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성악도 세계 정상급 무대 제패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서
최연소·아시아 남성 첫 우승
베르디曲 불어로 소화해 박수
선화예고·서울대 음대 국내파
심사위원 조수미 "자랑스럽다"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히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한국인 바리톤 김태한(22)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성악 부문이 처음 개최된 1988년 이후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콘서트홀 보자르 아트센터에서 폐막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수상자 발표에서 김태한이 1위로 호명됐다.
김태한은 2000년생으로 이번 대회 결선 진출자 12명 중 가장 어린 참가자다.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에 진학한 국내파 수재로, 오는 9월부터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 오페라 스튜디오 멤버로 2년간 활동할 예정이다. 김태한은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는 오페라 가수가 꿈"이라며 "독일에서 조연, 단역부터 해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태한은 지난해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데뷔한 신예로 스페인 비냐스 국제 콩쿠르, 리카르도 잔도나이 국제 성악 콩쿠르 등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국제무대에서 인지도를 높여오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국내에서는 2018년 신한음악상을 받은 데 이어 2021년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와 중앙음악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수상했다.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은 18세부터 33세 이하의 젊은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1일부터 진행된 본선 1차와 준결선을 거쳐 12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결선은 지난 1일부터 사흘에 걸쳐 진행됐다. 결선 둘째날 무대에 선 김태한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이여,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선보였다.
김태한은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베르디의 곡을 프랑스어로 소화하며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벨기에가 프랑스어권 국가라는 점에서 관중에게 가사 전달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태한은 "레퍼토리 선정에 많이 고민했다"며 "관객들에게 언어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최대한 과장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노래하려 노력했다"고 했다.
올해 대회 결선에는 한국인 남성 성악가가 3명 진출해 우승 기대감을 높였다. 김태한과 함께 결선에 오른 베이스 정인호(32)는 5위에 입상했다.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가 심사위원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수상자 발표에서 조수미는 이름이 호명돼 무대에 오른 김태한과 포옹하며 축하하기도 했다. 조수미는 "잘 준비된 훌륭한 한국인 성악가들이 자랑스럽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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