”, “충분하다고 느끼는가?”,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을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의 서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지지 않는 돈은 쓰지 않아야 한다

저자인 모건 하우절은 ‘생존’을 부의 핵심 개념으로 본다. 투자든, 사업이든, 그 모든 과정은 오래 버티는 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 번의 대박보다 수십 년의 버팀이 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워런 버핏의 재산 대부분도 50대 이후에 축적되었으며, 그의 성공을 만든 것은 재능보다 오랜 시간 동안 ‘복리’를 지켜낸 인내심이었다. 결국 “생존이 그의 장수비결이며, 장수는 복리의 기적을 일으킨다.”

세계 최고 갑부 중 한 사람인 워런 버핏.

그러나 ‘생존’이라는 단어는 단지 재정적인 의미만은 아니다. 때로는 비교의 늪에서 빠져나와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고, 때로는 사회적 압박을 견디는 것이며, 어떤 때는 실패 앞에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마음일 수 있다. 그 모든 것이 다 생존이다. 그리고 이 생존을 위한 태도는, “가진 돈을 쓰고, 가지지 않은 돈은 쓰지 않는” 아주 단순한 원칙에서 시작된다.

결국 돈이란, 내 삶을 내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다. 그것은 시간일 수도 있고, 선택의 자유일 수도 있다. 책 말미에 등장하는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은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는 것”이라는 문장은, 이 책 전체의 메시지를 응축해 보여준다.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더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사는 것이다. 더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내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돈의 심리학』은 단순한 투자 지침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욕망하며, 무엇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를 되묻게 하는 책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재테크 서적이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성찰의 도구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돈을 ‘잘’ 다룰 수 있는 첫걸음 아닐까?

저자의 최신작 『불변의 법칙 Same as Ever』도 아주 훌륭한 자기 계발서로 읽을 만하다.


※ 다독가 정재헌은 대학교에서 철학과를 다녔는데, 컴맹인데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IT 기업이었던 STM(현, LG CNS)에 입사할 수 있었다. 광주에서 서울로 온 여인을 회사내에서 만나 아이들을 일곱 명이나 낳고 길렀다. 7년 전에 아이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책을 벗 삼는 것보다 나은 걸 찾을 수 없었다. 아이들도 책과 친해지게 하자는 생각에 지금도 매일 책을 본다. 읽다 보니 정리하는 맛이 참 좋았다. 지금은 코스닥 상장사인 토마토시스템에서 AI/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멋진 독후감을 쓰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