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배치 1순위 해군 ‘청해부대’ 탄생 배경·임무는[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대이란 미사일과 드론 방어 ‘구축함’ 필요
청해부대 최대 변수 기뢰 제거 능력 부재
연간 1000척 선박 호위 아덴만 안보공백

지난 2006년 4월 4일 소말리아 동부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원양어선 ‘동원호’가 해적들에게 피랍된 뒤 117일 만에 석방됐다. 2008년 9월 10일엔 또다시 ‘브라이트 루비호’가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항해 중 피랍된 뒤 협상을 거쳐 36일 만에 풀려났다. 아덴만에서 우리 선박에 대한 해적 피해가 늘어나면서 국가적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아덴만 해역을 통항하는 우리 선박은 연간 500여 척으로 우리나라 전체 해운 물동량의 26%에 달한다. 이 때문에 아덴만 해역에서 우리 국적 선박과 선원 보호활동의 필요성이 커지고 국제 해상로의 안전을 확보해 국익증진에 기여해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청해부대 파병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9년 1월 20일 유엔(UN) 안보리 결의 제1838·제1846호·제1851호에 근거해 파병안 추진이 국무회의에서 결정됐다. 같은 해 3월 2일 해군의 소말리아해역 파병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 다음날 3일 청해부대가 창설됐다. 같은 달 13일에 청해부대 1진 문무대왕함이 진해기지에서 출항해 창군 이래 최초의 전투함 해외파병이 이뤄졌다.
한국군 사상 첫 전투함 파병부대인 ‘청해’ 명칭은 해적행위를 근절하고 해상무역을 통해 통일신라를 부흥시켰던 장보고 대사가 전라남도 완도에 설치한 해상무역기지인 청해진에서 따온 이름으로 해군의 해양 수호 의지가 담겼다. 공식 명칭은 파병 임무와 부대 규모를 고려해 부여된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다.
청해부대 구성은 약 300명 규모다. 함정인 전대장과 정보·작전·통신·군종·통역관 등 참모진 10여 명을 중심으로 구축함(1척) 승조원 230여 명, 검문검색대(UDT/SEAL) 30여 명, 항공대 10여 명, 의무·군사경찰·기상·정비·방첩 등 지원대 10여 명, 경계대 해병대원 10여 명 등과 고속단정 3척 이내, 해상작전헬기 1~2대로 구성된다.

청해부대 임무는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MF)와 공조해 해적 차단 및 테러 방지 등의 해양안보작전 참여다. 작전 참여시 청해부대의 교전규칙이 규정하고 있는 임무 범위와 부합하는 작전을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이외에 무기거래, 마약거래, 테러, 밀입국 차단 등은 필요시 정부 지침에 따라 선별적, 제한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우리 선박의 안전항해 지원은 소말리아 아덴만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의 해적 피해 예방 임무에 중점을 두고 수행한다. 취약 선박들에 대해선 근접호송 지원을 나머지 통항선박 및 조업 중인 우리 국적 원양어선은 전화 및 상선 공통망을 통해 안전 확인과 항해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15주년이 된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을 비롯해 2011·2014년 리비아 우리 국민 철수 작전, 2012년 제미니호 피랍선원 구출 작전, 2015년 예멘 우리 국민 철수 작전 등의 임무를 완수해 왔다. 부대 창설 이후 4만여 척 이상의 선박들에 대한 안전항해와 호송 임무를 지원했다.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가 중동 및 아프리카 해역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청해부대는 2009년 3월 1진의 첫 파병 이래 아덴만 현지에서 47진인 충무공이순신급(DDH-Ⅱ) 구축함 ‘대조영함’(4400t급)이 임무를 수행 중이다.
현재 청해부대는 교체 시기다. 48진으로 4400t급 ‘왕건함’(DDH-Ⅱ)이 5월 초 진해기지에서 출항해 5월 말 아덴만 현지에 도착해 대조영함과 임무교대 할 예정이다. 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탈출 작전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 제안을 검토 중이라 밝혀 미국 주도 연합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까지는 3~4일 정도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서 임무수행 중으로 미국의 정식 요청이 온다면 파견할 가장 유력한 대상이다. 이 같은 기조를 염두해 군 당국은 왕건함 파견을 앞두고 이란의 주요 무기인 드론 대응 훈련을 강화했다. 아울러 전파 교란과 해킹 등 소프트킬 방식 대(對)드론 방어 체계 등도 보강했다.
게다가 청와대 반응은 기존에 입장 표명을 삼가하던 것과 달리 군사작전 참여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드러내 주목된다.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관련 국제 정상회의에 참석해도 실질적 약속은 하지 않았는데 이번 미국의 요청엔 관세 협상과 주한미군 문제 등 한미 간 현안 때문인지 응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고민은 깊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기 위해 넘어야 몇 가지 걸림돌이 있다. 우선 국회 승인이 필요하다. 헌법 60조 2항에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 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핵심 정쟁으로 떠오를 수 있다.
군사적으론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등을 막아낼 대공·대함 능력을 갖춘 이지스급 구축함 파견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대북 대비태세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이지스함을 중동에 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해군이 운용하는 이지스함은 세종대왕급 3척, 정조대왕급 1척 등 총 4척뿐이다. 이란이 살포한 기뢰 제거도 변수다.
또 다른 문제는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할 기존 작전 해역인 아덴만의 안보 지원이 어렵다는 우려다. 당장 지난 2월에 복귀한 청해부대 46진 최영함은 6개월간 566척을 지원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청해부대가 아데만 해역에서 연간 국내외 선박 약 1000여 척의 안전 항해를 지원했는데 이에 대한 안보 공백이 불가피해진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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