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왕의 선물… 美전역 도서관에 1만불씩 수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1835~1919)가 설립한 비영리 기구 뉴욕 카네기 재단이 미국 전역의 도서관 1280여 곳에 각각 1만달러(약 1400만원)씩 수표를 보내기로 했다. 어떤 조건도 달지 않고 돈을 어떻게 쓸지는 각 도서관에 맡긴다. 누구나 쉽게 지식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에 따라 생전 도서관 설립에 거액을 기부했던 카네기를 기리는 자선 사업이다.
카네기 재단은 22일 “내년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카네기가 설립한 도서관 전체에 1만달러씩 기부하기로 했다”면서 “각 도서관은 내년 1월부터 우편으로 수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카네기 도서관 250’이라고 명명하고 총 2000만달러(약 287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재단에 따르면 카네기는 1886~1917년 미국 공공 도서관 1681곳의 설립을 후원했다. 이 중 아직 남아 있는 곳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재단은 각 도서관에 일일이 연락해 1280여 곳이 여전히 운영 중이며, 750여 곳은 처음 세워진 자리를 지금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각 도서관의 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건 재단 직원들은 “카네기 재단에서 선물을 보낼 예정”이라고만 밝히고 수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에 대부분 도서관에서 장난이나 사기로 오해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카네기 재단은 카네기가 세상을 떠난 뒤 1920년대부터는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이미 설립한 도서관에 자율성을 주고 간섭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각 도서관과 연락이 끊어진 상태였다.
재단은 이번 프로젝트가 민주주의와 도서관에 대한 카네기의 철학을 계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네기 재단 루이스 리처드슨 대표는 “19세기 후반의 공공 도서관 운동을 이끈 카네기는 도서관을 ‘민주주의의 요람’이라고 불렀다”면서 “우리는 도서관이 민주주의 이념과 시민의 평등을 강화하고 인간 존엄성을 고양한다는 카네기의 신념을 믿는다”고 했다.
1835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카네기는 열세 살에 부모를 따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러게니로 이주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어려서부터 전신 보조원, 철도 회사 직원 등 여러 직업을 거쳤다. 이후 석유로 재산을 불린 카네기는 1892년 설립한 카네기 철강 회사를 세계 최대의 철강 기업으로 이끌었다. 1901년 철강 회사를 금융가 JP 모건에게 매각한 뒤로는 “부자는 자신의 부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사회 공헌에 매진했다. 카네기가 매각한 회사는 인수·합병을 거쳐 지금의 US스틸로 발전했다.
당시 카네기의 활동 중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가 공공 도서관 설립이었다. 1881년 고향 스코틀랜드 던펌린에 첫 도서관을 설립한 카네기는 미국을 포함해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2500여 곳 공공 도서관 건립에 약 5600만달러를 기부했다. 도서관 건립 요청을 받으면 해당 도시의 인구, 다른 도서관의 유무 등을 확인하고 부지 제공까지 약속받은 뒤 건립을 결정할 정도로 깐깐한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각 지역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도서관을 운영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사후 출간된 자서전에는 카네기가 가난했던 어린 시절 책을 400여 권 소장한 이웃 제임스 앤더스 대령의 서재에서 토요일마다 책을 빌려 본 일화가 나온다. 이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독서 기회를 주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카네기가 “지식으로 사회를 바꾼다”는 철학을 앞세워 도서관 건립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자서전에서 카네기는 당시를 회상하며 “마치 감옥 벽에 열린 창문 틈으로 지식의 빛이 흘러 들어오는 듯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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